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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전술 이야기⑤]4-2-3-1 포메이션
2016년 07월 24일 (일) 정진호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4-2-3-1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프랑스를 1998월드컵 - 유로2000 우승으로 이끈 지네딘 지단 ⓒ 뉴시스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도를 받은 리오넬 메시는 역대 최고의 선수였다. 그러나 헤라르도 마르티노 감독 하에서의 리오넬 메시는 마치 머리카락을 잘린 삼손 같았다. 같은 선수가 같은 팀에서 같은 동료와 함께 뛰었음에도 이런 차이가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는 ‘전술’이라는 참고서가 필요하다. 〈시사오늘〉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16-17 시즌에 앞서 축구 전술을 다루는 시간을 준비했다. 오늘은 현대 축구의 ‘대세’ 4-2-3-1 포메이션에 대해 알아본다.

4-2-3-1은 4-4-2의 진화형이라고 할 수 있다. 오프사이드 규정 완화로 인해 미드필드와 수비 라인이 뒤로 밀려난 4-4-2는 미드필드와 전방을 연결해 줄 고리를 마련해야 했다. 여기서 등장한 것이 4-4-1-1이다. 미드필드와 수비 라인이 후퇴한 4-4-2는 두 명의 공격수 중 한 명을 아래로 내려 연결자 역할을 맡겼다. 그러나 포메이션의 진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공격 전술의 변화는 반드시 수비 전술의 변화를 동반한다.

투톱 중 한 명이 아래로 내려와 미드필드와 수비 라인 사이에서 움직이기 시작하자, 4-4-1-1에서의 중앙 미드필더는 상대 공격형 미드필더를 막기 위해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로 내려왔다. 한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래로 내려오면, 밸런스 유지를 위해 다른 한 명의 미드필더도 수비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4-2-3-1은 이렇게 태어났다.

4-2-3-1은 4-4-2에서 파생된 시스템이지만, 본질은 전혀 다르다. 4-4-2가 팀 전체가 한 묶음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이라면, 4-2-3-1은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가 한 묶음,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가 한 묶음이다. WM 시스템이나 MM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공격과 수비가 분화된 시스템인 것이다. 이런 이유로 ‘토털 풋볼’을 신봉하는 아리고 사키는 공격과 수비가 분화된 4-2-3-1을 두고 “축구 전술이 후퇴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4-2-3-1의 공격 매커니즘

4-4-2와 달리 4-2-3-1은 삼각형의 위치 선정을 하기 용이한 포메이션이다. 따라서 4-2-3-1의 기본적인 공격 전개는 센터백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나 윙 포워드로 이어지는 짧은 패스 게임이 주가 된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래로 내려와 볼을 받고, 윙 포워드나 공격형 미드필더에게 볼을 전달해 상대 위험 지역으로 접근하는 식이다. 4-4-2와 달리 4-2-3-1은 공격 전개에 매우 유리한 구조적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공격 전개 과정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4-2-3-1의 관건은 상대 위험 지역으로 접근한 후의 기회 창출이다.

4-2-3-1의 기회 창출 매커니즘은 양쪽 윙 포워드의 움직임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우선 양쪽 윙 포워드가 ‘윙의 전진 배치형’인 경우 4-2-3-1의 공격 형태는 4-4-2와 별반 다르지 않다. 양쪽 윙이 드리블 돌파 후 크로스를 올리는 방식이 하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가 창의적인 드리블 혹은 패스로 제2의 공격 루트를 개척하는 방식이 다른 하나다. 이처럼 좌우 윙 포워드가 윙처럼 움직일 경우에는 공격수와의 거리가 멀어져 원톱이 고립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공격이 답답해질 우려가 있다. 2000년대 초반 잠시 반짝 했던 4-2-3-1은 바로 이런 문제로 인해 머지않아 4-3-3에게 ‘대세’의 자리를 내줘야 했다.

2000년대 초반의 실패를 딛고 다시 돌아온 4-2-3-1의 공격 패턴은 양쪽 윙 포워드가 ‘포워드의 측면 배치형’인 경우다. 드리블 돌파에 이은 크로스가 주공격 루트였던 과거의 윙 포워드와 달리, 최근의 4-2-3-1은 양쪽 윙 포워드를 적극적으로 득점에 가담시키는 경향이 강하다. 크리스티아노 호날두나 리오넬 메시, 가레스 베일 등 윙 포워드들이 현대 축구에서 ‘에이스’ 역할을 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와 같은 윙 포워드의 득점 가담은 팀의 공격에 큰 이점을 제공한다. 공격수와 윙 포워드의 간격이 좁아져 원톱이 고립되는 경우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윙 포워드가 상대 골문을 보며 움직이기 때문에 풀백이 오버래핑하면 최대 5~6개의 공격 루트가 생기게 된다. 차후에 논의될 ‘제로톱’이나 ‘반대발 윙어’등의 등장은 모두 이러한 경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4-2-3-1의 수비 매커니즘

4-2-3-1의 수비 매커니즘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아예 분리하는 방식과 둘째, 수세 시 4-4-2 혹은 4-5-1 형태로 변환되는 방식이다. 전자의 경우 과거 ‘갈락티코’ 시절의 레알 마드리드나 브라질 대표팀이 종종 활용했던 방식이고, 최근에는 대부분의 팀이 후자의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공격과 수비를 완전히 분리하는 방식은 동네 축구와 비슷한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흔히 동네 축구에서는 공격할 사람과 수비할 사람을 나눠 경기를 치르는데, 프로 세계에서도 이런 전술이 통용되는 경우가 있다. 수비 가담 빈도가 낮지만, 공격력이 그것을 상쇄할 정도로 클 경우다. 과거 호나우두, 지네딘 지단, 라울 곤잘레스, 루이스 피구가 함께 뛰던 레알 마드리드는 이들의 수비 부담을 줄여주고 공격에 전념시키는 대신 세르히오 콘세이상과 클로드 마켈렐레를 전진시키지 않고 후방 배치함으로써 6명에게 수비를 전담시키는 수비 방법을 활용했던 바 있다. 브라질도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호나우두, 아드리아누, 호나우지뉴, 카카를 전방에 배치하고 제 호베르투와 에메르손을 수비에 전념케 하는 수비 전형을 가동했다(브라질은 4-2-2-2 시스템이었지만 수비 매커니즘은 유사하다).

물론 전자는 특별한 경우다. 대부분은 수세 시 4-4-2 또는 4-5-1 형태로 변화하는 수비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블록 게임을 하듯이 생각하면 매우 간단한데, 4-2-3-1 시스템에서 양쪽 윙 포워드만 수비에 가담하면 4-4-1-1 형태의 수비 전형이 되고,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내려오면 4-5-1 형태의 수비진이 구축된다. 윙 포워드의 공격 능력이 뛰어나고 공격형 미드필더의 수비 가담 능력이 좋다면 센터포워드와 윙 포워드를 상대 진영에 남겨두고, 공격형 미드필더를 수비에 가담시켜 4-4-2 형태의 수비 진영을 구축하는 경우도 있다. 주제 무리뉴 감독의 첼시는 공격형 미드필더 오스카와 윙 포워드 윌리안의 풍부한 활동량을 이용해 에당 아자르의 수비 부담을 줄여주는 4-2-3-1을 가동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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