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불면증에 시달리는 은퇴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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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불면증에 시달리는 은퇴세대
  • 박종운 인천 공덕한의원 원장
  • 승인 2016.08.2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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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운의 한방 인문학(21)> 은퇴시기 맞아 수면장애 호소하는 사람 증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종운 인천 공덕한의원 원장)

평균수명 100세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환갑도 되기 전에 은퇴한다면 30∼40년이 남는다. 마땅히 할 일 없이 지내기에는 상당히 긴 세월이다. 그래서 그런지 주위를 돌아보면 자영업 현장에서 노인들을 어렵잖게 만날 수 있다. 그들의 목소리를 종합하면 대개 은퇴 없는 삶을 살고 싶기 때문이란다. 큰돈을 벌기 위해서도 아니고, 그저 생산적인 삶이 좋다는 것이다.

정년이 연장됐다고 하지만 정작 우리 주변에는 심지어 55세도 안 돼 퇴직한 후 재취업도, 창업도 못 한 채 어정쩡한 시간을 보내는 중년의 인재들이 많다. 이들 중 상당수는 본격적인 창업에 대해 “이 나이에 무슨 모험”이냐고 말하기도 하고 일에 대한 욕망을 자의 반 타의 반 포기하고 주식투자에만 몰두하는 경우도 많다. 미국 오레곤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 능력이 최고조에 달하는 나이가 57세라고 한다.

중요한 책임을 맡은 정치인들은 70세가 넘은 사람이 수두룩하다. 재래시장에는 꼬부랑 할머니들도 왕성하게 장사를 한다. 능력을 나이에 맞추는 것은 소중한 삶의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하는 일이다. 은퇴시기를 맞아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부쩍 한의원을 찾고 있다. 이들을 위해 수면장애를 보는 서양의학과 한의학의 차이부터 설명해주고 싶다.

수면장애는 불면증을 비롯하여 기면증, 하지불안증후군,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등의 다양한 증상을 포괄한다. 수면 장애 원인은 심리적, 육체적, 약물성 등 80가지 이상이다. 흔한 수면장애 다섯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수면장애 대표격인 불면증이다. 무엇보다 잠들기가 어렵다. 힘겹게 잠이 들어도 자주 깨거나 너무 일찍 일어나 수면 부족에 시달린다. 만성 피로, 의욕상실, 졸음 등으로 사회생활에 큰 불편을 겪게 된다. 원인은 심리적 스트레스, 생리적 변화로 인한 수면 리듬의 부조화로 이해된다. 일부는 우울감, 불안 등의 정신적 압박에 의한 불면증도 있다.

둘째, 과다 수면인 기면증이다. 사람은 하루 7~8시간 수면을 취하는 게 일반적이다. 7시간 이상 잠을 잤음에도 불구하고 낮에 심한 졸음이 와 힘든 경우다. 또 심하게 흥분하면 근육의 힘이 빠지고, 잠 잘 때 가위눌림, 환각도 있을 수 있다. 스트레스에 심하게 노출된 청소년에게 많이 나타난다. 청소년의 경우 지속되면 공부에 지장이 있다.

셋째, 종아리가 무척 불편한 하지불안증후군이다. 다리의 불편함은 낮에도 있으나 밤에 심해진다. 전기에 감전된 듯한 찌릿함, 벌레가 스멀스멀 기어가는 느낌 등 사람마다 불편함이 다르다. 아프지는 않고 마사지를 하면 좋아진다. 주로 중년 이후에 나타난다.

넷째,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코골이다. 코골이는 기도의 통로가 좁아진 게 이유다. 숨을 쉬면 공기가 좁은 기도를 억지로 통과하게 된다. 좁은 기도가 떨리며 울리는 소리가 코골이다. 코골이는 산소 흡입이 적어 피로가 쉽게 풀리지 않는다. 또 본인은 물론 옆에서 자는 사람의 수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만성이 되면 고혈압, 허혈성 심장질환, 폐 질환을 부를 수도 있다.

다섯째, 잠을 잘 때 숨을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이다. 코는 고는 사람 열 명 중에 7명 꼴로 수면무호흡증이 일어난다. 비만형인 중년에게 자주 일어난다. 코를 크게 골다가 갑자기 뚝 그치고 10초 이상 호흡을 멈춘 후 다시 숨을 쉰다. 하루 밤에 40회 이상 지속되면 치료를 하는 게 좋다. 수면무호흡증은 체내 산소공급의 감소, 피로해소 저조, 두통, 기억력 저하, 무기력감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치료는 약물치료, 행동치료, 수면습관 교정 등으로 다양하다. 급성기 불면증은 수면제 처방이 많다. 그러나 수면제의 장기 복용은 의사마다 입장이 다르다.

한의학에서는 몸의 균형을 통한 치료를 한다. 내장 기관의 불균형을 바로잡으면 육체적으로, 심리적으로 안정돼 숙면을 취하게 되는 원리다. 스트레스와 바르지 못한 섭생으로 심장과 위에 열이 많으면 화(火)가 상부로 치솟으며 편안한 잠을 잘 수 없다. 신장이 허약해 진액이 부족하거나 심담이 허약해도 자주 놀라면서 깊은 잠에서 멀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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