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갈지(之)자 행보’…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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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갈지(之)자 행보’…속내는?
  • 윤슬기 기자
  • 승인 2016.10.04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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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오락가락 행보 속 기회주의 비판 존재
제3당이라는 태생적 한계 극복 위한 선택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윤슬기 기자)

국감파행 사태 속에서 국민의당의 존재감은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필두로 한 당의 ‘갈지(之)자 행보’를 통해 국민의당의 가치를 증명했다.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사태에서 ‘정세균 법’까지 최근 국민의당은 제3당으로서 존재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캐스팅 보트’ 권한을 가진 국민의당에게 여야 갈등 모드는 최고의 적기였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여야 대치 정국 속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며 국감 정상화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도 지배적이다.

▲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사태에서 ‘정세균 법’까지 최근 국민의당은 제 3당으로서 존재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일각에선 ‘캐스팅 보트’ 권한을 가진 국민의당에게 여야 갈등 모드는 최고의 적기였다는 시각도 있다.ⓒ뉴시스

“김재수 해임건의안 통과 핵심 역할…국감 파행 속 중재자 역할 자임”

여야 대치 정국의 출발이었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통과 과정은 국민의당의 존재감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김재수 장관의 해임건의안 처리과정을 두고 처음엔 국민의당 내에서도 이견이 많았다.

특히 지난달 21일 국민의당 의원총회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김재수 장관의 초저금리 대출 등 제기된 의혹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때 당시만 하더라도 장관 업무 상 문제가 아닌 김 장관 본인의 흠결만으로 해임건의안을 제출하는 것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 야권과 공동으로 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제출할 방침이었으나, 건의안 발의 당일 국민의당은 돌연 불참을 선언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김재수 장관이 정말로 장관을 하기에 적합한지 아닌지가 제일 중요했다”며 “청문회에 있던 농해수위 의원들이 ‘적합’하다고 했기 때문에 반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북핵 사태에 대해 “대화를 위해 준 돈은 핵 개발 자금이 됐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면서 국민의당의 스탠스가 변했다.

해임건의안 채택을 위한 지난달 23일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당 의원 대부분이 찬성으로 중론을 모았다. 국민의당 의원 전원이 표결에 참여해 총 160표의 찬성표가 나와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어 국민의당은 새누리당이 불참한 국정감사 파행 국면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국민의당은 제 3당이라는 위치를 활용해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 사이를 동분서주하며 중재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여야 대치 국면이 국민의당에겐 오히려 기회였을 것이라고 해석한다. 양당의 틈바구니 속에서 독자적 역할을 부각시키지 못해 지지율 정체를 겪던 국민의당이 양당 사이에서 차별성을 둘 기회가 됐다는 분석이다.

박 위원장은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의 물밑접촉을 통해 국감 정상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국감 파행 첫날인 지난달 26일에는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국감을 2~3일 연기해 갈등을 해결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정감사 파행을 끝내기 위해 어제 내가 주도적으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만났고 그 후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났다"며 “두 원내대표가 직접 얼굴을 맞대기 싫어하지만 내가 오가며 어느 정도 의견 일치를 봤다”고 주장해 대치 국면 속에서 중재에 나서고 있음을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4348주년 개천절 기념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국민의당은 항상 국민의 편에서 (중재)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국민의당의 최근 행보에 대해 기회주의적인 정치적 외줄타기라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앞서 박 위원장이 새누리당과 물밑협상을 공개한 것에 대해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물밑에서 진행되는 것을 자꾸 공개해선 안 된다. 난 한 마디도 안 했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 국감파행 사태 속에서 국민의당의 존재감은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다. 박지원 원내대표를 필두로 한 당의 ‘갈지(之)자 행보’를 통해 국민의당의 가치를 증명했다.ⓒ뉴시스

“정세균 법’은 여당과 함께?…정치권 새 뇌관”

그런데 이번에는 국회의장의 중립성을 보장하는 ‘정세균 법’ 법제화를 주장하며 새누리당 편에 섰다.

앞서 박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정세균 법’에 대해 “법안 발의해도 그들이 제정한 국회선진화법에 의거해 상정조차 안 될것이다”라며 “화난다고 별짓 다하면 안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박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충남 개룡대에서 열린 제68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정세균 방지법과 관련,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어떤 당에서 누가 의장이 될지 모르기 때문에 중립성을 보장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기존 입장에서 선회한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당의 정치 행보를 놓고 4일 <시사오늘>과 만난 야권 당직자는 “최근 갈등 정국에서 국민의당의 역할이 상당했다고 평가하는 시각이 많다”며 “그동안 국민의당 존재감에 대해 의문을 갖는 입장이 많았는데, 이번 국감 파행 기간 동안 그 의문을 상당히 해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실 그동안 당 자체 지지율도 고전을 면치 못했고,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한 여론의 지지도 높지 않은 상황에서 박지원 위원장의 정치 경륜을 볼 수 있었다”며 “그러나 이런 외줄타기 정치 행보를 보고 실망한 지지자도 분명 있을 것이다. 기회주의적이라고 보는 시각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당의 정치 행보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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