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가치 복원]힘 실리는 비박…“우리가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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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가치 복원]힘 실리는 비박…“우리가 진짜”
  • 송오미 기자
  • 승인 2016.12.21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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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8적' 제외한다면, 봉합될 여지 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 친박계와 비박계는 서로 ‘진짜 보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비박계 신당을 중심으로 보수 가치의 복원이 일어날 것”이라는 주장이 탄력을 받고 있다. ⓒ 뉴시스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 35명이 21일 ‘가짜 보수와 결별’을 선언하고 오는 27일 ‘집단 탈당’을 결의하면서, 친박계와 비박계 중 누가 ‘진짜 보수’의 주도권을 쥘 지 주목된다.현재, 양 쪽은 서로 자신이 ‘진짜 보수’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은 이날 오전 탈당 결의 발표 직후 “가짜 보수와 결별하고 진정한 보수의 정신을 세우고자 새로운 길을 간다”며 “대한민국 정치를 후퇴시킨 친박 패권주의 극복, 진정한 보수 정권 재창출을 위해 새출발을 다짐한다”고 탈당 결의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7일 그분들이 결행하면 신당을 만들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그렇다면 우리 새누리당도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전쟁을 예고했다. 정 원내대표는 특히 “비대위원장에 특정인은 안 된다고, 또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당을 분열시키고 탈당까지 하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라며 “정체성이 불분명한 정치 실험을 하기보다 어렵더라도 대한민국 유일 보수정당, 법통 있는 새누리당에서 재창당 수준의 혁신과 변화로 당을 재건하는 것이 옳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친박계와 비박계가 서로 ‘진짜 보수’라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비박계 신당을 중심으로 보수 가치의 복원이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탄력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이 추구하는 보수 가치가 우리 사회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 속에서, 이런 '보수 가치'를  주장할 명분이 없는 친박계가 아닌 비박계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게 골자다. 

새누리당은 1990년 민주정의당,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의 삼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자당(민주자유당)의 전신이다. 권위주의의 후신, 반공을 이념으로 한 보수, 중·장년층과 영남 기반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정체성은 단시간에 쉽게 해체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중론이다. 남북 분단이라는 대외적 상황과 삼당합당으로 인한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 충청이라는 지역기반이 아직은 공고(鞏固)하기 때문이다.

또, 서청원·최경환·윤상현·김진태 의원 등으로 구성된 소위 ‘친박 8적’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함께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는 와중에 선도적으로 ‘보수의 가치’를 주장할 입장이 못 된다고 정치권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친박계 맏형 서 의원은 “ 박근혜 대통령과 정치적 운명을 함께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정계은퇴설도 거론되고 있다. 친박계 핵심인 최 의원도 ‘인턴 채용 외압’과 관련, 보좌관이 검찰에 구속된 상황이다. 나머지 의원들도 민심과 동떨어진 언행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탈당을 결의한 비박계 핵심 의원 측 관계자는 21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처음엔 교섭단체조차 안 된다, 찻잔 속에 태풍이다 등 이런 말들이 많았는데, 지금 보면 교섭단체를 구성하고도 남았다. 예상한 의석수를 훨씬 넘었다”며 “국민의당을 넘어 제3당이 될 수도 있다. 성공할 것 같다”고 ‘보수 신당’ 성공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이어 “친박은 어떤 명분을 가지고 정권재창출을 하겠다는 것은 없고, 폐족(廢族)을 면하고 다음 정권에서 뺏지를 달 생각밖에 없는 패권주의자들”이라면서 “나중에 합치더라도 ‘친박 8적’이랑은 절대 합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진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나가는 사람들(비박계)이 보수의 정체성을 자기들 것으로 다시 복원시킬 것”이라면서 “경제민주화 약속을 어긴 것에 대한 반성과 복지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하고, 안보 문제는 원래 본인들의 강경기조를 유지한다면, 보수를 지지하는 핵심 지지기반들의 관심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이런 스탠스를 가지고 야권과 각을 세우고 흐트러진 기반을 다시 잡으면, 핵심 친박들을 제외하고, 나간 사람들과 남아있던 사람들과 다시 봉합될 여지가 크다”면서 “예전의 정체성을 다시 찾는, 단일 세력으로 구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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