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전북지부 최영득 원장)
우리는 암이 먼 거리에 있는 질병이 아닌 ‘흔한 질병’이 된 시대에 살고 있다. 암을 포함하여 거의 모든 질병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환경의 반영물이다. 건강수명 120세를 바라보는 지금, 암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에 대해서 알아본다.
암과 음식
너무 많이 먹어서 문제가 되는 요즘에는 식습관이 질병 발생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뭘 먹느냐에 따라 20~30년 후 질병 발생 패턴이 바뀌기 때문이다. 과거에 짜고 절인 음식을 즐겨 먹던 우리나라 사람들은 위암 발생률이 높았지만, 요즘은 지방질 과잉 섭취로 인한 대장암발생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탈리아의 경우, 채소와 식물성 기름을 많이 먹는 남부 지역이 묵힌 음식을 많이 먹는 북부보다 암 발생이 적게 나타났다. 이는 민족적 체질보다 식생활이 암 발생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냉장고 안이 고기, 버터, 베이컨 등 고지방 음식들로 채워져 있다면 이는 ‘대장암·유방암·전립선암의 냉장고’이다. 그런 병을 유발할 수 있는 냉장고라는 뜻이다. 젓갈, 장아찌, 절인 생선이 가득하면 ‘위암 냉장고’가 된다. 반면 신선한 채소와 과일, 요구르트, 두부, 콩과 같은 음식으로 가득 차 있으면 ‘항암 냉장고’가 될 것이다.
암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하루에 색깔이 다른 여러 과일과 채소를 400kcal 이상 섭취해야 하며, 천연 곡식과 콩, 견과류를 매 식사마다 섭취하는 것이 좋다. 쌀·밀가루 등 정제된 곡류는 되도록 줄이고, 적색육은 일주일에 500g 이하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암과 음주
전체적으로 각종 암 발생률은 음주량에 비례한다. 따라서 1년 내내 습관적으로 음주를 하거나 알코올에 중독되어 자주 마시거나 한 번에 많이 마시는 사람은 절대적으로 주의해야 한다. 췌장암과 결장암 위험은 2배 이상, 전립선암과 대장암 위험은 80% 이상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여성은 알코올에 더 취약하다. 알코올이 간에서 분해될 때 독성물질을 유발하는 항체가 여성이 남성보다 많기 때문이다. 같은 양을 마셔도 여성에서 알코올 독성물질이 더 많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마신 알코올은 지방에 축적되는데, 여성의 몸은 남성과 같은 체중이더라도 지방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알코올이 몸에 체류하는 시간이 남성보다 더 길게 된다.
남성과 여성이 같은 양의 술을 동일한 기간 동안 습관적으로 마셨을 경우, 이러한 이유로 여성이 더 빨리 알코올 중독 환자가 될 수 있다.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남성은 하루 2잔 이하, 여성은 하루에 1잔 이하로 음주하는 것이 적당하다.
암과 흡연
한 해에 5만 명 정도가 담배로 인한 폐암과 각종 질환으로 사망한다. 30년 이상 흡연할 경우 폐암 발생 위험이 급격히 올라간다. 흡연은 폐암뿐만 아니라 구강암, 후두암, 방광암, 위암 등 거의 모든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담배를 끊고 15년 정도 지나야 비흡연자 수준으로 건강 상태가 회복되므로 금연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한 연구에 따르면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건강에 좋지 않은 당류나 지방질 음식, 술 등을 많이 섭취하고 몸에 좋은 과일, 채소 등을 적게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술을 마실 때 담배를 피우고 싶고, 담배를 피우면 술이 더 마시고 싶어지는 것처럼 중독성 있는 물질끼리 더 당기게 하는 이른바 ‘점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흡연에 나쁜 식습관까지 겹치면 건강을 해칠 위험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암과 스트레스
암 환자에게는 대개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암에 걸리기 전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했다는 사실이다. 이혼, 사별, 실직, 과로 등 감당할 수 없는 스트레스가 면역기능을 무장해제 시킨 것이다. 스트레스는 내분비계를 활성화해 신체방어 작용인 면역계에 변화를 일으킨다. 그리고 건강하지 못한 생활습관을 부르게 된다.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이들은 흡연, 과식, 잦은 음주 등 암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다. 만성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성의 약화도 암 발생과 간접적인 연관이 있다. 스트레스가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몸의 면역기능이 현격하게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이 암을 예방하는 길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기 힘든 시대이다. 다만 스트레스를 쌓아두지 않고, 바로바로 해소하면 된다.
스트레스를 받는 기간이 짧을수록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량도 감소하고 스트레스로 인한 부작용도 줄어든다. 자신의 기호에 맞는 취미생활을 개발하고, 가벼운 운동을 하면서 에너지를 발산하고, 적극적인 의사 표현을 통해 감정을 드러내는 등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가볍게 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