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충청권 최대 규모 사조직인 충청포럼이 표류 중이다. 충청포럼은 원래 故 성완종 전 경남그룹 명예회장이 ‘반기문 대통령 만들기’를 위해 조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일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갑작스레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모임은 목적지를 잃었다. 2대 회장 윤상현 의원도 지난 15일 한시적으로 회장직을 내려놨다. 충청포럼이 남은 충청권 후보인 정운찬 전 국무총리, 이인제 전 선진통일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중 어느 한 쪽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선 정운찬 전 총리는 충청포럼과 가장 연관이 깊다. 충남 공주출신인 그는 충청포럼의 운영위원을 맡는 등 이미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특히 야권의 영입대상으로 지목될 때도 제2대 회장인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 취임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정 전 총리는 과거 한 때 세종시 원안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한 때 충청권에서 ‘배신자’라는 오해에 시달렸으나, 지금은 사실상 모두 희석된 상태다.
다음으론 새누리당에서 현재 공식 대권출마를 선언한 이인제 전 대표의 힘이 될 가능성도 손꼽힌다. 충청포럼은 친박계의 핵심 윤상현 의원이 제 2대 회장을 맡았을 만큼 ‘친박’색이 짙다. 초대 회장인 성 전 회장은 사망 전까지 자신이 친이계가 아닌 친박계임을 호소했을 정도였다. 한 때 충청기반정당 선진통일당을 맡기도 했던 대권주자이자, 새누리당에 지금도 몸담고 있는 이 전 대표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모임의 성격상, 그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안희정 지사에게 충청포럼이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 안 지사는 반 전 총장의 이탈과 함께, 일부 여론조사에선 지지율 10%를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친노의 적자이자 운동권 출신이라는 태생적인 핸디캡에도, 중도 보수층에서 안 지사의 이미지는 상당히 좋은 편이다. 조금 더 가능성이 올라간다면 충청 출신 주자중에 가장 앞서 있는 안 지사에게로 충청포럼의 일부라도 힘이 실릴 수도 있다.
대전 정가의 한 소식통은 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충청포럼을 비롯해서 지금 충청권에서 반 전 총장을 지지하던 이들은 망연자실한 상태다. 다음 생각을 할 겨를도 없는 것 같다”면서 “아무래도 제각기 흩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세가 작지 않은 모임이니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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