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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乙의 하루①]최저임금 1만원에 ‘매몰’…‘인권침해 간과’
2017년 07월 29일 (토) 김인수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 최저임금 1만원에 눈과 귀가 쏠리면서 비정규직들의 인권이 등한시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시사오늘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인상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다. 이를 위해 최근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지난 16일 합의했다고 공표했다.

이를 두고 사용자 측과 노동자 측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중소상인들의 반발이 크다. 중소상인 측은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고려치 않은 지나친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반면 아르바이트(알바) 등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아직은 부족하지만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며 반색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자 측과 노동자 측이 임금에 눈과 귀가 쏠리고 있는 사이 크게 간과하는 게 있다. 바로 비정규직들의 ‘인권’이다. <시사오늘>은 비정규들이 노동 현장에서 겪는 비인권적인 행태들을 파헤쳐 봤다.

‘생계’라는 이름으로 폭행·성희롱 등 인권침해 당해도…

인권(人權)이란 ‘사람이라면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 권리’를 말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누려야할 권리를 비정규직들은 ‘생계’라는 이름으로 행사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노동현장에서 가장 흔하게 목격되는 인권침해는 노동력 착취와 폭언·폭행, 성희롱 등이다.

지난해 11월 알바노조가 전·현직 편의점 알바생 368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10명 중 6명 이상이 폭언이나 폭행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손님들이 돈이나 먹던 아이스크림을 던지거나 어깨를 치는 등의 폭력이 그 예다. 특히 여성 알바생들은 성희롱을 당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경찰백서에도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편의점에서 평균 1만1300여건의 범죄가 발생했다고 밝히고 있다. 범죄 중에는 살인, 강간(강제추행) 등 강력범죄도 매년 평균 364건 일어났다.

“너 몇kg 나가니, 가슴이랑 엉덩이도 없는데…” 넋 빠진 사업주

“너는 몇 kg이나 나가니?”

“몸무게는 왜 물으시는 거예요?”

“(무시하고) 48? 49?”

“요즘 50kg 안 넘는 여자 없어요”

“너는 가슴이랑 엉덩이도 없는데 50kg이 넘는다고?”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식당 사장과 여대생 알바생의 대화다.

알바생 A씨는 “제 귀가 이상한가 싶고 이게 꿈인가 싶고 말 한마디를 할 수 없었다”면서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숨이 막혀 그 공간에 있을 수가 없어 일찍 퇴근하겠다고 말하고 가게를 뛰쳐나왔다”면서 쏟아지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는 알바생 B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OO는 가슴이 크다” “내가 몇 년만 젊었어도 널 와이프 삼고 싶다” 해당 레스토랑 사장의 이같은 말을 듣고 수치심에 B씨아 알바노조는 국가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대학생 C씨는 중학생 때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업주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

“(남자 사장이) 스타킹을 주더니 이걸 입고 일을 하라는 거예요. 요식업 관련 자격증 따려고 하는데 여자가 입은 스타킹을 가지고 시험 보면 자기가 붙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C씨는 수치심을 느꼈지만 부모님이 이런 사실을 알면 걱정하실지 모른다는 생각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성희롱은 비단 여성뿐 아니다. 남자 알바생 D씨는 카페에서 알바를 하다가 같이 일하는 남자 선배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한 커뮤니티에 올렸다.

“같이 알바 하는 형이 스팀기계 닦는 거 가르쳐줬는데, 흰색 수건으로 스팀기계 감싸서 위아래로 흔들더니 내 XX를 가르키면서 XXX 칠 때처럼 닦으면 된다고 했다.”

D씨는 “너무 부끄럽고 수치스러웠다”면서 “뺨싸다귀 날리려다가 겨우겨우 참았다”고 토로했다.

성희롱은 남녀 불문…삼성애버랜드 등 일반기업체서도 다반사

성희롱 사건은 편의점이나 카페 등 개인 사업주가 운영하는 사업장 뿐 아니라 일반 기업체에서도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삼성애버랜드 노조간부는 20대 여성 알바생 E씨를 강제로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해 해임되기도 했다. 사건은 애버랜드 한 중식당에서 일어났다.

노조 간부는 E씨에게 “남자친구와 갈 데까지 가봤나” “티팬티는 언제 입나” “연애 한번 할래” 등 성희롱성 발언으로 괴롭혔다.

또 갈비뼈가 아프다고 말하자 노조간부는 “내가 만지면 다 낫는다”며 옆구리를 감싸 안기도 했다. 주방을 지나다니면서 무릎으로 엉덩이를 치는 일은 다반사였다.

해당 중식당의 파견직 한 조리사로부터도 “너 속옷 다 비친다. 라자(브래지어) 이쁜 거 입었네”라는 성희롱을 당했다.

결혼한 여직원에게 퇴사를 강요해 물의를 빚었던 대구의 중견 주류회사 금복주도 알바생을 성희롱한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었다.

지난 2월 MBC <시사매거진 2580>은 금복주가 홍보 알바생 F에게 성희롱한 사실을 고발했다.

“가슴이 크다. 몸매가 좋다” “여름 유니폼이 단추가 이렇게 있는 유니폼인데 ‘단추를 하나 더 풀어서 손님들한테 보이면 (홍보가) 더 잘되지 않겠느냐”

금복주 직원이 이런 말을 F씨에게 대놓고 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알바생 G씨에게는 ”이걸(술) 따라줘라. 여자가 그걸(술) 따라줘야지 더 기분 좋게 마시지. 그러려고 여자를 쓰는 거다. 애교부리면서…“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지난 2013년 강원랜드에서는 정규직 직원이 알바생 근로자에게 채용을 대가로 성희롱을 하기도 했다. 강원랜드에 따르면 정규 직원이 여성 알바생 H씨에게 채용을 해주겠다며 2주간 61회에 걸쳐 성희롱 문자 메시지를 전송했다.

女알바생 업주로부터 외모 차별·성희롱…“생계 때문에 참는다”

여자 알바생들은 외모로 평가받기도 한다.

지난해 10월 알바노조 울산지부 조사결과에 따르면 여성 알바 근로자 12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일하면서 손님, 다른 직원, 업주로부터 외모부터 외모 평가를 받은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47.6%가 ‘있다’고 답했다.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당한 경험은 31%가 있었다. 모집 공고에서 외모 관련 사항을 본 경우도 32%나 됐다. 게다가 ‘업무 중에 여성이라는 이유로 모욕이나 무시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경우도 43.6%나 있었다.

울산 알바노조 관계자는 “생계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비율은 46.8%로 나타나 차별을 참으면서 일하고 있다”며 “여성 노동자에게 감정 노동과 외모 꾸미기 노동까지 강요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1만원은 언감생심 “최저임금도 못 받아요”…폭언·폭행은 ‘덤’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으나 일부 알바생들은 법정 최저임금도 못 받고 있다.

지난 11일 알바노조 대전충남지부는 대전지역 편의점과 PC방 등에서 일하고 있는 알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노동환경 실태조사에서 이같은 실태를 고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5%가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40%는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일을 하지만 주휴 수당을 받지 못했다.

프랜차이즈에서 일하는 알바생들도 상황은 같았다. 대전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점포에서 주 15시간 이상 일하면서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가 28.5%였다.

채용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작성해도 교부받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편의점과 PC방에서 일하는 알바생 24.6%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했지만 받지 못했다. 교부받은 노동자는 33.8%에 불과했다. 특히 근로계약서를 쓴 적이 없는 경우가 41.5%나 됐다.

프랜차이즈 노동자들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거나 작성했더라도 받지 못한 경우가 19.6%였다.

게다가 편의점과 PC방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41.5%는 손님에게 폭언듣고, 이중 3.1%는 폭행과 폭언도 당했다.

프랜차이즈 노동자들도 20%가 폭언, 임금체불, 업무 중 다치는 일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

알바노조 관계자는 “건물주와 대기업 프랜차이즈들이 소상공인을 착취하고, 소상공인이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착취하는 피라미드 구조 속에서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은 노동착취를 견디며 인간답게 살기에는 턱없이 낮은 임금으로 삶을 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최저임금법과 근로기준법이 정한 최소한의 권리를 넘어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더 안전하고 공정한 환경에서 노동하며 빈곤에 시달리지 않도록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등 다양한 요구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김인수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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