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명차" 벤츠, 새차 문짝서 돌멩이…소비자 협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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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명차" 벤츠, 새차 문짝서 돌멩이…소비자 협박도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8.01.30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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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센터 "본인도 문제 차량 항의했지만 법적으로 이길 수 없더라" 협박
수리 후 그냥 타라던 서비스센터, 고객 항의에 100만 원 보상 제시…'회유'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부산에 거주하고 있는 고객 최 모씨는 지난해 9월 메르세데스 벤츠 E400 쿠페 모델을 구매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주행 중 차량 내부에서 구슬 구르는 소리가 나는 것을 감지, 서비스센터를 찾았는 데 그 원인이 운전석 도어 내부에 돌멩이가 들어있었다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최 씨는 상식적으로 차량에서 돌멩이가 나왔다는 점도 납득하기 어려웠지만, 인수받은 지 3일 밖에 안된 차량의 문짝을 뜯어야 하는 피해와 번거로움까지 겪게 됐다. 그럼에도 서비스센터에서는 가벼운 문제라는 식으로 "돌멩이를 제거했으니 차를 가져가서 타면 된다"고 응대할 뿐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최 씨는 며칠 뒤 차량 운전석 공간 하부 쪽 마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을 발견, 다시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서비스센터 측은 수리 가능하나 부품을 공수하는데 한 달 정도 걸린다고 전했고, 최 씨는 돌멩이 유입 건에 기본적인 마감 처리조차 이뤄지지 않은 허술한 차량을 출고시킨 벤츠에 분을 삭힐 수 없었다.

▲ 부산에 거주하고 있는 고객 최 모씨는 지난해 9월 구매한 벤츠 E400 쿠페 모델 운전석 도어 안쪽에서 돌멩이가 나오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 제보자 제공

국내에서 명품 브랜드 대우를 받고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가 고객에게 결함 차량을 팔고 나서도 피해 구제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불만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6일 제보자 최 모씨에 따르면 벤츠는 불량인 상태의 차량을 출고시켰음에도 별다른 사과없이 무마하려는 한편 고객이 수 차례 항의하고 나서야 뒤늦게 3년 무상 수리와 유가증권 100만 원(백화점상품권)지급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벤츠 서비스센터의 허술한 초기 대응이 피해를 키웠다는 게 최 씨의 주장이다. 돌멩이 제거 작업 당시 한 센터 직원은 최 씨에게 "부산에서 하루에 판매되는 벤츠 차량 500대 중 200~300대 가량이 리콜되는 데 다 고쳐주면 탄다"는 식으로 고객을 응대했던 것.

더욱이 해당 직원은 "본인은 현대차를 샀는데 앞범퍼에 기스가 나있는 상태로 출고가 됐다. 이를 항의했지만 결국 법적으로는 이길 수 없더라"는 식의 협박 투의 얘기를 들려주며 최 씨에게그냥 타라는 식의 암묵적인 압박마저 가했다.

최 씨는 이러한 상황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었고, 새 차에서 이물질이 나왔으면 응당 이를 확인시켜주고 설명과 함께 사과를 하는 게 기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돌멩이 사진을 보내달라고 요청했지만 센터에서는 이미 돌멩이를 버려 보여줄 수가 없다는 답 뿐이었다.

재차 연락해 항의하니 사진 한 장을 받을 수 있었는 데, 이마저 차량에 들어있던 돌멩이가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최 씨는 이후 발견된 내장 마감 불량 건까지 겹쳐 다시 센터를 찾았고, 중고차보다 못한 새 차를 타고 싶진 않다는 생각에 E400 구입 당시 벤츠 측에 넘겼던 기존 E300 차량을 다시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센터 측에서는 해당 결함만으로는 차량 환불이 어렵다는 점과 기존에 넘긴 중고차량은 이미 판매가 돼 돌려줄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대신 100만원의 유가증권과 함께 마감재 재작업, 최 씨의 부주의로 인해 생긴 차량 뒷면 흠집도 함께 무상수리를 해주겠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 돌멩이가 나온 벤츠 E400 쿠페 차량은 차량 운전석 공간 하부 쪽 마감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출고됐다. ⓒ 제보자 제공

하지만 최 씨는 이를 거부했다. 딜러가 직접 자택으로 찾아와 벤츠 수건 몇 장이 든 박스를 전달하며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으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 최 씨는 해당 건과 관련해 본사 측에도 민원을 수 차례 넣었지만 한 달이 넘도록 담당자 확인후 회신 주겠다는 답만 받을 수 있었다.

최 씨는 "지금까지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항의하고, 문제가 있는 차량을 크게 나아진 것 없는 조건들을 앞세워 그냥 타라는 건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벤츠에서 차를 판매할 때 말하듯 저도 벤츠를 가족같이 생각해왔었는데, 그 가족 같은 서비스센터 측에서, 본사에서까지 그동안 몇 번의 상처를 받았는지 헤아릴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애국하는 마음으로 국산차를 구매했으면 됐는데, 최근 몇 년간 벤츠의 고객 대응 문제들이 언론에서 부각됐음에도 벤츠라는 명성만 믿고 또 다시 벤츠를 구매한 게 자신의 잘못이었다"며 "명품 차량의 대명사라는 벤츠의 브랜드 이미지와 걸맞지 않은 고객 응대 방식이 매우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에 대해 이정주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 회장은 "사진상으로 봤을때 문짝의 이물질이나 기어 박스 부근의 마감재 문제는 제조상의 실수로 보기 힘들다"며 "더욱이 인도 과정에서 우연히 들어간 돌로 보기에도 사이즈가 그리 작아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결함 원인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벤츠 코리아 측은 "도어 내 원인을 알 수 없는 이물질 유입으로 발생한 소음에 대해 서비스를 완료했고, 이로 인한 고객의 불편과 불만 해결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고객과 입장차가 큰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벤츠 코리아와 공식 딜러사는 고객 만족과 원만한 해결을 위해 계속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산업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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