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16 일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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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인터뷰] 김재경 "6·13 지방선거와 개헌투표, 동시에 못할 것 없다"
김재경 국회의원
"與 분권형 대통령제 받으면, 6월 개헌 국민투표 가능"
"국회 총리 추천제, 여야 협상의 접점 될 수 있어"
"홍준표 전투 스킬과 사안 파악 본능, 가장 뛰어나"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놓고 안철수와 단일화 가능"
"한 단계씩 밟아갈 것…5선되면 맞는 역할 할 것"
2018년 03월 30일 18:38:11 송오미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 “내가 정치권에 들어온 이후 홍준표 대표만큼 사안의 본질을 잘 파악하고, 싸움의 스킬을 가진 사람을 못 봤다.”의외였다. 자유한국당 내 일부 의원들뿐만 아니라 언론에서도 홍 대표의 ‘막말’과 ‘독불장군식 리더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요즘, 김재경 의원(4선·경남 진주시을)은 이런 분위기를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소신발언을 이어갔다. <시사오늘>은 지난 3월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재경 의원을 만났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내가 정치권에 들어온 이후 홍준표 대표만큼 사안의 본질을 잘 파악하고, 싸움의 스킬을 가진 사람을 못 봤다.”

의외였다. 자유한국당 내 일부 의원들뿐만 아니라 언론에서도 홍 대표의 ‘막말’과 ‘독불장군식 리더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요즘, 김재경 의원(4선·경남 진주시을)은 이런 분위기를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소신발언을 이어갔다. 한때 남부내륙철도 건설과 진주의료원 폐업 등을 놓고 당시 경남지사였던 홍 대표와 척을 지기도 했던 김 의원은 “홍 대표를 나무라기 전에 본인들이 그의 역할을 해주면 된다”고 일부 비홍(非홍준표) 성향의 의원들을 겨냥하기도 했다.

6·13 지방선거와 관련해서도 “아마 한국당은 서울시장 후보를 끝까지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냉정한 평가를 한 뒤,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과 후보 단일화,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의원은 개헌에 대해서도 “‘분권형 대통령제’만 (정부·여당에서) 받아준다면, ‘6·13 지방선거 동시 개헌 국민투표’를 못할 것도 없다”면서 “국회 총리 추천제는 중립지대, 즉 여야 협상의 접점이 될 수 있다. 만약, 합의가 된다면 그쯤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26일 ‘대통령 4년 연임제’를 골자로 한 개헌안을 발의했다.

〈시사오늘〉은 여야 3당 원내대표(민주당 우원식·한국당 김성태·바른미래당 김동철)가 개헌안 협상을 시작한 바로 다음날인 지난 3월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 의원을 만났다.

   
▲ 국회 헌정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의원은 "외교·안보·국방은 대통령이 담당하고, 내각은 국회에서 선출하는 총리가 관장하는‘분권형 대통령제’만 (정부·여당에서) 받아만 준다면, 6·1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 못할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정부·여당에서 분권형 대통령제 받으면, 6·13 지방선거 동시 개헌 국민투표 못할 것 없어”

-지난 3월 26일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만악의 근원인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그대로 두고 임기만 5년에서 8년으로 늘리면, 이것은 헌법 개정이 아니라 국회의장께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개악’이라고 정부 개헌안에 대해 비판하자 ‘위원장으로서 중립성, 객관성, 공정성을 상실했다’고 여당 의원들로부터 강한 질타를 받았다.

“예상보다는 (민주당의) 반발 강도가 높지 않았다. 개헌 논의의 주인공이 돼야 할 국회가 대통령발(發) 개헌에 대해서 누군가는 입장을 이야기해야 될 것 같아서 정당과 정파 입장을 떠나 헌정특위 위원장으로서 평가를 한 것이다. 정세균 국회의장도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에 대해 나보다 훨씬 더 센 워딩을 하지 않았나.”

-지난 3월 27일부터 3당 원내대표(민주당 우원식·한국당 김성태·바른미래당 김동철)가 개헌안 협상을 시작했다. ‘여야 합의 개헌안’이 마련될 수 있다고 보나.

“국회의 개헌안 합의를 위한 관건은 ‘권력구조 개편’이다. 국민들의 여망과 시선을 각 당이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모종의 성과를 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합의가 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시기가 문제인 것 같다. 여야가 5월 24일까지 개헌 합의안을 내놓지 못하면, 대통령 개헌안을 놓고 표결을 해야 한다.

“시기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은 국민이 바라는 개헌을 성사시켜주는 것이다.”

-한국당이 그동안 개헌안 협상을 거부하다가 최근에 태도를 바꿨다. 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기 전에 여야 간 협상을 시작했으면, 협상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한국당의 태도 변화에는) 여러 가지 전략적인 상황이 고려된 걸로 알고 있다. 한국당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권력구조다. 외교·안보·국방은 대통령이 담당하고, 내각은 국회에서 선출하는 총리가 관장하는 ‘분권형 대통령제’만 (정부·여당에서) 받아만 준다면, 6·1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 못할 것도 없다. 그런데 민주당은 그걸 받지는 않으면서, 무조건 6·13에 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한국당은 그것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 "지금 민주당과 한국당은 총리 추천제를 수용하겠다거나, 안 받겠다거나 단정적으로 말을 안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 총리 추천제는 중립지대, 즉 여야 협상의 접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여당에서는 ‘국회 총리 선출’이 ‘변형된 내각제’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만약, 여당에서 ‘국회 총리 출’이 아닌 ‘국회 총리 추천’을 수용한다면, 협상이 가능한가. 

“소수 야당은 총리 추천제를, 정부와 여당은 현재처럼 대통령이 총리를 임명하는 방식을, 한국당은 국회에서 총리를 선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 민주당과 한국당은 총리 추천제를 수용하겠다거나, 안 받겠다거나 단정적으로 말을 안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 총리 추천제는 중립지대, 즉 여야 협상의 접점이 될 수 있다. 만약에 합의가 된다면 그쯤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을 거다.”

-그럼, 여야가 총리 추천제에 대해 합의를 하면, 지방선거 동시 개헌 국민투표가 가능하다는 건가.

“지방선거 전에 총리 추천제 합의가 이뤄지기란 쉽지 않을 거다. 정부·여당이 야당의 분권형 대통령제를 받으면, 지방선거 동시 개헌 국민투표가 가능한데, 그걸 못 받고 총리 추천제 같은 절충안이 만들어지는 합의라면 6·13 전에도 어렵다고 본다.”

-한국당 개헌 당론은 언제 발표하나.

“뭐, 매번 발표한다고 하면서 조금씩 늦춰지고 있는데, 이미 다 알려져 있지 않나. 조만간 (발표) 할 거다. 쟁점은 10가지 안팎이다. 그 중 핵심 중에 핵심은 권력구조 개편이다.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합의가 되는 순간, 선거제도 개편, 국민 권력 기관 개혁, 지방분권, 국민 투표 시기, 이념적 역사적 사건에 대한 평가 등이 부차적으로 논의가 될건데, 속도가 확 붙을 것이다. 그 외 나머지 것들은 장마철 큰물이 지나고 나면 나뭇가지들이 한꺼번에 쓸려가듯이 해결될 거다.”

한국당은 지난 3월 29일 원내 지도부와 헌정특위 위원, 당내 법조인 출신 의원 등이 참석한 비공개 조찬 회동을 갖고 ‘한국당 개헌안’에 담을 주요 쟁점을 △권력구조 개편 △선거제도 개편 △권력기관 개혁 △개헌투표 시기 △토지공개념 △지방분권 △기본권 △투표연령 △공영방송 문제 △경제 질서 등으로 정리했다. 한국당은 내주 초 개헌 의총을 열어 이날 정리한 쟁점을 소속 의원들에게 설명하고 당론으로 확정하는 과정을 거친다는 계획이다.

-만약, 여야 합의 불발로 대통령 개헌안이 상정돼 표결에 부쳐지게 됐을 때 한국당의 반대로 ‘부결’되면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서로가 정치적인 부담은 지는 거다. 대통령도 (개헌안 국회 통과가) 안 될걸 뻔히 알면서 개헌안을 내지 않았나. 부결되면, 그 폭풍이 정국 경색을 일으키면서 만만치 않을 건데, 그 결과에 대한 부담은 우리당뿐만 아니라 여당과 대통령에게도 있을 거다. 여당도 ‘여당 안’을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대통령 안’만 옹호하다가 결국은 이렇게 돼 버렸다는 비난을 받을 것이고, 한국당은 부결시켰다는 부담이 있을 거다. 어느 쪽의 부담이 더 클 것인지에 대해서는 지금은 누구도 평가를 할 수가 없다.”

-문 대통령의 개헌안과 발의 과정에서 가장 아쉬운 대목이 있다면.

“우선,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종식시키는 개헌을 해야 되는데, 권력분산 내용이 없다는 게 굉장히 실망스럽다.

절차와 방법도 너무 시기에 집착해서 헌법에 대한 예우를 지키지 못했다. 가장 중요한 기본규범이라서 개정 절차와 요건이 최고로 엄격하게 돼 있는데, 대통령 부재중에 국무회의를 열어 40분 만에 심의·의결하고, 전자결재로 순식간에 국회에 넘겼다. 형식적인 통과의례 절차만 거친 거다.”

-여당에서는 이미 국무위원들한테 자료가 충분히 제공됐고, 심의도 충분히 진행됐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데.

“개헌안 발표를 비서실에서 주도했고, 국무위원들한테 사전에 고지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은 과정을 지켜본 국민들은 모두 알 것이다.”

-‘토지의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특별한 제한을 하거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라는 토지공개념을 보다 명확히 하는 내용도 담겼다. 사유재산의 지나친 침해와 불평등 해소라는 관점이 대립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정부 개헌안에 담긴 토지공개념은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정도다. 완화될 필요가 있다. 현재 집권 세력의 통치 철학과는 맞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미 10년 주기로 평화적 정권교체가 이뤄지고 있는데, 나중에 한국당이나 보수성향의 세력들이 집권하면 굉장히 부담스러울 수 있다. 헌법은 좀 유연하게 놔둬야 한다. 특정 집권 세력이 아예 정책을 펼 수 없을 정도로 묶어 놓으면 안 된다.”

-‘국회의원 선거의 비례성 원칙’을 명시하도록 규정해 향후 국회에서 선거법을 개정할 여지를 남겼다. 한국당도 비례성 강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하던데. 

“한국당 안에서도 지역주의에서 벗어나 좀 더 선진적이고 개방된 선거제도와 선거구제의 필요성을 인지하면서 중대선거구제에 대한 공감대가 널리 퍼져있다. 또, 비례성, 표의 등가성을 좀 더 고려해야 되지 않겠냐고 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서도 상당히 수용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한국당 입장에서 좀 불리하지 않나.

“그렇지 않다. 서울, 경기 수도권을 보면 한국당 의석이 삼분의 일도 없다. 그런데 중대선거구제를 하면 지금보다는 좀 더 많은 의석수를 가질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에 불리할 게 없다. 영남도 이미 다 깨지고, 줄만큼 다 줬기 때문에 중대선거구제를 하더라도 크게 불리할 게 없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부산 17석 중 5석, 경남16석 중 4석이나 민주당에게 내줬다. 대구에서는 2석을 내줬다. 이 부분은 오히려 민주당에서 고민이 많을 거다. 이제는 정당의 이해득실을 따지기 보다는 다 털고 미래지향적으로 가야 한다.”

현재,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 의석 중 절반 이상은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 서울 지역의 경우, 47석 중 민주당이 33석, 한국당이 9석을 차지하고 있다. 경기 지역의 경우, 60석 중 민주당이 38석, 한국당이 17석을 가지고 있다. 인천 지역의 경우, 13석 중 민주당이 7석, 한국당이 5석을 차지하고 있다.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되면 지역주의가 좀 완화될 수도 있겠다.

“지역주의가 없어질 수도 있고, 일단 분권형 대통령제에 맞는 선거구제다. 총리를 국회에서 선출하려면, 양당 체제도 의미가 있지만, 소수당의 존재가 필요하다. 거대 양당과 군소정당들이 존재하는 지금 20대 국회 비율 정도가 앞으로 유지가 될 거라고 본다.”

-권력 기관 개편 중 검찰개혁, 검경(검찰·경찰)수사권 조정 문제 등도 쟁점이다.

“영장문제는 인신구속에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엄격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수사권의 경우에도 형사 사건 전체의 6~70%가 현장 중심 범죄다. 교통사고, 절도, 폭력 등에 관한 수사권은 경찰한테 줘야한다. 검찰이 이걸 쥐고 있을 이유도 없고, 거기서 별로 할 역할도 없다. 다만, 중대범죄는 영장을 통해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나는 이걸 예전부터 주장해왔다. 정치권 논의는 all or nothing(전부 아니면 전무)으로 가니까, 결론이 잘 안 나는 거다.”

   
▲ 김 의원은 "내가 정치권에 들어온 이후, 홍 대표만큼 사안의 본질을 잘 파악하고 싸움의 스킬을 가진 사람을 못 봤다"고 홍 대표에 대해 후한 평가를 내렸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홍준표 전투 스킬과 사안 파악 본능, 현 정치권에서 가장 뛰어나”

-요즘 홍 대표와 중진 의원들 간 갈등이 점점 깊어지는 것 같다.

“내가 보기에는 중진 의원 4~5명만 홍 대표랑 사이가 안 좋고, 그 외 의원들은 특별히 어느 쪽이 좋고, 불만이 있다기보다는 당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이주영·정우택·나경원·유기준 의원은 지난 3월 22일에 이어 지난 3월 29일에도 ‘우당(憂黨) 간담회’를 열어 홍 대표를 비판했다. 특히, 이 네 사람이 홍 대표에게 불만이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

“좋게 이야기를 하면 홍 대표가 카리스마가 있고, 비판적으로 이야기를 하면 독선적인 면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닌가싶다. ‘그런 리더십이 아니면 이 난관을 어떻게 돌파할 수 있겠느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다고 하더라도 ‘민주적으로 당 운영을 해야 하지 않느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게 필요하다고 보는 사람도 있고.”

비홍(非홍준표) 성향의 이주영·정우택·나경원·유기준 의원은 지난 3월 22일 첫 ‘우당(憂黨) 간담회’를 열어 홍 대표에게 △신중한 언행 △인재영입 전력투구 △당 지지율 제고를 위한 획기적 대책 마련 △최고위원 보임 및 민주당 당 운영 등을 촉구했다. 3월 29일에 열린 두 번째 모임에서는 “당 대표로만 선거를 치르기에는 비호감이 쌓여있을 수 있기 때문에 공동선대위원장들을 내세워야 한다”며 △조기 선대위 구성 △직전 요구사항에 대한 입장표명 △당의 언로(言路) 확보 △지방선거 공천 투명화 등을 요구했다.

-솔직히, 홍 대표의 ‘막말’에 대해서는 당 안팎으로 꽤 논란이 많았다.

“막말하는 것은 대표되기 전부터 그랬다. 하하.(웃음) ‘홍 대표의 스타일이 그동안의 우리당 스타일과 안 맞다’라는 이야기는 많다. 홍 대표도 본인이 그렇게 하고 싶어서 그러겠나. 누구보다 김성태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길 원했던 게 홍 대표다. 자기도 손에 피 묻히는 역할을 하기 싫다는 거다. 김성태라는 강성 원내대표가 나오면 역할 분담을 해서 좀 나아지리라고 생각한 것 같다. 

홍 대표의 고충을 이해한다. 투사가 필요한데, 우리당에는 투사들이 적으니까 본인이 그걸 맡아서 하고 있는 거다. 다들 우아하고, 좋은 소리 듣는 정치를 하고 싶지, 누가 손가락질 받고, 싸움닭이니, 품격이 떨어진다는 등의 비판을 받는 정치를 하고 싶겠나. 세상에 그렇게 살고 싶은 사람은 없다. 그런데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그 사람의 처지가 참 딱하다. 홍 대표를 나무라기 전에 본인들이 홍 대표의 역할을 해주면 된다. 솔직히 지금은 홍 대표뿐만 아니라 우리당, 보수 처지가 그런 것 같다.

요즘 장제원 의원도 경찰을 향해서 ‘미친개’라고 한마디 하니까 온 사람이 달라붙어서 난리가 나지 않았나. 민주당 같았으면, 그 당사자 의원을 응원했을 텐데, 우리당은 ‘점잖은 우리당에서 저런 말을 해도 되나’ 이런 식으로 가버리니까, 장 의원 같은 전사들이 외로운 거다.”

-막말이 아닌 좀 더 정제된 언어로 표현한다면 욕을 덜 먹지 않겠나.

“내가 정치권에 들어온 이후, 홍 대표만큼 사안의 본질을 잘 파악하고 싸움의 스킬을 가진 사람을 못 봤다. 만약, 홍 대표가 정말 택도 없는 엉뚱한 말을 하면 언론에서 써주겠나. 홍 대표가 욕을 먹는 이유는 ‘맞는 말을 하는데, 왜 저렇게 기분 나쁘게 할까?’ 이거다. 내가 보기에 홍 대표는 절대로 생각 없이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정도로 감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거다. 전투의 스킬과 사안 파악 본능은 현재 정치권에 있는 그 누구보다 뛰어나다. 다만, 듣는 사람이 엄청나게 상처를 받는 게 문제지.

지난 원내대표 선거 때 홍 대표가 이주영 의원을 치는 걸 봐라. 이 의원이 원내대표 나간다고 했을 때 솔직히 당을 위해서든 본인을 위해서든 그림이 아니었다. 아마 홍 대표가 이 의원을 개인적으로 만나서 나가지 말라고 설득했을 거다. 그런데도 원내대표 선거에 나간다고 하니까 공개적으로는 말리지 못하고, 본인 개명한 것에 대해서 한마디를 했는데, 거기에 모든 게 담겨있다. 홍 대표를 보통 사람으로 보면 안 된다.”

작년 말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과정 당시 당 안팎으로 ‘홍판표에서 홍준표로의 개명은 이주영 의원이 권유했다’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내 개명 절차에 대해 하도 헛소문이 많아서 해명한다.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어느 분이 자기가 내 이름을 개명해줬다고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처사”라며 발끈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김성태 의원을 밀고 있는 홍 대표가 범친박으로 분류되는 이 의원의 상승세를 미리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다.

-홍준표-김성태 강성 ‘투톱’이 나서서 장외투쟁을 늘리는 등 야당으로서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지지율이 왜 안 오르나.

“이건 개인의 역량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 아직은 탄핵 이후 정국 흐름에 큰 변화가 없었다. 초조해 하거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약 10년 전의 민주당 입장을 떠올려봐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살했고, 자기들도 궁지에 몰려서 스스로 ‘폐족’이라고 하면서 존재를 부정하지 않았나. 그런데 10년도 채 안 돼서 다시 집권세력이 돼 정치 전면으로 나오지 않았나. 정치란 그런 거다.”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구하기 어려울 것…안철수와 단일화 가능”

-한국당의 지방선거 인물 영입이 영 시원찮다. 지방선거의 꽃이라고 불리는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됐던 인사들은 다들 ‘거절’ 의사를 밝혔다.

“모두가 ‘시장감이 된다’라고 평가하는 후보를 구하는 건 쉽지 않다고 본다. 우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되면, 이번에 당선이 안 되더라도 앞으로 정치적으로 평가가 돼서 향후 정치 여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 등의 메리트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다. 아마 (후보 구하기가) 끝까지 어려울 거다.”

-서울시장 후보를 끝까지 못 구하면 홍 대표가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홍 대표는 우리당의 대권후보였기 때문에 우리당 입장에서는 상당히 관리가 필요하고 조심스러워야 한다.”

   
김 의원은 "서울시장 후보를 놓고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과 단일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바른미래당에서는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의 서울시장 출마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는데, 한국당과의 후보 단일화도 거론된다.

“가능하다고 본다. 그렇지만 우리당 후보가 없어서 그쪽 후보로 단일화를 한다는 것은 정말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만약에 단일화를 한다면, 우리당도 그럴만한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 안 위원장보다 우리 쪽 여건이 좋으면 우리 쪽으로 (단일화를) 하면 되고, 안 위원장의 여건이 더 좋으면 그쪽으로 (단일화를) 하면 된다.”

-전체적으로 한국당의 이번 지방선거 전망이 밝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서울시장 후보 상황이 안 좋으니까 다른 지역의 상황도 좀 그렇게 보이는데, 선거는 투표함 열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지역구가 경남이지 않나.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히는 경남지사 선거 판세를 어떻게 보나. 민주당에서는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의원이 사실상 출마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는 이야기가 많다. 한국당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 같은데.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래도 선거는 모른다. 우리가 20대 국회에서 200석까지 생각했는데, 쫄딱 망하지 않았나. 바닥 민심은 아직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결집할 요인만 있으면 무섭게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그 시기는 아직 좀 남았다고 본다.

지금 우리당의 상황이 안 좋은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민주당에서 김경수 의원이 나온다고 해서 필패지국이라고 보지 않는다. 시장, 군수, 지방의원 등 80%가 우리당 소속이고, 경남 전체 당협위원장 16개 중 12개가 현직 의원이 가지고 있고, 의원이 없는 당협 4곳도 살아서 움직이고 있다. 두 가지 자산이 우리한테 있기 때문에 끝까지 해볼 만하다. 다만, 김 의원이 이 시대 흐름에 맞는 장점이 많은 후보임에는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솔직히 우리당으로서 쉬운 싸움은 절대 아니다.”

-한국당에서는 누가 후보로 나오나.

“3주 전까지는 당 대표 주변의 기류는 분명히 윤한홍 의원으로 굳어지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윤 의원이 지방선거 출마로 빠지면, 그 지역 보궐선거 결과부터 등 여러 가지 경우의 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다른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근데 이건 정도(正道)가 아닌 것 같다. 방향성을 (윤 의원쪽으로) 잡았으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본다.”

“한 단계씩 밟아갈 것…5선되면, 거기에 맞는 역할 할 것”

-검사 생활을 하다가 정치를 시작했다. 정치입문 계기가 궁금하다.

“정치는 남자로서 상당히 역동성이 있는 직업이다. 대학을 진주에서 졸업하고 사법시험을 합격했는데, 그런 여정이 쭉 이어지다보니, 자연스럽게 내가 정치를 시작할 수밖에 없게 주변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지역과 대학, 주변 사람들이 ‘지금까지 너를 응원해온 우리들을 대표해서 너가 어떤 역할을 해야 되지 않겠냐’고 해서 정치를 시작하게 됐다. 그때 진주가 분구가 되면서 의석수가 하나 늘었다. 정치를 하려면 이 시기를 안 잡으면 안 될 것 같아서 결심을 하게 됐다. 그렇게 정치 입문의 첫 단추를 끼게 된 후 주변 여건도 안정적이었고, 비교적 순탄하게 정치생활을 했던 것 같다.”

-정치 입문에 특정인의 영향은 없었나.

“그런 건 없었다. 나만큼 정치권에 줄이 없었던 사람도 없을 거다. 지역에서는 좀 알려져 있었지만, 중앙 정치권에는 아는 사람이 없었다.”

-향후 정치적 목표는.

“내 삶의 철학은 ‘한 단계, 한 단계의 계단을 올라가면서 할 도리를 다 하자’라는 것이다. 그래서 여기까지 온 거다. 5선이 되면 또 거기에 맞는 역할을 하면서 정치여정을 쭉 이어가려고 생각하고 있다. 원래 내가 어떤 걸 목표로 해서 일로매진(一路邁進)하고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 하나, 하나씩 밟아 올라가야 내려올 때 와르르 무너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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