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웃는' 실내 유통가 vs 전통시장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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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에 '웃는' 실내 유통가 vs 전통시장 '울상'
  • 변상이 기자
  • 승인 2018.04.05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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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 유통업계는 몇년 전까지만 해도 봄철이면 ‘황사’에만 대비했다면 이제는 계절에 상관없이 ‘미세먼지’ 대비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 뉴시스

연일 이어지는 미세먼지주의보에 유통업계의 풍속도가 변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몇년 전까지만 해도 봄철이면 ‘황사’에만 대비했다면 이제는 계절에 상관없이 ‘미세먼지’ 대비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것. 4월 초면 활발히 이뤄지던 야외 벚꽃 마케팅은 점차 줄어들었고, 실내에서 모든 것이 해결 가능한 복합쇼핑몰은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나들이 공간으로 떠올랐다.

지난주(3월 26~31일) 내 기상청에 따르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미세먼지는 ‘나쁨’ 수준이었다. 여기에 황사의 영향까지 더해져 올 들어 가장 나쁜 대기오염 수준을 보였다.

이에 업계는 실내 마케팅에 분주한 모습이다. 롯데자산개발에 따르면 롯데몰 은평 4층 고객 휴게 공간인 ‘그린홀’ 계단에 벚꽃 디자인의 ‘소망의 꽃길’을 선보였다.

소망의 꽃길은 미세먼지로 야외 벚꽃놀이를 망설이는 고객들을 위해 조성한 테마 로드이다. 또 각자의 소망을 자유롭게 적을 수 있는 게시판을 마련했다.

롯데몰 은평 김경태 점장은 “쾌적한 복합 쇼핑몰 실내에서 벚꽃놀이를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공간을 마련했다”며 “답답한 미세먼지 마스크를 벗고 편안하고 상쾌한 분위기에서 상춘(賞春)의 매력을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온오프라인 유통가에서는 마스크부터 환경 관련 공기청정기·의류건조기 등의 판매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감기에 걸렸을 경우 착용했던 마스크의 쓰임 용도가 전반적으로 바뀌면서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상품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닷컴이 지난 2년간 미세먼지 관련 가전 판매 추이를 분석한 결과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2015년 대비 2016년 11.5%, 2016년 대비 2017년 252.6% 신장했다.

의류관리기를 포함한 의류건조기류는 16년부터 판매가 급증하기 시작해 지난 2017년 경우 2016년 대비 349.4% 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닷컴 관계자는 “미세먼지로부터 집 안 공기를 지키고, 세탁한 옷을 위생적으로 말리고 온 미세먼지를 관리하는 용도의 의류관리기도 쓰임새가 확대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전자랜드의 경우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144% 성장했다. 청소기 판매량 역시 전년 대비 127% 신장했다. 또 의류관리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400% 이상 뛰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집안의 공기를 깨끗하게 관리하고 싶은 욕구와 바깥 활동 시 옷에 붙어있는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깨끗하게 관리하고 싶은 소비자들의 욕구가 판매량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합쇼핑몰을 비롯한 온오프라인 유통가가 특수를 누리는 반면 야외에서 장사를 해야하는 전통시장 상인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단거리 이동에도 마스크를 찾는 소비자들이 야외활동을 꺼려하는 성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전통시장 상인들은 고객의 발길이 예전같지 않다고 호소했다. 특히 길거리 음식을 파는 노점 상인들은 자연적인 대기 현상에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명동의 한 노점 상인은 “건물 안 상인들은 그나마 덜한 편이지만 그늘막도 없이 길거리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이 더 걱정이다”라며 “거리 곳곳에 대형마트도 있고 영화관도 있어서 요즘같은 날씨에는 시장이 텅텅 빈다”고 우려했다.

담당업무 : 백화점, 마트, 홈쇼핑, 주류, 리조트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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