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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페이지 “연예계 생활에 회의감…팬들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
“옳지 않은 일 요구받은 적 많아…연예계와 거리 두고 싶었다”
“내 노래 듣고 힘 얻는다는 팬들의 편지…마음가짐 바뀌게 해”
“팝페라 신곡 다음 달 발매…기회 되면 연기에 도전하고 싶어”
2018년 05월 06일 15:49:30 정진호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지난 5월 4일, <시사오늘>은 ‘이별이 오지 못하게’, ‘단심가’ 등 주옥같은 명곡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추억 속에 초대하는 가수 ‘페이지’를 만났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음악은 시간을 머금는 힘이 있다. 그저 달력 위 숫자로만 남겨진 평범한 하루조차도, 음악이 덧입혀지면 아름다운 기억으로 되살아난다. 그렇게 채색된 그때 그 시절은, 추억의 얼굴을 하고 우리 곁에 내려앉는다. 그리하여 음악은, 추억의 또 다른 이름이 된다.

기자에게도 그런 음악이 있다. 까까머리 고등학생 시절,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는 언제나 같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이별이 오지 못하게, 하늘에 기도할까요. 서로만 사랑하도록, 이대로만.” 어느덧 기자는 긴 머리의 직장인이 됐지만, 이 노래를 듣는 순간만큼은 언제나 첫사랑 앞에서 얼굴을 붉히던 고등학생으로 되돌아간다.

‘이별이 오지 못하게’, ‘단심가’ 등 주옥같은 명곡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추억 속에 초대하는 가수 ‘페이지’는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5월 4일, 서울 청담동 한 카페에서 페이지(본명 이가은)를 만났다.

“이해관계 복잡한 연예계 생활…나를 지치게 했다”

-정말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쉬지는 않았어요(웃음). 앨범은 꾸준히 냈으니까. 다만 방송을 거의 하지 않다 보니 오랜만이라고 느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네요. 그동안은 주로 드라마 OST, 행사, 라디오 위주로 활동했죠.”

-방송 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가 있는지요.

“한동안 몸도 마음도 지친 시기가 있었어요. 다른 것보다 노래를 하고 싶었는데, 환경이 녹록지 않았죠. 연예계는 이런저런 일들이 워낙 복잡하게 얽힌 곳이잖아요. 제가 옳지 않다고 느끼는 일을 요구받는 경우가 많았어요. 가수 생활에 회의감이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잠시 쉬고 싶어서 드라마 OST나 행사에만 참여하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어요.” 

   
페이지는 지난해 ‘슈가맨’ 출연으로 오랜만에 방송에 모습을 드러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지난해 예능프로그램 ‘슈가맨’에 출연했는데, 계기가 무엇인가요.

“쉬는 동안 많은 고민을 했어요. 근본적으로 제가 왜 노래를 하게 됐는지부터 따져봤죠. 제가 노래를 하고 싶은 이유는 노래를 하는 게 가장 행복하기 때문이었더라고요. 조금 더 나아가면, 제 노래를 듣고 누군가 힘을 얻는, 일종의 보람을 느끼기 위해서였어요. 예전에 어떤 분이 편지를 보내주신 적이 있어요. 본인이 자살 충동을 느끼고 있었는데, 제 노래를 듣고 힘든 상황을 이겨냈다는 내용이었죠. 가수 생활을 하면서 그때처럼 보람을 느꼈던 적이 없었어요. ‘다른 사람에게 힘을 주는 존재가 된다는 게 이렇게 행복한 일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죠.
그 기억을 떠올리면서, 저도 마음가짐을 바꾸기로 했어요. 많은 분들에게 오랫동안 노래를 들려드리기 위해서라도, 모든 일에 감사하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죠. 조금 힘들어도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묵묵히 걸어가다 보면 팬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슈가맨에 나간 것도 가능한 많은 분들에게 제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어서였어요.”

-슈가맨 출연 이후 달라진 점이 있었나요.

“예전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알아보시죠(웃음). 유재석 씨가 워낙 잘 이끌어주셔서 편하게 방송을 한 덕분인지, 그날 방송 시청률이 높았어요.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나이가 어린 분들도 반갑게 인사를 해주시는 경우가 많아요.”

-알아보는 팬들이 많아져서 불편한 점은 없나요.

“전혀 없어요(웃음). 기자는 기사를 써서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그것이 바뀔 때 보람을 느끼잖아요. 가수는 많은 사람들이 제 노래를 듣고, 힘을 얻을 때 보람을 느껴요. 아무래도 이름을 한 번이라도 들어본 가수의 노래가 나올 때, 사람들도 조금 더 귀를 기울여서 듣게 되지 않을까요.”

-앞으로도 방송에서 자주 볼 수 있을까요.

“기회가 된다면 방송 출연도 많이 하고 싶어요. 연기 쪽에도 도전해 보고 싶고. 몇 년 전에 ‘로맨스가 필요해’라는 드라마를 찍은 적이 있는데, 굉장히 매력이 있는 일이더라고요.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OST도 내가 부르는 그림도 그려보고 있어요.”

“스타 되고 싶은 마음 없어…오래 노래하고 싶다”

-한동안 본명으로 활동했는데, ‘페이지’로 돌아온 이유가 있나요.

“이가은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하는 동안, 여러 가지 아쉬움이 있었어요.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지독히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할까요(웃음). 그러다 보니 음악적으로 제 색깔을 갖추고, 사람들에게 알릴 시간이 부족했어요. 그러던 중에 과거 페이지를 제작하셨던 분이 다시 한 번 힘을 합쳐보자고 제안하셨죠. 고민을 하다가, 아직까지도 페이지를 기억해 주시는 팬들을 위해 함께 하기로 결정했어요.”

-활동 기간이 긴 만큼, 팬들과도 오랜 기간 인연을 맺어왔을 것 같은데요.

“제가 2002년부터 활동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팬카페를 관리하는 분이 계세요. 그 외에도 ‘어떻게 이렇게까지 해주실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항상 공연에 찾아와 주시고, 제가 어떤 선택을 하든 믿고 기다려주시고, 앨범이 나올 때마다 홍보하려고 애써 주시는 분들이 몇 분 계시죠. 소수지만, 그분들 덕분에 힘을 얻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팬들이 페이지의 신곡을 기다릴 것 같은데요.

   
그녀는 나이가 들어도, 누군가가 노래를 찾고 들어주는 한 계속 무대에 서는 것이 제 꿈이라고 말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다음 달에 팝페라 앨범이 나와요. 페이지라는 이름이 고급스러우면서도 대중적인 음악을 하는 이미지잖아요. 그에 걸맞게, 팝과 오페라를 접목시킨 곡을 준비했어요. 사실 지난 앨범에도 ‘Love is blue’라는 팝페라 곡을 수록했었어요. 하지만 그 곡이 정통 팝페라에 가까웠다면, 이번 곡은 대중가요 창법을 더 많이 활용해서 가요인지 팝페라인지 헷갈릴 수 있을 정도로 대중적인 곡이에요. 음악성과 대중성을 모두 추구한 곡이라고 할 수 있죠.”

-페이지를 유명하게 만들었던 OST 곡과는 다른 느낌인데,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은 없나요.

“글쎄요…. 두려움을 느낄 만큼 많이 다르지는 않아요. 아마 팬들도 괴리감을 느끼지는 않으실 거예요. 빠른 노래라고 해도, 같이 따라 부를 수 있는 미디엄 템포 수준이니까요. 페이지의 색깔은 그대로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여러 장르를 시도할 생각이에요.”

-마지막으로, 가수로서의 꿈을 듣고 싶습니다.

“가수를 시작했을 때, 제 꿈은 스타가 되는 것이 아니었어요. 지금도 그런 욕심은 전혀 없어요. 돈을 쫓고 싶은 마음도 없고. 그저 인순이 선배님이나 이은미 선배님처럼 오랫동안 노래를 하고 싶을 뿐이에요. 나이가 들어도, 누군가가 제 노래를 찾고 들어주는 한 계속 무대에 서는 것이 꿈이죠.”

담당업무 : 국회 및 자유한국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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