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 상품 가격 거품론에 대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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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 상품 가격 거품론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상조매거진/이정석 기자
  • 승인 2011.01.1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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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적정성 논란…신뢰도 하락 따른 편견이 원인

지난해 대형 업체 대표이사들의 횡령 사건 등으로 세간의 안 좋은 시선을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여러 언론에서 상조 상품 가격에 거품이 많다고 지적하면서 소비자들의 상조업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특히 불신을 갖는 부분은 상조 상품들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장례 관련 서비스다. 예전부터 고인의 마지막 길에 비용을 아끼는 것은 예가 아니라는 인식을 이용해 장례와 관련해서는 비용이 과하게 책정되는 면이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기에 상조 상품에 대한 가격 거품론은 많은 소비자들에게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가 심화됨에 따라 영업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조 업계는 이와 같은 시각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상조 서비스의 특성 등이 고려되지 않은 채 단순한 원가 차원에서만 가격 평가가 이뤄지고 있으며, 특히 처음부터 부정적인 시각이 반영되어 있어 객관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다 장례식장의 경우 각 시설별로 가격대가 천차만별로 나타나고 있음에도 일정 기준으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는 상조 서비스에 대해 일방적으로 가격이 높다는 평가가 내려지는 것 또한 불만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장례식장에서 판매되는 용품 가격과 각 상조업체 간 가격비교 등을 통해 상조 서비스 가격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봤다. 

 

 
상조 상품 및 장례식장 가격 비교

일반적으로 장례에 들어가는 비용은 장례식장 안치실 등 시설 이용료, 관과 수의를 비롯한 각종 장례용품, 접객비(음식 및 접객 시설 이용료 포함), 운구차 이용료, 화장이나 매장과 관련한 장묘 비용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상조 서비스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장례용품과 운구차 이용료가 주를 이룬다. 

먼저 상조 상품의 가격과 구체적인 물품 및 서비스 제공 내역을 살펴보면, 보람상조의 경우 총 지불금액 360만원의 프리미엄 상품을 기준으로 제공되는 물품 및 서비스는 고인을 위한 물품으로 오동나무 관 4.5센티 2단(화장 시 고급 유골함), 대마100% 명품수의(수의 준비시 최고급 명품 꽃관보 제공), 염베, 도포, 원삼, 관이불 일체 등이 있었다. 

또 꽃장식으로는 생화꽃제단, 생화꽃바구니, 생화꽃액자가, 장의차는 고인 전용 리무진과 리무진 장의버스(각 왕복 200㎞ 무료, 추가요금 1㎞당 2000원)에 선두차량 꽃장식이 포함됐다. 

의전용품으로는 현대식으로 할 경우 검정양복 대여 및 치마저고리가 각 6벌 제공되며, 전통식으로 할 경우에는 굴건제복, 바지저고리, 삼베치마, 복조끼가 직계에 제공되고, 두루마기, 치마저고리, 두건, 수절, 요절, 작지는 필요량만큼 제공된다. 

인력에서는 수시초렴 및 특수염습(왕실궁중대림)이 제공되며, 장례지도사 2명과 장례행사 복지사 1명, 의전 도우미 4명(2일차 6시간)이 지원된다. 입관수시용품으로는 고깔, 베개, 습신, 수시포, 알코올, 탈지면, 한지, 보공(초석), 예단, 다라니, 명정, 관보, 위패, 칠성판 및 받침대가 제공되며, 기타용품으로는 완장, 상장, 장갑, 운아, 혼백, 결관바(소창), 축문, 공포, 향, 양초, 부의록, 액자리본, 향로, 촛대, 장대, 봉안보 등이 있다. 이밖에도 예식 행사앨범, 3D 영상앨범, 인터넷추모관 등의 서비스도 제공된다.  

보람상조의 프리미엄 360만원 상품과 비슷한 수준인 현대종합상조의 프리드 임팩트 일반형 상품은 총 불입금 390만원에 고급 오동나무관, 대마 100% 고급 수의, 도포, 원삼, 천금, 지금, 명정, 결관바 관보 등을 제공한다. 

또 상복과 굴건제복, 복조끼는 필요 수량 전부가 제공되며, 여상복(개량형) 7벌과 검정양복 5벌 대여 가능하다. 이밖에 행전, 두건, 작지, 요질, 수질, 혼백함, 위패, 습신, 운아, 폐백, 칩지, 리본, 짚신, 다라니경, 축문, 선도차 장식, 부의록, 충관물, 교의, 향 등은 필요수량만큼 제공되고, 조등, 향로, 촛대, 잔, 퇴주그릇, 모사그릇은 무려 대여되며, 근조기 설치 및 기독교식의 경우 헌화용 꽃 30송이도 제공된다. 

인력에서는 장례지도사 1명(3일), 입관보조 1명(염습보조), 장례 도우미 4명(8시간)이 지원된다. 장의 차량으로는 장의버스와 의전리무진(각 왕복 200㎞ 무료, 추가요금 1㎞당 1800원)이 제공되며, 제단 꽃 제작비용으로 25만원이 지급된다. 더불어 추모CD, 기일안내 서비스(30년), 사이버추모관 등의 추모 서비스도 제공된다. 

장례식장의 경우 각 장례식장이나 제품 수준에 따라 가격이 다양하게 나타났다. 또한 실제 상을 치르기 위해 구체적인 항목을 선택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정확한 가격 산출이 어려운 편이었다. 

대략적인 산출에 따라 장례용품과 운구차 비용 등을 살펴보면, 일반 장례식장인 A 장례식장의 경우 기본 장례용품에 들어가는 비용이 130만원가량이며, 영구 버스는 앞서 언급된 보람상조와 현대종합상조 상품 기준에 따라 최대 200㎞ 왕복 운행한다고 봤을 때 80만원가량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제단 장식용 꽃은 최소 30~90만원 가량이 들어가며, A 장례식장 측은 실제 장례를 치를 경우 이 외에 기타 세부적으로 금액이 추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물품 수준은 해당 장례식장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수준으로 추산된 것으로, 세부적으로 추가될 수 있는 금액을 제외한 총 금액은 제단 장식 꽃을 최소로 했을 경우 240만원가량이 드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대학병원 장례식장인 B 장례식장에서는 장례용품과 영구차 비용을 포함해 최대한 저렴하게 할 경우 대략 250만원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여기에는 제단 꽃 장식이 포함되지 않았으며, B 장례식장 역시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장사종합정보 사이트인 e-하늘에서 B 장례식장의 물품 가격을 보람상조와 현대종합상조 상품과 중복되는 것만 계산했을 경우 장례물품 가격은 137만원가량이 나왔으며, 여기에 꽃 장식을 최저가로 산정하고 영구차 비용과 상복 대여 등의 항목이 추가되면 약 270만원가량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가격만족도, 상조가 장례식장보다 높아

특히 두 장례식장 모두 실제 상을 치를 때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장례용품의 종류가 워낙 다양해 실제 가격 차이는 그 이하가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B 장례식장 관계자는 “상조 업체에서 제공하는 물품 가격과 장례식장 물품 사용 비용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밝혀 이와 같은 추정을 가능케 했다. 

때문에 상조 업계에서는 상조 상품에 대한 가격 거품론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상조 상품의 가격 평가에 있어서 접근 방식부터 다르게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상조 업체에서 제공하는 물품의 원가만을 가지고 상조 상품 가격과 비교해 실제 물품 가격은 상조 상품 가격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며 상조 업체들이 마치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며 “기업이 어떻게 제품을 원가에 판매할 수 있는가. 실제 장례용품점을 가더라도 원가에 제품을 구입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많은 소비자들은 상조 상품의 경우 영업 수당이 포함되고 대형 업체들은 광고비용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가격에 거품이 낄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운영에 있어서 마케팅 및 영업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유독 상조 업계에 대해서만 이 점이 문제가 되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상조 상품에는 장례지도사 지원 등 인력과 서비스 관련 비용도 포함되는데 이러한 부분은 간과된 채 물품 가격만을 계산해 가격의 적정성을 따지는 것도 문제가 있다. 장례에 있어 곤란한 점은 비용적인 부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갑작스럽게 닥친 일임에도 정해진 기간 내에 일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비용 등에 관해 꼼꼼히 살피지 못하는 경우도 많으며,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장례 절차나 예절을 직접 담당하고 문상객을 접대하는 일 역시 부담이다. 

상조 상품은 단순히 장례 관련 용품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장례지도사와 도우미의 도움 아래 장례 절차나 각종 서류 대행 등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으로 서비스적인 측면에서 갖는 상품 가치를 무시할 수 없다. 여기다 앞서 예로 든 것과 같이 고인 추모 CD나 인터넷 추모관 서비스 등 일반 장례식장에서는 제공할 수 없는 차별화된 서비스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상조 상품은 정해진 상품 가격을 장기간에 걸쳐 소액으로 납입하는 형태를 갖는다. 즉, 실제 상이 발생하는 시점이 아니라 가입 시점에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주로 상품 가입 후 10년 이상의 시간이 흐른 뒤에 행사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는 예상 물가 상승률이 반영될 수밖에 없으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상을 치르는 시점에서 장례 비용을 지불하는 것보다 이득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상조 상품의 특성상 현재의 가격 수준에 문제를 제기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이는 The-k라이프 예다함의 상품을 봐도 알 수 있다.

The-k라이프는 교원공제회에서 출자해 만들어진 업체로, 대형 기업 그룹에서 상조업에 진출한 첫 사례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대기업에 대해 상당한 신뢰도를 갖고 있는 소비자들로서는 대기업 계열의 상조 업체는 기존의 상조 업체들보다 믿을만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상조 업계에서 대기업의 상조업 진출을 우려하는 대표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때문에 기존 상조업체들의 상품과 비슷한 가격대의 예다함 상품을 비교해보는 것은 기존 상조 상품 가격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396만원 상당의 예다함 상조 상품인 예다함 1호의 세부 제공 품목을 보면, 장례 용품으로 오동나무 2단 목관과 우단관보, 오동나무 횡대, 특품 대마 100% 수의 세트, 상복 남녀 최대 각 10벌 대여(전통식은 제공), 제단 2단 꽃장식, 근조바구니 2개, 헌화꽃 50송이, 장례 일회용품 300인분, 명정과 입관세트, 완장, 향, 초 등의 기타용품이 제공되며, 대형 영구 버스(전국 무료), 장례지도사 및 의전관리사 각 1명과 장지도우미를 포함한 도우미 5명 등 인력이 지원된다. 

이밖에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실제 사용하지 않았을 경우 환불하는 제도를 갖고 있다. 전반적인 상품 구성을 봤을 때, 앞서 예로 든 보람상조와 현대종합상조의 상품들에 비해 장례용 일회용품 제공이나 세부 항목별 제공 수량에서 차별화된 부분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상조 상품의 특성상 이러한 수준의 가격 책정이 불가피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상조업이 장례 문화 선진화에 기여한 부분에 대해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서도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전에는 갑작스럽게 상을 당했을 때 경황이 없어 장례식장에서 제안하는 상품을 충분한 가격 비교도 없이 그냥 받아들여야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상조업이 발달하면서 미리 장례 비용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고 판단해볼 수 있는 여지도 생기고 장례식장의 바가지요금도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업체 관계자는 “상조업이 발달하기 이전에는 장례식장에서 바가지요금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지 않나. 현재 어느 정도 장례 비용이 합리화된 데에는 분명 상조 상품이 장례식장의 경쟁상대로 등장한 영향이 컸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비스·물가상승률 등 감안해야

이 중 가격 만족도 평균은 57.2로 전체 평균에 비해서는 다소 낮은 점수를 보였다. 한편, 10개 장례식장을 대상으로 진행된 병원장례식장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전체 장례식장의 평균 가격만족도가 52.1점이었다. 상조 상품 가격에 대한 일각의 지적과는 달리 오히려 상조 상품의 가격만족도가 장례식장보다 높게 나타난 것이다. 

상조 상품에 대한 가격 거품 논란의 배경에는 이처럼 실제 가격의 적정성 보다는 현재 최악으로 떨어진 상조 시장 전반에 대한 불신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상조 상품에 대한 많은 오해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소비자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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