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대구서 임대윤의 40% 득표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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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대구서 임대윤의 40% 득표 의미는?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8.06.20 2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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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비슷, 내용은 진일보한 TK 민주당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지난 12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와 유세하는 민주당 임대윤 대구시장 후보(왼쪽에서 세 번째). ⓒ뉴시스

2014년 지방선거의 40%와 2018년 선거의 40%는 무엇이 다를까.

지방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지만 두 곳에선 또다시 쓴잔을 마셨다. 자유한국당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대구와 경상북도다. 민주당은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결국 승리에는 실패했다. 다만, 결과는 지난 선거와 유사해 보이지만, 그 의미는 민주당에 훨씬 의미있다는 평이 나온다.

민주당 임대윤 대구시장 후보는 지방선거서 39.8%를 기록했다. 53.73%의 권영진 시장에게는 못 미쳤지만, 4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얻었다. 대구라는 도시의 기존 성향을 감안하면 엄청난 선전이지만, 내심 기대했던 임 후보 캠프는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4년 전의 데자뷔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40.33%를 기록, 권영진 시장(55.95%) 시장에게 패했다. 당시엔 지금보다 더 ‘깜짝 놀랄 결과’라는 평이 주를 이뤘다.

얼핏 보면 당시 결과는 똑같아 보인다. 그러나 김 장관의 정치적 무게감과 인지도를 감안해보면 이는 민주당의 진일보로 해석이 가능하다. 김 장관은 이미 수도권 3선을 달성한 중진급 인사였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함께 민주당계열에서 가장 유명한 TK 출신 정치인이었다.

지난 지방선거의 결과는 이러한 김 장관의 개인기가 십분 발휘됐다. 그리고 2년 뒤 2016년 총선에서 김 장관은 결국 대구에서 당선에 성공한다. 그것도 62.3%라는 경이로운 득표율이다. 무소속이었던 홍의락 의원의 당선과 함께, 민주당은 경북을 제외한 전국 광역단체에서 당선자를 내면서 ‘전국정당’의 간판을 처음 거는 데 성공했다.

김 장관에 비하면 임 후보의 경력은 기초단체장 재선이 전부다. 대구 전체에서의 인지도도 김 장관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낮았다. 지방선거에서 상당한 시간을 임 후보의 이름을 알리는데 할애했다. 임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선거기간 중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제 임대윤이 누군지 대구 시민들이 아시기 시작했다. 시간이 좀만 더 있다면 이대로 승리까지 갈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임 후보의 약 40% 득표율에 대해,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희망적인 신호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대구 여권 정계의 한 관계자는 2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김(부겸) 장관보다 임대윤은 이름을 알릴 시간이 부족했다”면서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지난 선거와 비교해도 민주당이 정당으로 대구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더 고무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구 정가의 관계자 역시 지난 18일 통화에서 "15년 만에 이렇게 민주당의 분위기가 좋은 것은 처음 본다. 애초에 민주당의 후보 경선이란 것도 처음 봤다. 선거같은 선거"라면서 "당선까지는 못 미쳤지만, 김부겸의 개인기가 부재한 상황에서도 이 정도의 결과라는 건 대단하다"라고 추켜세웠다.

또한 TK에서도 민주당의 경쟁력이 생기자, 당내에서도 목소리가 커지면서 '전국정당화'가속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민주당 대구시당의 한 당직자는 지난 1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과거엔 포기지역이었다. 지금 한국당에게 호남이나 다름없었다"면서 "이제 대구에서도 해볼 만 하기 때문에, 당에서도 목소리를 내기 더 좋아졌다. 전국정당, 정책정당이 되는 데 이번 선거가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경북에서도 민주당 오중기 후보는 34.32%에 그치며 낙선했다. 상대인 이철우 경북지사 당선인은 52.11%였다.

하지만 경북에서 지난 12년 간 김관용 지사가 각각 76.80%, 75.36%, 77.73%로, 75% 이하로 단 한 차례도 떨어진 적이 없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나름의 성과를 거둔 셈이다.

야권 정계의 한 소식통은 같은 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가 워낙 강한 선거였던 만큼, 민주당의 득표율을 전부 정당득표율과 연결하긴 어렵다”면서도 “그럼에도 TK의 현지 분위기가 상당히 바뀐 것은 사실이다. 민주당은 ‘불가능’에서 약 4년에 걸쳐 ‘어렵다’정도로 바꿔놓은 셈”이라고 풀이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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