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YS 만남 시도했나?…지속되는 ‘불편한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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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YS 만남 시도했나?…지속되는 ‘불편한 관계’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2.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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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 이성헌 의원 만남 주선…YS “만날 이유 없다” 거절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김영삼 전 대통령(YS)과의 만남을 시도했다가 YS에게 거절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여권의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YS가 최근 잇따라 유신정권을 비판하자, 친박계 이성헌 의원이 YS와 박 전 대표의 만남을 주선하려고 상도동과 접촉했다. 하지만 YS가 “내가 왜 만나느냐. 만날 이유가 없다”고 거절했다는 것이다.

YS가 지난 1월 20일 <민주동지회>신년모임에 이어 지난 13일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퇴진 성명서 발표를 통해 “군사 쿠데타의 원흉은 박정희”라고 비판한터라 여의도 정가는 박 전 대표의 행보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친박 진영도 YS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친박계 전지명 당 재정위 부위원장은 1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YS의 발언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언행”이라고 1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YS는 자신이 정치 좌우명으로 내걸었던 대도무문(大道無門)이 아닌 소도유문(小道有門)식 발상을 하고 있다. (YS발언에는) 의도가 있다”고 맹비난했다.

결국 친박계 의원들은 공개적으로는 YS를 비난하고 물밑에서는 YS측과의 관계 회복을 원하는, 정치공학적 행보를 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최근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2월 둘째 주 차기 대권 주자의 정례여론조사(표본오차 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 ±1.4%P)에서 박 전 대표는 29.3%를 기록하며 7주 만에 30% 아래로 떨어졌다. 
 
박 전 대표의 지지율 하락은 YS와 이재오 특임장관이 유신정권을 고리로 박 전 대표를 비판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박 전 대표가 차기 대선을 앞두고 상도동계와의 관계 회복을 노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YS측 김기수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상도동은 모두에게 오픈돼 있기 때문에 거절할 이유가 없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기자가 ‘이성헌 의원’을 언급하자 김 실장은 “왜 이성헌 의원은 그런 것을 자기가 주선했다고 말하고 다니느냐. 그것도 일종의 자기 홍보가 아니냐”며 “현안이 없는데 만날 이유도 없고 (YS의) 스케줄에 따라 못 만날 수도 있는 것”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뉴시스


김 실장은 ‘YS의 유신정권 발언이 박 전 대표를 겨냥한 것이냐’는 질문에 “정치권과 언론이 확대해석한 것이다. 민주동지회 신년모임에서 민주주의에 대해 말을 하지, 무슨 말을 하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YS뿐 아니라 민주동지회 소속 회원들 모두 한 평생 거리에서 젊음을 바쳐가면서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다. 우리가 지금 무슨 이득을 보겠다고 박 전 대표를 겨냥하겠느냐”며 YS 발언에 진정성을 부여했다.

YS와 박 전 대표는 지난 2006년 ‘전화사건’ 이후 지금까지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 ‘정치는 신의’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온 YS는 당시 박 전 대표의 행동에 상당히 격노했다.

결국 YS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MB를 공개적으로 지지했고 경선 막판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하려던 김덕룡 국민통합특보를 돌려세우기도 했다.

또 지난달 13일 법률소비자연맹이 주최한 ‘제3회 대한민국 법률대상’에서 YS는 올해 입법부문 수상자로, 박 전 대표는 지난해 입법부문 수상자로 참석할 예정이었다. 드디어 이 둘의 조우가 성사되는 듯했다.

그러나 YS는 행사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YS가 박 전 대표와의 앙금 때문에 불참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당시에도 김 실장은 “YS의 스케줄상 행사에 참석할 수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상도동계 인사들도 저마다 박 전 대표에게 앙금이 남아 있는 상태다. 민주동지회 관계자는 ‘전화사건’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가 무례했다”고 비난했고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도 시사오늘 <정세운의 풀인터뷰>를 통해 “그 사건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박 전 대표의 대세론은 거품”이라며 날을 세웠다.

한편 친박계 이성헌 의원실 관계자는 상도동 접촉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다. 그런 사실이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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