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보니] ˝소득주도성장 가속화˝ vs ˝국민과 전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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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보니] ˝소득주도성장 가속화˝ vs ˝국민과 전면전˝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8.08.26 1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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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양극화 쇼크에도 靑 기존 원칙 고수에 野 반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신규 취업자 수가 줄어든 고용 쇼크에 이어 최하위소득층 소득 감소가 최근 10년 새 가장 크다는 통계청 발표가 잇따르면서 양극화 쇼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소득주도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정치권 해법은 상충되고 갈등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일자리가 대폭 감소했다는 통계청 발표가 있은 바 있다. 문재인 정부의 지난달 신규 일자리 수는 단 5000개 늘어난 것에 불과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 임기 2년차 7월 일자리가 50만 5000개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현 정부 들어 일자리 증가폭이 어느 정도 둔화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지난 23일에는 가계소득이 양극화로 치닫고 있다는 소식이 발표된 바 있다. 통계청의 가계동향 조사 발표에 따르면 농어촌 가구를 제외한 전국 2인 이상 가구 중 하위 20%(1분위)의 올해 2분기 실질소득은 월평균 127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2만 6000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실질 소득 감소 액은 통계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소득수준이 상위 20%인 4분위와 5분위 고소득층은 실질소득은 522만 원으로 전년도보다 69만 원이나 껑충 올라 양극화가 한층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 고용 악화, 양극화 쇼크에 정부 경제 기조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늘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사진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26일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설명회를 하고 있다.ⓒ뉴시스

문제는 일련의 경제 지표 악화에도 청와대는 기존 원칙을 고수할 것임을 분명히 하며 오히려 소득주도성장을 가속화하겠다고 선언해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26일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은 반드시 함께 추진돼야 다 같이 성공할 수 있는 패키지정책”이라고 밝혔다. 장 실장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모두발언을 통해  “신 산업분야에 대한 과감한 규제혁신, 혁신인재 성장, 전략적 집중투자, 창업 촉진 및 산업생태계 구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혁신성장'은 '소득주도성장'과 분리할 수 없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며 이 같이 말했다.

최근 일각에서 소득주도성장을 포기하고 '규제혁신을 통한 혁신성장'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과거 정부에서도 투자 중심의 경제정책을 10여년 실시했지만 결과는 성장잠재력을 높이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혁신성장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다”며 “그래야 가계소득을 늘리기 위한 기반이 확충 된다”고 했다. 또 “소득주의성장으로 가계소득이 늘어야 새로운 상품에 대한 소비가 늘고 신산업 분야에 대한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는 계기를 가져 온다”고 부연했다.

장 실장은 특히 소득주도성장의 필요성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국내총생산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에서 1위인 반면 국내총생산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OECD 국가 중 끝에서 3번째에 불과했다”며 “가계소득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소비가 줄고, 기업소득 비중과 기업저축은 증가했지만 이에 따른 기업투자는 크게 늘지 않고 있는 것이 한국 경제의 현재 구조”라고 진단했다. 때문에 소득주도성장으로 “가계의 소득을 높이고, 둘째 가계의 생계비를 줄여 가처분소득을 높이며, 셋째는 사회안전망과 복지를 확충해 실질적인 소득증대효과를 높여나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장 실장의 발언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강조점을 구체화하며 쐐기를 박은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더불어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에 보낸 영상축사에서 “소득주도 성장을 비롯한 현재의 경제 정책 기조가 올바른 길”이라며 “전체적으로 고용의 양과 질이 개선됐다”고 자평한 바 있다.

청와대의 정면돌파에 야당은 “독선”이라며 연이어 반발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25,26일 연일 논평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현실과 동떨어진 경제상황 인식 국민고통만 더 키운다” “정부 여당의 잘못된 경제상황 인식, 독선과 아집은 국민고통만 더 키운다”고 맹비난했다.

바른미래당 김철근, 이종철 대변인도 각각 논평에서 “국민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는 청와대는 무능과 오만, 독선으로 일을 더 크게 키워서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 사태를 초래하지 않기를 바란다” “최근 고용 쇼크와 양극화 쇼크 등 드러나는 수치들에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지만 눈멀고 귀먼 정부의 어두운 터널로 이 정부도 가고 있다는 개탄스러울 뿐”이라고 일갈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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