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15 토 11:08
> 뉴스 > 현장뉴스 > 현장에서
     
[듣고보니] 북미 정상회담과 비핵화…"北 새판 짰다"
한미정상회담 後 북미 대화 물꼬 터진 분위기지만
한반도 평화전문가들은 美 반응에 왜 회의적일까
한반도 평화포럼 전문가들의 북미 관계 진단과 제언
2018년 09월 30일 11:49:40 윤진석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한미정상회담 후 북미정상회담도 물꼬가 터진 분위기다. 그런데 정작 한반도 평화 전문가들은 최근 토론회에서 회의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이 보여주는 반응에 걱정스런 전망도 풀어놨다. 북미 관계와 비핵화 문제를 놓고 북한이 새판을 짰다는 해석도 나왔다. 더 이상 미국 프레임대로 가지 않겠다는 의지가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북한이 핵 신고를 하는 것이 오히려 북미 관계의 파국을 자초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전문가들 얘기, ‘듣고보니’를 통해 정리했다.

   
▲ 북미 협상은 6‧12 싱가포르 회담 후 줄곧 교착상태였다. 그러나 한미정상회담 후 북미정상회담도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시사오늘

북미 협상은 6‧12 싱가포르 회담 후 줄곧 교착상태였다. 핵 신고와 종전선언 등을 둘러싸고 접전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지난 23일 3박5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 뒤 새 국면이 찾아왔다.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답보 상태의 북미 간 가교 역할을 한 셈이다.

주요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만족감을 내비쳤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연설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용기와 조치에 감사하다”며 북미정상회담 재개할 의사도 시사했다. 10월 평양에서 북미 외교장관회담도 열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장관급 회담에서 6·12 북미공동성명 후속 이행 논의를 전개할 예정이다.

손에 잡히는 성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북미 관계의 새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많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임에도 한반도 평화전문가들은 대체로 불만족 감을 나타냈다. 안보전문가도 신중론을 견지했다. 지난 27일 광화문에서 ‘한반도의 가을, 평화의 결실 맺나’ 제목의 한반도평화포럼에서 전해진 모습이다. 남북정상회담 및 한미정상회담을 통한 북미 협상 전망 관련 전문가 우려와 제언을 담는다.

“美 프레임으로 가면 안 돼”
“평양공동선언 5조1‧2항이 해답”
“北, 美프레임대로 안 하겠다는 것”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시사오늘

"트럼프 대통령 반응은 활발한 것 같지만…. 종전선언은 정작 해주지 않고 있다. 마치 북한이 핵 신고 등 비핵화 행동을 안 하기 때문에 미국이 (종전선언을)안 해준다는 프레임으로 고착된 것 같다. 이 프레임이 맞는지 또한 잘 모르겠다.

미국은 자꾸만 높은 장애물을 만들고 있다. 예컨대 북한이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기했다고 하면, 미국은 우리가 본적 있어? 라고 묻는 격이다. 이처럼 북한이 장애물을 넘는 순간 더 높은 장애물을 만들 것이고 북한이 이를 모를 리 없다.

때문에 미국이 만든 프레임에서 벗어나 새 판을 짜는 것이 필요하다. 저는 9‧19 평양 공동선언 5조 1항과 2항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평양 공동선언 5조 1항은 ‘북측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지하기로 하였다’, 2항은 ‘미국의 상응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의 영구폐기와 같은 추가 조치도 취해나가기로 했다’가 명시돼 있다.)

북한이 새판을 들고 나왔고 한미정상회담 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들로 볼 때 대통령께서도 이를 이해했다고 본다. 5조1항을 보면 동창리 폐기를 통해 장애물을 낮춘 거라면 5조2항은 그 장애물마저 덮어버릴 만한 어젠다를 만들어 버린 것이다. 즉, ‘(미국이) 상응조치를 해준다면 영변 핵시설 폐기뿐만 아니라 여러 신세계가 열릴 거야.’ ‘그러니까 앞으로 프레임 얘기는 하지 마.’ ‘미국이 짜놓은 프레임대로 따라가지 않을래.’ ‘앞으로는 동시적, 단계적으로 갈 테니까 알아먹어.’ 등이 5조1,2항에 엄청나게 담겨 있다고 보여 진다. 미국이 만든 장애물을 엎어버리는 그림이다.

이 국면을 뛰어넘는 것이 중요하다."

“美 살라미 전술조차 안 하는 게 문제”
“당장 핵 신고하면 오히려 위험해져”
“핵 국외반출 고려 등 획기적 새판 짜야”
정욱식 평화민주화네트워크 대표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시사오늘

북한이 고유의 살라미 전술(유리한 국면을 만들면서 잘게 나눠 대응하는 방식)을 펼친다는 얘기가 있는데, 미국은 그마저도 제대로 안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반도 평화에 있어 천재일우의 기회가 생겼음에도 자꾸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협상이 지연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판이 깨져봐야 손해 볼 것이 별로 없다. 오히려 미국 주류의 이해관계에 가장 부합하는 것이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적당한 비핵화이지 싶다. 자신들이 볼 때 적절한 비핵화를 유지해야 오랫동안 한반도에서 누려온 것들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영변 핵실험장 관련 ‘영구적 폐기’ 카드를 꺼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솔깃한 얘기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평양공동선언 5조1‧2항의 동창리 미사일(대륙간 탄도 미사일 ICBM) 폐기와 영변 핵실험장 폐기는 모두 ‘미래 핵 폐기’에 대한 내용들이다. 요지는 앞으로 영구적으로 핵실험하지 않겠다는 것이 북한 얘기다. 문제는 미국 주류가 계속 요구하고 있는 것은 ‘북한이 현재 갖고 있는 핵을 어떻게 할 것이냐’이다. 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얘기가 나오지 않고 있어 다시금 교착상태에 빠질 우려도 있다.

그렇다고 미국이 요구하는 핵 신고를 북한이 실행한다면? 제가 볼 때 만약 현 단계에서 핵 신고가 이뤄진다면 문제해결의 돌파구가 마련되기 보다는 다시 파국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당장 핵 신고가 이뤄지면 미국과 북한간의 중대한 불일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예컨대 북한이 30개의 핵 신고리스트를 제출했다고 해보자. 미국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른데?’라고 한다면 이 불일치를 둘러싼 검증 문제를 놓고 또다시 옥신각신하다 위기에 봉착될 수밖에 없다. 실제 미국에서 핵 신고를 가장 강조하는 인물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인 점도 우리는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과거에도 존 볼턴이 참여한 핵 신고 문제로 회담이 결렬된 적도 여러 번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핵심은 천재일우의 기회를 살려야 한다는 얘기다. 협상이 자꾸 지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개인적으로는 획기적으로 판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획기적인 방식의 핵 폐기, 즉 국외반출 방식이다. 물리적으로는 그게 가장 빠른 방법이다. 러시아로 이전해 폐기하는 것이다. 제가 알기론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에는 이 문제에 대해 논의가 됐다고 생각된다.

지금처럼 북한 내부에서의 비핵화를 한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반면 북한의 국경을 넘는 순간, 외부에서의 폐기는 시간이 빠르다. 다만, 북한으로서 보면 사실상 무장해제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종전선언, 대북제재 등의 문제를 테이블 위에 놓고 동시적으로 담판 짓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미국의 상응조치 없이 북한이 먼저 할 필요는 없다. 어찌됐든 답보 상태의 국면을 벗어날 획기적인 해법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핵 신고, 핵사찰 등을 거치면 시간이 검증 불일치 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위험이 있다.

“한미정상회담 美반응, 뚜렷한 것 없어”
“검증 시간 거듭하다 파기될까 우려”
“한반도 가을 결실 맺기에는 일러”
임수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임수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시사오늘

"가을이 왔지만 결실을 이루기는 굉장히 이른 시기 같다. 상황이 어려워지면 얼마든지 되돌아갈 수 있다. 가장 큰 피해는 북한이 입을 수밖에 없다. 제재가 지속되면 북한은 더 어려워진다. 고난의 행군이 재연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이 피해보는 건 별로 없다고 생각된다. 한국도 어려워진다.

많이들 한미정상회담에서 공개되지 않은 플러스알파(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김정은 위원장 메시지)에 궁금해 한다. 그런데 미국의 반응을 보면 뚜렷한 게 없다. 미래 핵부터 없애려는 북한과 현재 핵부터 제거하려는 미국. 과연 타협이 될까. 오히려 영변 핵시설을 둘러싼 검증의 지뢰밭에 갇혀 밑도 끝도 없는 논쟁을 하다 파기되는 것이 아닐까 걱정된다.

(그런 점에서 임 연구위원도 정 대표가 언급한 국외 반출 방식에 공감을 표했다.) 핵을 국외로 반출하는 프론트 로딩(front-loading)은 미국의 희망사항이다. 국외 반출 후 지원을 받는 CTR(협력적 위혐감소)를 하려면 북한은 핵무기 상당량을 들어내야 한다. 이 방식이 바람직하냐 아니냐의 문제보단 이 방법 아니면 핵문제 해결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과거 경험에 비춰봤을 때. 영변 들어가서 신고하고 사찰하고…세월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 일각에선 10만 명 투입하면 6개월 안에 비핵화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영변 사천 등 지역 외에도 더 있을 것을 감안하면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때문에 프론트 로딩 CTR 방식 아니면 협상은 다시 되돌아갈 수 있다.

미국은 얼마든지 프로세스를 되돌릴 수 있다. 북에 공들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두고 ‘트럼프 미스터리’로 말하기도 하지만 중간선거에서 북한의 핵문제는 변수가 되지 않는다. 미국 정치권을 설득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플러스알파가 나와야 한다.

절박한 문제다.

(반면 김동엽 교수는정 대표와 임 연구위원의 국외반출 언급에 대해 북한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볼 때 북한이 국외 반출 후 지원을 받는 CTR(협력적 위혐감소)을 실현불가능하다고 봤다. 김 교수는 “북한이 지난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에 갔던 것은 패전국으로서 간 게 아니었다. 당당하게 맞장 뜨러간 것이었다”며 “맞장 프레임으로 ‘잘살기 위해 핵을 내려놓겠다’고 한 거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미국이 주는 것 없이 북한이 원하는 대로 한다? 그렇게 되면 북한 체제는 동요될 수밖에 없다. 지난 4월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주민들에게 얘기한 병진노선과 정면 대치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일성-김정일 체제는 버티지만 김정은 체제는 못 버티기 때문에 CTR방식을 택할리 없다”고 했다.)"

“비핵화 해결 어렵게 돼도
美, 되돌아갈 옵션 없어”
“文대통령 평화의 나팔수 호평”
이혜정 중앙대 교수

   
▲ 이혜정 중앙대 교수ⓒ시사오늘

"북한이 어떻게 개발한 핵인데 체제 안정 없이는 안 내놓지 않겠나.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에 전한 (김정은 위원장의)메시지 핵심은 상응조치가 필요하다는 거였다.

‘상응조치하면 비핵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어떻게든 빨리 경제에 집중하고 싶어 한다. 그렇기에 미끼를 던진 거다. ‘동창리 미사일 폐기 말고 더 있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데는 미국의 상응조치가 필요하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의 메시지 전달을 북한의 나팔수가 됐다고 하지만, 평화를 위한 나팔수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다.

(임 연구위원의 말처럼 비핵화 문제가 난항을 겪게 되면 최종 협상 결렬 및 파국 등 일각의 우려도 있는 것에 대해) 그렇게 흘러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비핵화 문제가 해결되지 못해도 미국은 돌아갈 만한 옵션이 없다. 미국이 북한을 끝까지 옥죌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얘기다. 물론 IMF 가입을 막을 수는 있다. 그러나 남북 간이 적대적이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이 적대적으로 대한다? 그러긴 어려울 것이다. 미국이 군사적 제재를 동원할 가능성은 없다.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는데 미국이 단독으로 한다? 그러면 평화에 반하는 것 아닌가. 한미동맹을 깨야 하는 문제로 직면할 수 있다. 그러니까 우리도 마지노선을 정해놔야 한다고 본다."

한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9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미국의 '상응 조치'를 촉구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관련기사
· [듣고보니] ˝9·13부동산 대책은 세금 더 걷겠다는 선언˝
· [듣고보니] 제주 예멘 난민…˝가짜 난민 추방해야˝ vs ˝인도적 체류 허가돼야˝
· [듣고보니] 장기표 ˝평양 정상회담 선언문은 김정은이 트럼프 도와주기 위한 것˝
· [듣고보니] 심재철 의원이 쥐고 있는 것은?
· [듣고보니] 文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추석 인사말 강조점은?
· [듣고보니] 한미 정상회담 평가는?…´여야 온도차´
ⓒ 시사ON(http://www.sisao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신문사소개 | 회사위치 | 광고안내 | 제휴안내 | 기사제보 | 구독자불편신고 | (정기)구독신청 | 저작권문의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청소년보호정책
시사오늘 : 121-844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북로 16길 14 (성산동 113-3, 명문빌딩 3층) : 전화 02)335-7114 : 팩스 02)335-7116
발행·편집인 정하균ㅣ정기간행물 서울다07947ㅣ등록일자 2008년 3월 17일
-------------------------------------------------------------------------------------------------
시사ON : 발행·편집인 정하균ㅣ정기간행물 서울아01018ㅣ등록일자 2009년 11월 6일ㅣ청소년보호책임자 정하균
Copyright 2005 펜과오늘.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sisa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