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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필담] 영남율사, 한국정치의 주류가 된 이유는?
20대 국회, 영남출신 34% 법조인 16%
민주당, DJ 외엔 盧·文 모두 '영남변호사'
2019년 01월 20일 10:53:05 김병묵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한국 정치지형에서 '영남 율사'가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진은 서초동 대법원 건물. ⓒ뉴시스

"새누리당의 진골(주류)은 영남 출신의 법조인들입니다."

강용석 전 국회의원이 지난 2013년 국민대학교 강연에서 요약한 말이다. 당시의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에 한정하지 않더라도, 한국 정치지형에서 '영남 율사'가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우선 영남이라는 의미를 생각해 볼필요가 있다.

지역패권주의를 얘기하려는 게 아니다. 영남이라는 출신지적 속성이 갖는 의미다. '다수(多數)'라는 것이다. 지난 2010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출신지를 기준으로 한 전국의 인구비율은 영남이 29.9%로 가장 많았다. 호남(17.8%), 서울(15.9%), 충청(13.3%) 순이었다. 2019년 시점에서, 수도권의 인구가 한국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는 수도권에서 태어난 이들보다, 지방에서 유입된 인구로 폭증한 결과다.

그러다 보니 국회의원 수도 많다. 제20대 국회의 당선자 기준으로, 영남 출신은 300명 중 102명이었다. 삼분의 일을 넘는 숫자다.

'팔이 안으로 굽는' 동향 선호 현상은 여전하다. '지역주의 타파'라면서 험지에서 당선된 김부겸·김영춘·이정현·정운천 의원 등도, 예외 없이 출신지는 각각 그 지역인물이다.

그래서 다수결이 기본인 민주주의에서 가장 숫자가 많고, 또 선호되는 '영남 출신'이 지역적인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론 법조인이다.

사법농단사태가 세간을 달구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현대 국가가 법치(法治)국가이기 때문이다. 제20대 국회 기준으로 법조인 출신은 49명이며, 법학 전공자로 확대하면 63명에 이른다. 우리 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법조인들의 정치 참여율은 높다.

과거 군정(軍政) 시대엔 무력이 힘이었듯, 현 시대엔 법이 곧 힘이다. 검찰만 해도 견제가능한 세력이 없는 무소불위의 권력기구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군정을 종식시키면서 정치군인들이 뒤로 물러선 뒤 그 빈 자리를 메운 것은 정계로 들어온 법조인들이었다.

특히 한국에선 법조인이 되기 위한 사법고시 합격은 한 개인의 지적 수준을 입증하는 가장 확실한 증명서로 작용해왔다. 법조인이라는 신분은 그 자체 만으로도 후보의 능력을 보장하는 훌륭한 정치적 '스펙'이 됐다.

그러다보니 다수결적 우위가 있는 '영남출신'과 최상급 기득권인 '법조인'의 교집합은 본인의 의도와 무관하게 한국 정치에서 특별한 위치에 오르게 된다. 독재시절 '육사 군인' 대신 '영남 법조인'이 정치 기득권층을 형성하게 된 모양새다. 마치 이를 방증하듯 호남에 그 기반을 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가장 최근에 배출한 노무현·문재인 두 대통령은 모두 '영남 출신 변호사'다.

정치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난 해 말 기자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의미심장하다.

"겉에서 보기에 지역주의도 줄었고, 직업의 귀천도 사라지고 있지만 수면 아래로 들어갔을 뿐일지도 모릅니다. 문재인 대통령 자신은 모를 수도 있지만, 결국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던 당시의 전략, '영남 출신, 호남당, 법조인'의 공식이 대선에서 그대로 재현된 거니까요.

한국정치·사회가 한 단계 더 나아갔다는 것을 보여주려면, '특이점'인 영남 율사에 대한 더 많은 반증(反證)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더불어민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行人臨發又開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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