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내수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한국지엠이 새해부터 암초에 부딪힌 모습이다. 지난해 선보인 신차 이쿼녹스에 이어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더 뉴 말리부까지 줄줄이 판매 부진의 고배를 마시며 위기감을 높이고 있어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더 뉴 말리부의 1월 내수 판매량은 1115대로, 전년 동월 대비 24.5% 감소했다. 이는 직전월인 지난해 12월 실적과 비교해서도 38.6% 후퇴한 수치로, 신차효과가 난망한 상황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특히 말리부는 지난해 11월 말 페이스리프트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구형 모델 판매량을 앞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 이후 최근 두 달간의 월 평균 판매량은 1466대로, 지난해 1~11월까지의 월 평균 판매량인 1385대를 간신히 앞서고 있는 것.
한국지엠은 말리부의 페이스리프트 출시 주기를 이례적으로 앞당기면서까지 판매 회복에 총력을 쏟은 것으로 전해지지만, 결과적으로 판매 반등에 실패해 올해 실적 회복이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
여기에 지난해 기대를 모았던 신차 이쿼녹스마저 1월 판매량이 전월 대비 64.3% 감소한 152대에 그치는 불운을 맞았다.
중형 SUV 모델인 이쿼녹스는 지난해 6월 출시 당시부터 높은 가격대로 인해 발목을 잡혔고, 신차효과는 커녕 같은 브랜드 내 경상용차인 다마스와 라보보다도 뒤쳐지는 등 그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이쿼녹스의 지난해 월 평균 판매량이 245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출시 반년이 지난 지금 판매 반등을 노리기는 사실상 힘들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한국지엠은 승부수나 다름없었던 신차 카드의 실패를 만회하고자 경영 전략을 '가격 인하'로 급선회했다. 고객 최우선 가격 정책이라는 명칭 아래 스파크, 트랙스, 이쿼녹스, 임팔라 등 주요 제품의 판매 가격을 최대 300만 원까지 낮춘 것.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지엠은 올해 1월 내수 실적에서 전년 동월 대비 35.6% 감소한 5053대를 기록, 완성차 꼴찌인 르노삼성에게 4위 자리를 내주는 수모를 겪었다.
승용 부문에서는 말리부와 함께 베스트셀링 모델인 스파크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RV 부문에서는 이쿼녹스의 부진으로 인해 트랙스 외 믿을만한 모델이 부재하다는 한계를 드러내며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은 올해 트래버스, 콜로라도 등의 신차 카드를 선보일 수도 있지만 이쿼녹스의 부진 여파가 커 소극적으로 나설 수도 있다"며 "결국 올해는 프로모션을 통한 판매 회복에 집중하는 한편 내년 소형 SUV 출시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판매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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