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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제명' '空砲彈'만 쏘는 국회
'YS가 마지막' 제명, 실질적으로 불가능
정체성 확립·이슈 확산 위한 정치공방
2019년 02월 11일 19:29:37 김병묵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앞에서 5·18 구속자회 회원들이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 김순례, 이완영, 백승주 의원의 제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리위는 있으나 마나입니다. 본회의에서 징계 부결내버리면 그만이죠. 사퇴하라고 하면 탈당 선에서 마무리 합니다. (국회의원) 제명요? 불가능이죠."

야권의 한 수도권 당협위원장이 11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들려준 이야기다.

국회에서 여야가 서로를 향해 의원직 사퇴, 제명 등 징계를 요청하는 공방을 주고받고 있지만, 실질적인 징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연이 자욱하지만 모두 위협만 하는 '공포탄(空砲彈)'일 뿐이다.

최근 자유한국당의 김순례·김진태·이종명 의원의 '5·18 폄훼 발언'으로 논란이 되자,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다른 야당들이 11일 제명을 추진하고 나섰다.

하지만 의원직 제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본회의에 안건이 올라가서 제명이 이뤄지려면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한국당이 113석을 차지하고 있는 현재 의석 구도상, 한국당이 제명에 반대하면 단독으로 저지가 가능하다.

실제 제명이 이뤄진 것은 지난 1979년,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제헌 국회 이후 유일하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군부독재하에서 이뤄진 정치적인 탄압으로, 부마 민주화항쟁의 불씨가 되기도 했다.

이후에 제출된 제명안은 대부분 폐기, 혹은 부결됐다. 지난 2010년엔 강용석 전 한나라당 의원이 성희롱 발언으로 제명안이 상정됐으나 부결된 바 있다. 또한 2015년 성폭행 혐의를 받은 심학봉 전 새누리당 의원은, 제명 전 자진사퇴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월, 한국당을 포함한 야4당은 손혜원 의원을 향해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지난 달 20일 한국당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소관 상임위와 관련된 곳의 투기 의혹은 탈당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면서 "의원직을 내려놓고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의원은 의혹이 불거지자 민주당을 탈당한 바 있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11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어지간한 일이 아니면 자진사퇴는 뽑아준 국민들에 대한 배신, 배임이다. 비례가 아닌 지역구의 경우 특히 그렇다"라면서 "사퇴하라는 비난은 그저 정치공세임을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제명과 사퇴로 공허한 정치 공방을 주고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가에선 '정체성 확립'과 '이슈 확산'을 꼽았다. 다음은 정치권의 한 핵심관계자가 11일 기자와 통화에서 말한 주장이다.

"우선은 정체성이다. '우리는 이런 입장'이라고 말할 때 반대편을 비난하는 것 만큼 확실한 것이 없다. 내가 아군임을 보여주려면 적과 같이 싸우는 것이 가장 쉬운 길이다. 다음으론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 같다. '제명, 사퇴를 요구할 정도의 사안'이라고 이슈를 키우는 거다. 상대의 흠이 더 심각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야권 정계의 한 소식통 역시 같은 날 "지지층한테 잘 보이고, 되든 안 되든 노력해봤다는 이미지가 중요하다"면서 "정치적인 상처라는 건 꼭 어떤 주장이 끝까지 성사돼야 나는 것이 아니다. 잘 막아도 날 때가 있다. 그런 것을 노리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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