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합리적인가? 시장은 효율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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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합리적인가? 시장은 효율적인가?
  • 김신애 기자
  • 승인 2011.07.18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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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심리를 담은 행동경제학 입문서 <투자자를 위한 경제학은 따로 있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신애 기자]

 
길거리에 지나가는 여성의 촌스러운 구두. 이상하다고 생각하다가도 구두에 달린 명품 로고를 확인하는 순간 촌스러움이 개성으로 잽싸게 바뀐다. 어디에서 저녁을 먹을까 주변 음식점을 두리번거린다. 가격이 싸도 사람이 없으면 가기를 꺼려하고 가격이 비싸도 사람이 많으면 그 곳을 선택한다. 과연 인간은 합리적인가? 시장은 효율적인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10년 사이만 봐도 IT 거품, 부동산 거품, 원자재 거품 등이 세계적인 금융 위기로 확산되기도 했다.

전통 경제학과 이곳에 뿌리를 둔 금융공학은 ‘인간은 합리적이며 시장은 효율적이다’는 전제를 경제학의 기본으로 삼고 자산의 가치와 별도로 움직이는 가격의 비정상 변동에 대해서는 ‘이상 현상(anomaly)’이라고 규정했다. 행동경제학은 바로 이러한 전통경제학의 한계를 지적했다. 행동경제학은 경제학과 심리학을 한데 접목시키고 인간의 심리 요인이 의사 결정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이 책 <투자자를 위한 경제학은 따로 있다>는 바로 행동경제학에 관한 책이다. 행동경제학이 탄생하기까지 경제학의 흐름, 행동경제학의 기본 개념과 금융 현장의 실무 사례, 응용 범위 등을 책에 담았다. 특히 행동경제학 입문서의 꼴을 갖추고 있으면서 금융 시장의 사례와 거품 현상 등 투자자의 심리를 주요 예시로 들어 금융 자산에 대한 투자 의사 결정을 다루는 행동 재무(behavioral finance, 행동금융학)나 통제의 환상 등 투자자들의 심리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부분을 깊이 있게 다뤘다.

일련의 거품과 그에 따른 금융 위기를 겪으며 막심한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라면 현재 시세가 거품인지 아닌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궁금할 것이다. 투자자들은 자기 나름의 합리적인 근거와 소신을 토대로 투자 의사를 결정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심지어 금융 시장을 자신의 손으로 일정 부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마저 할 수 있다.

그러나 논리적으로 합당하다고 생각했던 근거, 객관적이라는 확률을 토대로 한 투자 판단도 사실은 자기 마음 속 편견과 자기합리화, 자존심에 따른 것일 수 있다. 이 책을 읽게 되는 투자자들은 자신이 그동안 어떤 직감이나 인상에 기반 해 의사 결정을 해 온 것은 아닌지, 확률을 계산하거나 가치를 평가하면서 혹시 주관적인 잣대를 적용하지는 않았는지, 자기도 모르는 어떤 오류나 함정에 빠진 채 판단을 내려 온 것은 아닌지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마카베 아키오 지음 | 부키 | 272쪽 | 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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