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 강제진압 시도 ‘일촉즉발’…“몸이라도 던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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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 강제진압 시도 ‘일촉즉발’…“몸이라도 던지고 싶다”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7.21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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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사측 크레인 85호 바닷가로 끌고 갈 준비 완료”…심상정 “희망버스 청와대로 갈 수 있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최신형 기자]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요구를 위한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크레인 고공농성이 21일로 197일째를 맞은 가운데, 사측이 김 지도위원이 올라간 85호 크레인을 바닷가로 끌고 가려했다는 주장이 제기, 파문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김 지도위원이 20일 오후 2시 45분경 자신의 트위터에 “사측이 85호 크레인을 바닷가 쪽으로 끌고 가기 위한 준비를 완료했다”고 전했다. 이후 김 지도위원의 상황이 진보신당 당 게시판에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등 다급한 상황이 전개됐다.

김 지도위원과 농성 중인 조합원 측이 강하게 저항해 사측의 강제진압은 일단락됐으나, 김 지도위원이 이미 “사측의 강제진압시 뛰어내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언제든지 파국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김 지도위원은 21일 CSB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0일 사측의 강제진압과 관련, “한진중공업에서는 이 크레인만 진압하면 정리해고 사태가 사라진다고 생각하니까, 이 크레인을 84호 크레인으로 당겨서 바다 쪽으로 이동하겠다는 것”이라며 “현재 84호 크레인하고 연결하는 와이어로프를 다 연결해놓고 85호 크레인의 브레이크핀을 다 뽑아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 목숨을 걸고 여기에 올라와서 197일째 이러고 있는데, 더 극한 상황으로 내몰리면 저 역시도 더 극한 상황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면서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는 비단 이번 뿐이 아니라 2003년부터 계속 연례행사처럼 되풀이 됐다. 회사가 조합원들의 노조사무실 방문까지 봉쇄하고 있지 않느냐. 사측의 전향적인 자세가 없다면 내려갈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뉴시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갔던 노회찬 진보신당 상임고문은 이날 같은 프로에 동시 출연해 단식에 들어간 이유에 대해 “사실 정치인들이 할 일은 따로 있을 것”이라면서도 “저희들이 노동부장관과 정부당국, 각 당 대표 등을 만났지만, 소귀에 경 읽기였다. 그렇다면 저희들은 뭘 해야겠느냐. 방법이 없어서 단식을 하고 있다. 몸이라도 던지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사간 합의 논란과 관련해 “교섭권을 법적으로 갖고 있는 곳은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인데 그 하위조직인 지회가 (사측과)합의를 하지 않았느냐. 지회는 교섭에 참여할 수는 있어도 교섭체결권은 없다”면서 “때문에 사실상 효력이 없는 합의다. 또 교섭의 결과라는 게 합의이행문이라는 이상한 이름으로 돼 있다”고 꼬집었다.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고문도 이날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상도입니다>에 출연해 한진사태와 관련, “한진 자본이 경영위기를 유도해서 만들어 낸 비도적성에서 비롯된 일로, 독단적인 정리해고”라면서 “희망버스가 가는 길을 막고 양심세력을 외부세력이라고 비난한다면, 희망버스는 청와대로 향하는 절망버스가 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심 상임고문은 “경찰이 (김진숙 지도위원에게 대응하는 것은)이명박 정부의 판단 아래 움직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양심세력의 결집을 두려워하고, 내년 총대선의 참패와 정권교체가 두려워서 이런 탄압을 하는 것으로, 제2의 부마항쟁을 불러올 수 있는 아주 위험한 짓”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오는 30일로 예정된 ‘3차 희망버스’를 앞두고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경영계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야당과 민주노총, 시민사회단체 등은 이미 3차 희망버스에 참여할 시민 등을 모집하며 대규모 희망버스단을 기획 중이다. 특히 진보신당 중앙당은 김 지도위원 등 해고 노동자들에게 응원의 말을 전하는, 페이스 선언을 전개하며 당력을 총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부산시와 부산상공회의소 등 일부 단체는 희망버스를 외부세력으로 규정하며 “무책임한 외부개입이 지역경제를 죽이고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이들은 오는 30일을 앞두고 크레인 농성 중단을 촉구하는 반대운동을 전개할 것으로 전해져 양측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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