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이 출장 등의 이유로 쌓아온 항공 마일리지 활용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토해양부 공무원들의 항공 마일리지 사용률이 3.0%로 아주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해양위 소속 신영수 의원(한나라당, 경기 성남 수정)은 5일 국회예산정책처에 의뢰해서 총리실, 정부 부·처·청 등 38개 기관을 대상으로 항공 마일리지 사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국토해양부 공무원들의 항공 마일리지 활용률은 3.0%에 불과하다며 마일리지로 해결할 수 있는 항공권을 돈 주고 구입,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해양부는 직원 총 4314명이 출장 등으로 약 1532만 마일을 적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중 43명만이 약 45만 마일 정도를 활용했다.
 
미활용 마일리지가 약 1486만 마일 정도가 남아있었다. 7만 마일이면 인천~뉴욕을 무료로 왕복할 수 있다. 항공료 190만 원으로 단순 환산할 경우, 약 4억 원 가량 된다.
 
국토해양부 고위직은 33명 가운데 1명만 마일리지를 이용해 항공권을 구입했다. 장관, 차관은 출장을 10~20회 다녀왔지만 한 번도 마일리지를 사용 안했다. 출장 21회에 미활용 마일리지가 12만 마일이 넘었는데도 한 번도 쓰지 않은 임원도 있었다.
 
신 의원은 “결국, 마일리지를 사용하면 국민세금으로 운용되는 공무원 출장비를 절약할 수 있었을 텐데, 내 돈이 아니니 아껴 써야 한다는 생각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올 5월 '공무원 보수 등의 업무지침'을 개정, 행정안전부의 'e-사람'시스템에 공무출장에 따른 마일리지를 전산 입력해 관리하고 항공권 구입시 이를 먼저 사용토록 조치했다.
 
하지만 이를 어긴다고 해서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 없고 번거롭다는 이유로 대다수 공무원들이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결과 'e-사람' 시스템에 누적돼 사용되지 않고 있는 정부 전체의 항공마일리지는 1억7633만 마일, 금액으로는 47억 원에 달한다. 국회에서는 실제 집행된 국외여비를 기준으로 할 때 이보다 5배가 많은 8억8568만 마일(240억 원 상당)이 적립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 의원은 “지금부터라도 공무원들이 마일리지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장·차관 등 고위층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