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정치] 조선의 용기있는 선비 유희춘과 조국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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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보는 정치] 조선의 용기있는 선비 유희춘과 조국 사태
  • 윤명철 기자
  • 승인 2019.09.22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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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는 진정 유희춘과 같은 의기있는 정치인이 없단 말인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명철 기자]

사진(좌) 선조의 릉 목릉 사진(우) 청와대 대한민국에는 진정 유희춘과 같은 의기있는 정치인이 없단 말인가? 사진제공=뉴시스
사진(좌) 선조의 릉 목릉 사진(우) 청와대 대한민국에는 진정 유희춘과 같은 의기있는 정치인이 없단 말인가? 사진제공=뉴시스

조선의 선비들은 의기(義氣)가 높았다. 군왕이 잘못된 정치를 하면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직언을 멈추지 않았다. 선조 재위시절 대사헌과 부제학을 지낸 유희춘은 왕에게 소인이 정치를 좌우하게 되는 경우에 대해서 서슴지 않고 직언을 고했다.

유희춘은 조선의 대표적인 악녀 문정왕후가 윤임, 유관, 유인숙의 죄를 물어 숙청하라는 밀지를 내리자 이에 부당함을 지적하다가 벽서(壁書)의 옥(獄)에 연루돼 제주도에 유배된 의로운 선비였다.
 
<선조실록> 선조 7년 1월 21일 기사에 따르면 조강에 참석한 유희춘은 선조에게 “‘생각하지도 않고 행하지도 않는다’는 것은 방종과 해이를 편안히 여기는 것이니 병이 있는데도 조리하거나 약을 먹지 않는 것과 같고 ‘변설로 구정을 어지럽힌다’는 것은 병이 있는데도 독한 술을 마시고 독이 있는 음식을 먹는 것과 같아서 그 해독이 더욱 심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희춘은 특히 “‘변설’이란 자기의 사심(私心)으로 기뻐하고 성내며 좋아하고 미워하는 것인데, 임금이 조금이라도 편벽된 사심이 있으면 소인들은 반드시 영합해 기망하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 대목에서 한 무제가 제정한 ‘견지 고종 감림부주법(見知故縱監臨部主法)’을 사례로 들었다. 견지(見知)는 죄를 범한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고발하지 않았을 때 그 사람을 같은 죄로 처벌하는 법이다. 고종(故縱)은 죄가 있는 줄을 알면서도 고의로 놓아 주었을 때 처벌하는 법이다. 감림부주(臨部主法)는 관할 하급 관서나 부하가 부정을 저질렀을 경우 그 상사가 죄를 받는 법이다.
 
유희춘은 이 법을 만든 이유에 대해서 한 무제가 오랑캐를 정벌하다가 국가의 용도(用度)가 부족하자 장탕(張湯)·조우(趙禹)의 무리가 고황제(高皇帝)의 약속을 어지러이 고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양귀비의 미모에 미쳐 국정 혼란을 자초한 당 현종이 환관의 전횡을 막고자 했던 당 태종의 뜻에 反해 환관을 높이고 함부로 승진시켰다가 마침내 당나라가 망하게 될 환란의 조짐을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불행히도 선조도 유희춘의 간언을 무시하고 국정을 농단하다 한민족 최대 비극인 임진왜란을 자초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남자로 불리는 조국 법무부장관 사태가 대한민국을 대혼란에 빠뜨렸다. 조 장관의 배우자가 검찰에 의해 기소되고, 딸과 아들 관련 의혹과 친족들의 사모펀드 의혹이 연일 터져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권은 조국 장관 지키기에 여념이 없고, 야권은 거리에 나가 조국 장관 사퇴를 외치고 있다. 다음 주에 정기국회가 열리겠지만 조국 장관 사태가 모든 현안을 잠재울 것으로 예상된다. 조국 사태가 민생을 뒷전으로 밀어낸 셈이다. 대한민국에는 진정 유희춘과 같은 의기있는 정치인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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