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병묵 기자]
정치권과 게임업계가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까. 최근 E-sports(이스포츠)의 한 종목에서 불거진 '선수 노예계약 논란' 관련,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이 관련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같은 당 하태경 의원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이 포착됐다.
앞서 게임산업은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게임업계는 정치권과 소원했다. 대개 정치권의 부정적 인식이 문제였다. 지난 2011년 시행된 국회발 '셧다운제(심야 청소년 강제게임제한)'논란이 대표적이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꾸준히 게임업계, 특히 이스포츠에 관심을 가져온 정치인들은 존재했다.
'원조 이스포츠 팬' 원희룡 제주지사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이스포츠의 초창기부터 관심과 응원을 보내온 정치인이다. '스타크래프트1'의 전성기던 2000년대 초반 경기장에 자주 모습을 비추던 원 지사는, 한나라당 최고위원 시절이던 2005년에는 소장파 의원 모임 '새정치수요모임'과 함께 '2005 한·중 게임 국가대항전'을 국회에서 열기도 했다. 당시 "게임을 통해 문화와 산업이 나온다"고 언급했던 원 지사는, 지난 2018년 사단법인 한국 이스포츠협회 제주지회 창설과 적극적인 지원을 공약하는 등 지속적인 관심을 보내고 있다.
한때 온라인 최고 인기 정치인, 전병헌 전 의원
전병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한 때 이스포츠 업계의 상징적인 정치인이었다. 2013년 한국 이스포츠협회 협회장 활동을 시작한 전 전 의원은, 네이버 이스포츠 페이지 신설, 진에어 후원 유치, 롤드컵 한국 개최, KeSPA 컵 신설, 중앙대학교 e스포츠 특별전형 신설, 한국 이스포츠협회 대한체육회 준가맹단체 승인 등을 이뤄내며 게임업계와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온라인에서 한 때 '10 대들도 아는 유일한 정치인'으로 불리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임명됐을때도 국내의 한 유력 게임 커뮤니티에 인사말을 남기기도 했던 전 전 의원은,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이스포츠 협회장 재임 당시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인 상태다.
이동섭·하태경 새로운 아이콘 될까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은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스포츠 선수와 구단 간의 계약 시 문화체육관광부가 마련한 표준계약서로 계약을 맺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이스포츠 진흥법 개정안' 을 대표발의 했다고 밝혔다.
이스포츠 구단과 선수 간의 계약 형태가 체계적이지 않은 형편이다 보니, 이스포츠 선수들이 구단과 불공정 계약을 맺고, 이로 인하여 금전적‧정신적으로 피해를 입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입법 배경이다.
이 의원은 이날 "우리나라의 우수한 이스포츠 선수들이 해외에 많이 진출해 있는데 특성상 나이가 어린 선수들이 많아 무리한, 그리고 악의적인 내용이 담긴 불공정 계약을 맺는 사례가 다른 스포츠 종목에 비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개정안을 통해 이스포츠 선수들이 억울한 계약을 맺어 피해를 입지 않도록 그들의 권익을 보호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도 '카나비(최근 노예계약 의혹이 제기된 선수' 서진혁 선수의 계약 문제를 돕겠다고 나섰다. 하 의원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며칠 전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의 프로 대회에서 활동명 ‘카나비’라고 하는 초특급 유망주 선수 한 명이 소속팀으로부터 협박과 강요를 당해 불리한 조건으로 사실상 노예계약을 맺었다는 폭로가 나왔다"면서 "의원실에서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조사해봤는데 폭로된 내용들이 매우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다. 대회 주관사들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데 조사 범위가 내부 규정에만 한정돼 있다"며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예고했다.
좌우명 : 행동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