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이어지는 행사에 기대감 떨어진다는 지적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대형마트가 연중 최대 쇼핑 기간으로 떠오른 11월 대규모 물량 공세를 퍼붓는다. 최근 몇 년간은 이커머스업계가 쇼핑 대전을 주도했지만 불황에 신음하는 유통업계도 절박한 심정으로 어느 때보다 치열한 가격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연중 내내 이어지는 할인 행사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소비자들도 있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형마트들이 다음달 일제히 할인 행사를 펼친다.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중국 ‘광군제’ 등 전세계적으로 굵직한 쇼핑행사를 앞두고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프로모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객들이 해외직구 등으로 물건을 구매하기에 앞서 이른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열어 시선을 빼앗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은 주로 이커머스 기업이 11월 쇼핑 행사를 이끌었지만 올해는 오프라인 유통업계도 역량을 총동원한 공격적인 참전을 예고했다. 이커머스업계의 급성장으로 수세에 몰린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마트는 다음달 2일 하루 동안 최대규모로 행사를 준비했다. 이마트를 운영하는 신세계그룹은 이날 단 하루 18개 계열사의 온·오프라인 유통역량과 인프라를 총 동원한다. 쓱데이 당일 물량 규모로만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전문점들을 모두 합쳐 1000억원에 이른다.
이마트는 ‘1+1’ 행사와 각 품목별 주요 상품 최대 50% 할인 등을 내세웠다. 한우·G7와인·계란·피자 등 행사상품을 비롯해 하나 사면 하나 더 주는 ‘1+1’, 전품목 최대 50% 할인, 신선상품 2개를 1개 값에 구매하는 ‘2개 구매시 1개 할인’, 점별 ‘오늘 단 하루 서프라이즈 특가’ 등이 주요 테마다. 한우의 경우 ‘한우데이(11월 11일)’ 행사를 겸해 다음달 1~2일까지 이틀간 한우 전품목을 40% 할인 판매한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총 120톤의 한우 물량을 준비했다.
홈플러스는 다음달 27일까지 4주간 전국 점포 및 온라인몰에서 대규모 ‘블랙버스터’ 할인행사를 전개한다. 홈플러스는 이번 블랙버스터 행사를 위해 “4주간 땅 파서 장사하겠습니다”라는 메시지의 영상 광고도 준비했다.
홈플러스는 품질과 가격 모든 면에서 엄선한 200여 종의 대표상품을 ‘블랙버스터 스페셜 패키지’ 상품으로 선보이는 한편, 매주 인기상품을 대규모 사전 물량계약으로 초특가에 파는 ‘빅딜가격’, 300여 종 핵심 생필품을 반값 수준에 내놓는 ‘득템찬스 1+1’, 코리아세일 페스타 ‘가전 할인대전’, 쇼핑몰과 온라인몰 행사 등을 진행한다.
롯데마트는 주 단위로 총 4차에 걸쳐 ‘국민 체감 물가 낮추기 프로젝트’를 다음달 27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롯데그룹 쇼핑축제 ‘롯데 블랙 페스타’와 겹쳐 전년 대비 40% 이상 늘어난 총 600억원 규모의 물량을 준비했다. 행사 물량과 규모 모두 사상 최대다.
다음달 6일까지는 ‘10년 전 가격’을 테마로 ‘국민 체감 물가 낮추기’ 프로젝트 1탄을 전개한다. 총 18개 필수 생필품을 10년전 가격으로 판매한다. 행사에서는 1등급 한우 등심과 삼겹살, 은갈치 등 고객들이 가장 많이 사는 상품군을 중심으로 총 18개 품목을 선정했다. 행사가는 10년 전인 지난 2009년 11월 첫 째주에 롯데마트에서 판매된 품목별 단위당 가격을 기준으로 책정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이처럼 대대적인 초저가 공세에 나서고 있지만 출혈경쟁이 지속되면서 결국 ‘제살 깎아먹기’라는 우려도 지속되는 실정이다. 할인행사가 올해 내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뻔한 행사’라는 반응도 상당하다.
이창수 홈플러스 마케팅총괄이사는 “연말을 맞아 고객의 장바구니 물가부담을 줄이고 다양한 ‘득템’ 찬스를 드리기 위해 4주간 전 카테고리에 걸쳐 대대적인 행사를 준비했다”며 “특히 블랙프라이데이보다 앞서 오직 국내 소비자들만을 위해 마련한 행사인 만큼 해외직구로 흐르던 소비자들의 관심을 국내로 돌려 내수진작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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