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미래 낙관” vs. 재계 “장기 불황”…엇갈린 경제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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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미래 낙관” vs. 재계 “장기 불황”…엇갈린 경제 진단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9.12.09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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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문재인 대통령(오른쪽),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뉴시스

문재인 정부와 재계의 경제 진단이 크게 엇갈린 모양새다.

9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6회 무역의날 기념식'에 참석해 "엄중한 국제경제 상황에서 우리 경제를 지켜준 무역인들에게 감사하다"며 "어려운 고비마다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운 건 무역이었고, 지금 우리 경제의 미래를 낙관할 수 있는 것도 무역의 힘이 굳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미중 무역분쟁, 세계 경제 둔화 속에 세계 10대 수출국 모두 수출이 줄었으나 우리는 3년 연속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고 11년 연속 무역흑자라는 값진 성과를 이뤘다"며 "그만큼 우리 경제의 기초는 튼튼하다"고 강조했다.

무역의날 기념식 축사 자리 발언인 만큼, 큰 의미를 두긴 어렵지만 문 대통령과 정부가 현재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이에 앞선 지난 2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은행의 '11월 경제심리지수(ESI) 순환변동치'(기업경기실사지수+소비자동향지수)가 반등에 성공했음을 들어 "결코 낙관하자는 것은 아니다. 경제심리 종합지표인 ESI가 개선세이고, 지난달 통계청의 산업활동 동향에서 소매판매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대내외 여건 개선으로 경기 심리가 회복되고 있다고 자신의 SNS를 통해 내세우기도 했다.

반면, 기업들의 전망은 비관적이다. 한국경영자총회(경총)가 경총 회원사·주요 기업 206곳을 대상으로 지난달 설문조사를 진행해 지난 8일 발표한 '2020년 기업 경영 전망 조사'에 살펴보면 전체 응답 업체 중 64.6%가 현재 경기 상황을 '장기형 불황'이라고 판단했다. '회복될 것'이라는 답변과 '회복 국면'이라는 답변은 각각 19.2%, 2.4%로 집계됐다.

또한 내년 경영전략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 기업 중 47.4%가 '긴축경영'이라고 답했다. '현상 유지'와 '확대경영'은 각각 34.1%, 18.5%에 그쳤다. 투자전략에 대해서도 '축소'(39.4%)라고 답한 업체가 가장 많았으며, '금년 수준'은 38.6%, '확대'는 22.0%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같은 기관에서 진행한 동일한 설문조사 답변보다 부정적인 반응이다. 당시 경총이 주요 회원기업 179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0년 최고경영자 경제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 기업 CEO 중 75.5%가 당시 경기 상황을 '회복국면 진입' 또는 '저점 통과'라고 답했다.

아울러, 2010년 경영전략에 대해서는 '확대경영'(43.6%), '현상 유지'(29.6%), '긴축경영'(26.8%) 순으로 답변했으며, 투자전략에 대해서도 '확대'라고 응답한 비율이 51.6%로 가장 높았고, 이어 '금년 수준' 35.5%, '축소' 12.9% 등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재계의 한 관계자는 "위기론자들의 지나친 비관론도 문제지만, 청와대와 정부 역시 근거 없는 낙관론을 삼갈 필요가 있다. 정확하게 진단하고, 정직하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 특히 내년은 우리나라 총선과 미국 대선이 맞물린 시기다. 국내외 불투명성이 심화되는 해"라며 "금융위기 때보다 기업인들의 전망이 어둡다는 걸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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