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금연거리 시행 한달…“증권가 너구리굴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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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금연거리 시행 한달…“증권가 너구리굴이 달라졌다”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0.01.31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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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NH투자·유화증권 사이 골목…흡연자 많아 ‘오명’
시행 한달째…“제도 시행에 만족” “몰라보게 거리 깨끗해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여의도 증권가 빌딩 사이에 금연거리 알림 현수막 ©시사오늘 정우교 기자
여의도 증권가 빌딩 사이에 금연거리 알림 현수막 ©시사오늘 정우교 기자

여의도 증권가 '너구리굴'이 달라졌다. 

이곳은 한화투자증권·NH투자증권·KTB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 본사와 위워크·유화증권·현대차증권 등 9개 빌딩 사이에 위치한 골목으로 그동안 각 증권사 직원들의 흡연장소로 자리잡았다. 골목 자체가 넓지 않고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흡연을 하기 때문에 늘 그동안 연기가 자욱한 '너구리굴'이라는 오명을 갖고 있었다.  

이에 영등포구청은 지난 1일 이곳을 금연구역으로 운영하고 흡연부스를 설치했다. 금연구역을 사유지에 조성하는 것은 전국 최초로, 그동안 단속권한이 없었기 때문에 여러차례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등포구청은 금연구역 조성을 위해 지난 2018년 말 조례를 개정해 공개공지 및 연면적 5,000㎡이상 대형 건축물 등의 사유지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또한 골목 주변 9개 빌딩 관계자를 만나 별도 흡연실을 마련하기 위해 간담회를 진행해왔다. 그 결과, '너구리굴'은 금연거리로 지정됐고, 1일부터 흡연 적발 시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하게 된다. 

금연거리에 설치된 현수막 ©시사오늘 정우교 기자
여의도 증권가 빌딩 사이에 금연거리 알림 현수막 ©시사오늘 정우교 기자
'너구리굴' 근처에 설치된 흡연부스 ©시사오늘 정우교 기자
'너구리굴' 근처에 설치된 흡연부스 ©시사오늘 정우교 기자

31일 다시 찾은 증권가 '너구리굴'은 예전과 다른 모습이었다. 거리에 흡연자는 찾아볼 수 없었고 곳곳에 보였던 쓰레기들도 사라졌다. 200M정도 되는 거리 곳곳에는 금연구역을 알리는 현수막들이 붙어 있었다. 또한 골목 끝 도로 옆에 위치한 두곳의 흡연부스에서는 근처 증권사 직원들로 보이는 흡연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한달 사이 완전히 달라진 풍경에 대해 근처 증권사 직원들은 대체로 '너구리굴'의 변화를 반기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오명'에 대해서도 이미 인식하고 있었으며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하고 있었다. 근처 증권사에 다니고 있는 한 관계자는 31일 통화에서 "사실 흡연자의 입장으로 지정부스까지 이동해 흡연하는 것은 번거로운 일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제도 시행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면서 "그동안 그 거리(너구리굴)를 지나다니는 보행자들도 간접흡연으로 인해 적지않은 피해를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각 증권사의 흡연자들이 한꺼번에 흡연을 했고, 회사들도 바리케이트를 설치해서 미관상으로도 사실 좋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게다가 흡연 후 쓰레기를 챙겨야 하는것이 맞지만, 지금까지 아무도 그 문제에 대해 인식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도 시행 이후 한달도 안되는 시간에 그곳은 완전히 달라졌다"면서 "사유지지만 앞으로 쾌적한 환경을 위해서는 단속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한다"고 전했다. 

다른 증권사 직원은 같은 날 통화에서 "비흡연자가 볼때는 이번 단속은 굉장히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띄웠다. 또한 "사실 그곳은 흡연자들을 위한 거리는 아니었다"면서 "증권사를 이용하는 고객이나 많은 사람들을 위한 통로였는데 흡연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연기나 쓰레기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보행자들에게 이곳(너구리굴)은 좋은 모습은 아니었을 것"이라면서 "흡연구역도 따로 설치됐기 때문에, 흡연자들도 불편감을 많이 느끼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골목 주변 또 다른 증권사 직원도 이날 "비흡연자로 이번 정책은 정말 환영한다"면서 "바뀐 환경에 쾌적함마저 느낀다"고 전했다. 또한 "흡연자 부스도 근처에 추가로 더 만들어서 흡연자·비흡연자 모두 불편함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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