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온라인상의 ‘광화문 광장’이다. 현실적으로 해결 가능한 청원은 많지 않지만, 현 시점에서 국민들이 어떤 이슈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때문에 <시사오늘>은 지난 한 달 동안 국민청원 게시판에 어떤 청원이 제기됐는지를 살펴보면서 ‘민심(民心)’을 추적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신종 코로나 공포…“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 세계가 떠들썩하다. 중국에서는 이미 361명의 사망자가 발생(3일 기준)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넘어섰다는 발표가 나왔으며, 세계적으로도 23개국에서 1만4000여 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과 인접한 우리나라에서도 ‘신종 코로나 공포’가 날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잠복기가 2주에 달한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상황의 호전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1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가장 큰 추천을 받은 게시물은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 청원이었다.
“중국발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다. 북한마저도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는데, 춘절 기간 동안이라도 한시적 입국 금지를 요청한다. 이미 우리나라 상륙한 뒤에는 늦지 않겠는가.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짤막한 내용의 게시물은 불과 열흘(등록일 1월 23일) 남짓한 기간 동안 무려 66만7300여 명(3일 기준)의 동의를 얻었다.
실제로 정부는 4일 0시부터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에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한국 입국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한 우리 국민은 입국 뒤 14일간 자가 격리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또 현재 제주도에서 실시하고 있는 무사증 입국제도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윤석열 총장 수사팀 해체 반대”
윤석열 검찰총장의 ‘3대 의혹 수사팀’ 해체를 반대하는 청원도 33만9200여 명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 답변 요건을 충족했다. 청원자는 “요즘 검찰은 역사상 제일 잘 하고 있다. 국민 대다수가 절대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개혁해야 한다고 부르짖는 사람은 뒤가 구린 사람들이 분명하다”고 글을 시작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검찰의 가장 큰 문제는 권력의 시녀 또는 대통령의 충견이 됐던 것이었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청와대의 보복 정치에 편승해 정적들을 적폐청산이라는 명분으로 숙청했다”면서 “그런데 윤석열 총장이 부임하면서 달라졌다. 살아있는 권력에 굴하지 않고 수사하기 시작하면서 제자리를 찾았고 정상으로 돌아왔다. 대다수 국민들은 환호했고 적극 응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러자 대통령과 청와대 실세들이 가장 불편해하고 있다. 대통령은 윤 총장 임명할 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공정하게 수사하라고 했는데, 그것은 말뿐이었던 것”이라며 “만약 3대 부조리 수사팀이 해체된다면 국민들이 분노가 아니라 폭발할 가능성이 크다. 부디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국민의 뜻을 헤아려 천추의 한을 남기지 않기를 충고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추 장관은 1월 8일과 23일 두 차례 인사와 13일 직제 개편을 통해 청와대를 향한 수사를 지휘하던 ‘윤석열 사단’을 사실상 해체한 바 있다.
좌우명 : 인생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