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국내 럭셔리카 시장이 올해도 뜨겁게 달궈질 전망이다. '억' 소리 나는 럭셔리 브랜드들이 SUV 모델들을 앞세워 시장 판 자체를 급속히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판매 호조를 누린 람보르기니 우루스, 롤스로이스 컬리넌, 벤틀리 벤테이가 등에 이어 올해는 제네시스 GV80, 애스턴마틴 DBX 등이 출사표를 던져 귀추가 모아진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럭셔리 SUV 시장에 진입한 브랜드로는 현대차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영국 슈퍼카 브랜드인 애스턴 마틴이 꼽힌다. 제네시스는 지난달 15일 브랜드 첫 SUV이자 플래그십 SUV 모델인 GV80을 공식 출시했으며, 애스턴 마틴 역시 이달 5일 스포츠카 DNA와 SUV의 실용성을 겸비한 첫 SUV 모델 'DBX'를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 것.
우선 제네시스 GV80은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목표에 부합하듯, 우아한 내외관에 신규 첨단 안전·편의 사양들을 대거 집약시켜 높은 경쟁력을 확보했다. 더욱이 3.0 디젤 모델 외에도 향후 가솔린 2.5 및 3.5 터보 모델을 운영할 예정인데다 개인 맞춤형 판매 방식을 도입, 고객 선택 폭을 다양화한 점이 눈길을 끈다.
애스턴마틴 DBX는 수퍼카 브랜드답게 역동적인 주행성능에 SUV의 실용성을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4.0 트윈 터보 V8 엔진은 9단 토크 컨버터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최고 출력 550마력, 최대 토크 71.4kg.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3060mm에 달하는 긴 휠 베이스와 632ℓ의 적재 공간도 자랑거리다. 이를 바탕으로 애스턴마틴은 DBX가 5인승 데일리 SUV로서 조금 더 대중적이고 가족적인 모델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다.
이처럼 내로라하는 브랜드들이 럭셔리 SUV 시장 진출을 알리고 있는 데는 'SUV로 만들어야 성공한다'는 일종의 성공 방정식이 성립되고 있는 시장 환경과 무관치 않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럭셔리카를 향한 고정 수요(소비 양극화)는 항상 존재해왔다는 이유에서다.
실례로 국내 시장에 럭셔리 SUV 모델들을 선보인 브랜드들은 지난해 유례없는 실적 확대를 이뤘다. 세계 3대 명차 중 하나로 꼽히는 롤스로이스의 경우만 보더라도 지난해 브랜드 최초의 SUV 모델인 컬리넌을 앞세워 30.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 123대 수준이었던 판매량이 161대로 크게 오른 것인데, 이중 컬리넌은 62대(판매 비중 38.5%)가 팔리며 일등공신으로 자리잡았다. 4~5억 원의 가격대를 고려하면 경이적인 실적을 거둔 셈이다.
람보르기니도 지난해 7월 출시한 SUV 모델 '우루스' 효과를 톡톡히 봤다. 2018년 11대 수준에 그쳤던 람보르기니의 국내 판매량이 2019년 173대로 1년새 1472% 급등한 것. 이중 우루스는 출시 반년 만에 100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남다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벤틀리는 국내 판매 실적이 40% 감소하는 불운을 맛봤지만, 브랜드 첫 SUV 모델인 벤테이가의 존재감만큼은 확실히 각인시켰다는 평가다. 벤테이가는 지난해 125대가 판매되며 2018년 50대 대비 150%의 성장률을 나타냈고, 브랜드 내 판매 비중은 97%에 달했다.
이 외에도 포르쉐의 대표 SUV 모델인 카이엔은 지난해 국내에서 2339대 팔리며 실적 효자 노릇을 했다. 브랜드 판매량 4204대의 55.6% 비중을 차지하며 한국 고객들에게 인정받는 SUV 모델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여타 럭셔리 브랜드 대비 경쟁력있는 1억 원의 가격대를 바탕으로 국내 누적 판매량도 1만 대를 돌파하는 등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이에 대해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벤츠나 BMW의 급속한 판매 증가로 인한 수입차 대중화 현상이 오히려 남들과는 다른 차를 원하는 고객층의 럭셔리카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며 "더욱이 SUV 트렌드에 빠르게 발맞춘 럭셔리 SUV 모델들의 등장이 그 수요를 독식하다시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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