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찬스 살릴지 ‘주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정치에 대한 이 썰 저 썰에 대한 이야기
이번 편은 8년 전 안철수 생각과 오늘날
安 대표로 보는 정치 오류 이유에 관심
‘8년 전의 안철수’를 만났습니다.
- 정치, 결심하셨나요?
“진로를 결정할 때 저는 항상 세 가지를 생각했습니다. 의미가 있는 일인가. 열정을 지속하고 몰입할 수 있는 일인가.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인가.”
- 서울시장 재보선 이후의 경과는 대략 알려져 있습니다만 그 이전의 출마 단계부터 궁금하군요.
“무상급식 문제로 주민투표가 추진되고, 서울시장 사퇴와 재보선 등 일련의 사태가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진정한 보수주의자라면 체제 유지와 사회 안정을 위해 소외계층을 따뜻하게 보듬어야 했고, 한나라당은 주민투표를 만류했어야 했는데 말이에요. 그런데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 한나라당 후보가 다시 후임 시장이 될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오더군요. 위기감이 들었습니다. 행정 혼란, 세금 낭비 등 잘못에 대해 제대로 대가를 치르지 않고 한나라당 에서 다시 시장직을 차지하게 된다면 정의롭지 못하다는 생각이었죠.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고 교훈을 얻어야 한나라당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었고요.
그런데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에서 원래 문항에 없던 제 이름이 거론된다는 얘기가 들리더군요. ‘나라도 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한 10%정도 들었다고 할까요. 가까운 사람들과 이런 얘길 나눴는데, 덜컥 한 매체에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기사가 나오더군요. 그다음엔 아시는 것처럼 우여곡절 끝에 박원순 변호사(현 서울시장)에게 출마를 양보했죠. 사실 양보한 당일에는 ‘지지자들 허탈’, ‘교수 출신의 한계’ 등 비판적 반응이 많으리라고 각오를 했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다음날 신문방송을 보니 유력한 대권후보로 거론이 되고 있었습니다. 충격도 받았고, 강한 책임감도 느꼈어요.”
-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말씀이지요?
“많이 놀랐습니다. 어떤 분이 ‘안철수 현상’이름을 붙였던데요, 사람들 눈에 구체제라고 느껴지는 것들, 국민의 생각을 반영하지 못하는 정당과 계층 이동이 차단된 사회 구조, 빈부격차가 심화되는 경제시스템 등을 극복하고 희망을 줄 수 있는 미래 가치를 갈구하는 민심이 그런 형태로 나타난 것 아닐까요. 정치에 직접 뛰어들어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든, 혹은 직접 나서지 않아도 기성 정치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든, 국민의 열망을 대변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책임감을 느꼈어요.”
- 안철수는 우유부단하다거나 간만 본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은 안주하지 않는, 도전과 결단의 연속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창업자나 경영자는 본질적으로 우유부단해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제가 평생 교수 생활만 했다고 잘못 알고 계시는 분들이 혹시 그렇게 보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사실 저는 교수보다 경영자로서의 경력이 훨씬 길어요. 서울시장 재보선 당시 50%의 지지도가 나오는 상태에서 5% 지지도의 상대에게 불과 20여 분의 대화 끝에 후보 자리를 양보한 것도 우유부단한 사람의 행보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간을 본다’는 표현은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 때 성공 가능성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말이겠죠. 하지만 저는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마다 의미 있고, 열정을 지속할 수 있고, 잘할 수 있는가의 세 가지만 생각했고, 성공 가능성은 고려사항이 아니었습니다. 지금도 같은 입장이고요.”
- 민주당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지요?
“민주당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였어요. 10년간 집권했으면 서민의 살림살이가 나아지도록 했어야 하는데 어땠습니까? 저는 말이나 생각보다 중요한 것이 결국 선택과 행동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민주당 정권의 경우 처음 의도는 좋았지만 실제 선택과 행동이 국민에게 실망을 주었지요. 정부를 책임지는 사람들은 열심히 했다는 것만으로 면죄부를 받을 수는 없습니다. 지난 10년 동안의 진보정권은 성과도 있었지만 아쉬움이 큰 게 사실입니다. 민주당은 4‧11 총선에서도 그렇게 판세가 유리했는데 끝까지 우세를 이어가지 못했죠. 제가 총선에서 적극적으로 야당을 편들지 못했던 이유는 후보 공천이 국민의 뜻을 헤아리기보다 정당 내부 계파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 조직이란 어떤 의미인지요.
“진정한 의미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의미 있는 일을 여러 사람이 모여 함께 이뤄가는 것이라고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 리더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건전한 생각을 가진 것만으로는 곤란합니다. 결과를 잘 만들어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죠. 독일의 정치철학자인 막스 베버는 <소명으로서의 정치>에서 ‘정치인은 신념 윤리와 책임 윤리를 함께 가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개인적인 신념을 가질 뿐만 아니라 아무리 힘들어도 이 신념을 현실세계에서 이루어내야 한다는 뜻이지요.”
이상은 지난 2012년 문답식으로 구성된 <안철수의 생각> 중 몇 단락을 발췌‧재구성한 것입니다. 정치에 왜 입문하게 됐는지 등 단편적이지만 8년여 전의 안 대표 생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8년 후 안철수’는 어떨까요.
올 초 귀국 후 안 대표는 바른미래당 재건에 실패하자, 탈당해 2020년 버전의 어게인 국민의당을 창당하고 당 대표에 취임했습니다. 이번이 네 번째 창당입니다. 그 사이 부침도 많이 겪었습니다.
“지난 8년은 기득권 양당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던 세월이었습니다. 18대 대선의 국정원 댓글공작, 20대 총선 후 리베이트 조작 국민의당 탄압, 19대 대선의 드루킹 여론조작, 그 밖에도 무수한 이미지 조작을 뚫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지난달 23일 창당 당대표 수락연설 중-
스스로 볼 때도 파란만장한 시간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가늠됩니다.
“동지 여러분, 고맙고, 그리고 죄송합니다. 어려운 가시밭길 함께 가자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저에게는 숙명일지도 모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누군가는 우리더러 바보라고 합니다. 현실 정치를 모른다고 합니다. 명분도 좋지만 실리를 찾으라고 합니다. 그것이 정치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가는 길은 옳은 길이라고 확신하기에 결코 포기할 수 없습니다. 어려운 길인지 알면서도 우리나라를 위한 옳은 길이기에 택한 것입니다.” - 수락연설 중-
어떤 옳은 길을 말하는 걸까요.
“거대 양당의 입장에서 이번 총선은 무능한 정권에 대한 심판이냐, 야당에 대한 심판이냐 밖에는 안보이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 대한민국이 어떤 길을 가야 할지에 대한 국민의 선택과 판단을 구하는 것입니다. 정치 기득권 유지와 포퓰리즘의 나라로 갈 것이냐, 과감한 개혁의 길을 갈 것이냐를 놓고 치열한 정책과 비전 경쟁이 이루어져야 이 나라가 사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수락연설 중-
비전은 이렇다고 합니다.
“진정한 실용적 중도정치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개혁의 길로 달려 나가겠습니다. 정부개혁, 공공개혁, 노동개혁, 규제개혁, 연금개혁 등 국가대개혁의 기초를 반드시 닦겠습니다. 사익 추구정치 배격하고 정치의 공공성을 회복하겠습니다. 일하는 국회, 일하는 정당으로 제대로 일하는 정치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무너진 정의와 공정의 가치를 다시 세우겠습니다. 권력을 사유화하고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는 어떤 세력과도 단호하고 싸워나가겠습니다. 진정으로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수락연설 중-
흡사 대선후보의 연설인가, 싶기도 합니다.
스스로 중도층의 균형추를 자처하듯 8년 전에는 보수여당의 파이가 늘어나는 것을 경계하고 지양했다면 이번엔 진보여당에 심판의 날을 세우는 모양새입니다. 정부 비판도 거침없습니다.
“촛불정신을 운운하는 지금 정부도 (지난 정부와 마찬가지로) 똑같이 사유화하고 있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조국 사태에서 보듯 정의와 공정의 가치마저 훼손하고 무너뜨렸습니다. 극단적 증오와 불신을 심어놓고 있습니다. 서민경제를 급격하게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외교·안보도 총체적 난국입니다. 내줄 것은 다 내주면서 아무런 성과 없이 북한으로부터 수모에 가까운 박대만 받고 있습니다. 안전 문제에도 큰 구멍이 뚫렸습니다. 지금 코로나19 확진자가 정부의 늑장대응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았던 메르스 사태 때 확진자 수의 세 배에 이르고 있습니다. 시진핑 방한을 국민 안전과 생명보다 우선순위로 놓지 마시기 바랍니다.”
구체적인 정책들은 솔깃합니다.
‘사법시험 부활, 로스쿨과 의학전문원 폐지, 조두순 인적사항 공개, 전담보호경찰 등으로 실질적 격리 조치 및 아동 및 청소년 대상 성범죄 최대 무기징역형으로 강력 처벌, 미성년자 범죄 관련 촉법소년 만 14세에서 12세로 하향 등….’- 신당 총선 공약 중-
현안 이슈 해법도 발 빠르다는 평입니다.
코로나 19사태로 마스크 대란 조짐이 일자 안 대표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6500원에도 마스크 못 구하는데 지자체들은 어떻게 1000원에 사서 구입해 (중국을) 도와주는 것이냐”며 역차별을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공권력을 투입해 마스크에 대한 매점매석 강력 단속 △마스크 수출 한시적 금지 △모든 국민이 소량일지언정 골고루 살 수 있도록 공적 비상 유통망 가동 △마스크 생산과 유통에 대한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 제공 등을 요구했습니다.
공허한 이유 …왜?
하지만 공허한 듯합니다. 청사진과 이슈 해법은 수려하지만 힘 있게 자신의 정치력으로 관철시킬 현실 가능성의 문제는 위축돼 보이기 때문입니다. 제아무리 멋진 정책도 권력을 획득해야 이룰 수 있습니다. 양당구조가 아닌 제3의 길 독자노선을 고수하는 현실은 당장 이번 총선을 거쳐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미지수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야권의 한 소식통은 최근 대화에서 “결국 안 대표를 제외한 남아있는 안철수계마저 그를 떠나게 될 것”이라고 전해온 바 있습니다. 안 대표는 “나를 따르라” 하지만 그를 따라갈 이들은 보기 어렵게 될 거라는 얘기였습니다. 또 다른 여의도 정가의 인사도 지난달 25일 대화에서 “안 대표는 독자노선을 고수할 것으로 전해 듣고 있다. 그리 되면 안철수계는 개별적으로 미래통합당에 입당하지 않을까 싶다” 고 말했습니다. 함께했던 많은 정치인들이 안 대표가 범 중도보수통합의 화룡점정이 돼주길 바랐지만 쉽지 않을 거라는 얘기였습니다.
사실상 일각의 예측은 맞아떨어져갔습니다. 한때 안 대표를 도왔거나 따랐던 국민의당‧바른미래당‧안철수신당에 있던 여러 정치인들이 황교안 대표의 미래통합당 행을 택하고 있습니다.
김영환‧문병호‧김중로‧김근식 국민의당 출신 정치인들에 이어 이동섭 의원도 지난달 21일 떠났습니다. 안철수 캠프에 있거나 비서실장 등을 역임한 이들입니다. ‘안철수계 여성 3인방’이라 불린 김삼화‧김수민‧신용현 의원도 미래통합당에 합류했습니다. 장환진 전 국민의당 창당준비위 집행부위원장, 김철근 전 대변인 등 안철수계 원외인사들도 미래통합당으로 갔습니다. 모두 정부의 폭정을 막으려면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야 하고, 그러려면 범중도와 범보수가 똘똘 뭉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안 대표는 “일리가 있다”면서도 “외롭지만 자신의 길을 가겠다”며 선을 긋는 길을 택했습니다. “힘들지만 국민께 약속한 그 길을 가겠다”는 이유입니다.
무슨 약속일까요.
귀국 후 안 대표는 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실용 중도 정치 실현 외에도 몇 가지를 공언한 바 있습니다.
“문 정권의 폭주를 막겠다.”
“이번 총선에 불출마하겠다.”
“저를 불렀던 바람을 깊이 담고 초심을 잃지 않겠다.”
또 이를 위해 “(중도보수통합에는) 관심 없다” 며 독자노선을 강조해왔습니다. “1대1 진영 구도로 가는 건 정부여당이 바라는 바다. 혁신경쟁을 통해 국민의 선택권을 넓히는 게 야권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길”이라는 게 안 대표가 줄곧 강조한 전략이었습니다.
물론 그 사이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안 대표와 접촉할 계획이 있다는 소식도 전해져오기도 했습니다. 막판이라도 안 대표가 전향적으로 선회해 호랑이(혁신)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갈지 등을 기대하는 시선들이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모두 물 건너간 것이 됐고 타이밍은 지나갔습니다. ‘떠날 사람은 떠나라.’ 안 대표의 마이웨이 행보만이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을 뿐입니다.
이쯤해서 정말 궁금한 것
안 대표는 왜 이러는 걸까요. 그간 한국정치사에 있어 제3의 길에 의미를 뒀던 <시사오늘>은 새 정치로 상징되는 안 대표의 정치 출현 전후를 놓고 줄곧 관심 있게 지켜본 경우입니다. 안 대표의 로드맵을 다시금 점검해볼 시점에 온 가운데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1일 통화에서 “CEO처럼 정치를 하고 있다”는 말로 그의 8년 여 정치인생의 오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적했습니다.
“안 대표는 지금껏 대체로 오류의 길을 걸어왔다. 국민이 원하던 서울시장 선거는 박원순 현 시장에 양보하고, 끝까지 경주할 것을 바랐던 2012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에 양보했다. 독자노선으로 갈 줄 알았던 2013년에는 돌연 민주당과 합당했다. 그리고 통합과 연대의 요구가 더 큰 이번 총선을 앞두고는 오히려 독자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번번이 소통과 논의, 설득 끝에 하기보다 대체로 나 홀로 결정에 의존했다.
이 모두가 CEO식에서 비롯된 행보로 볼 수 있다.(이명박‧트럼프 같은 기업가 출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 사업은 CEO의 의지가 가장 많이 반영된다. 정치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사람이다. 유권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끊임없이 점검하고 정치적 동지들과 소통하며 이룰 수 있는 최적의 정치적 여건을 만들어 나가는 게 정치인의 몫이다. 스스로 볼 때 당장 옳다고 하더라도 정치란 타협이라는 게 필요하다.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 자기가 꿈꾼 비전을 조금씩 전진시켜 나가는 거다.
사업은 방향을 정해놓고 혁신해 나간다. 정치는 다르다. 권력을 잡고 현재를 점검하며 수정해 나간다. 안 대표는 순서가 바뀌었다. CEO 식으로 하고 있다. 귀국 후 국민이 원하는 게 뭔지 소통 속에서 결론을 내기보다 나는 어떻게 하겠 습니다에 치중했다. 그게 국민이 바라는 약속인지 자신과의 약속인지 되돌아봐야 한다.
안 대표처럼 하면 과거 YS(김영삼)와 같은 삼당합당은 어림도 없게 된다. 대권을 못 잡으면 군정종식도, 금융실명제도, 재산공개도 못하게 되는 거다.
그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정치적 마인드다. YS의 설득과 양보의 정치 로드맵이다. 6월 항쟁의 단초가 된 85년 12대 총선 당시 YS는 신민당 창당을 위해 의원들을 설득하고, 때로는 다른 정파(동교동계)와 지분을 5대5로 나눠 양보하더라도 당을 제1 야당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호랑이(군정종식)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갔다는 삼당합당 때는 자신의 동지들을 한 명 한 명 만나 설득해 함께 나아갔다. 또한 DJ는 불리한 선거 구도에서도 정국 구도를 유리하게 하는 정치인이었다. 87년 13대 총선에서는 소선거구제를 유도해 제1야당 자리를 꿰찼고, 1995년 지방선거에서는 DJP(김대중+김종필) 연대로 뒤쳐져있던 정국 구도를 순식간에 뒤바꿔 버렸다.
안 대표는 많은 기회를 놓쳤다. 최근에도 대다수 정치인들이 이탈하고 고육지책으로 비례정당이라는 카드를 내걸었지만 이대로라면 정치적 타이밍을 잡는데 실패했던 ‘제2의 손학규’라는 평가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결국 안철수만 남은 격이다.”
물론 ‘모두가 다 떠난 것은 아니다’는 강변이 들려올지 모르겠습니다. 안 대표 곁을 지키는 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27일 권은희 의원은 “양당 기득권 프레임이 아닌 합리적 대안을 찾겠다”는 말로 안철수 국민의당 내 첫 현역의원이 됐습니다. 1일 이태규 의원은 <내가 국민의당에 남는 이유>라는 입장문을 통해 “국민의당은 힘들고 안철수 대표는 외롭다. 함께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것이 정치적 도의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의당 입당을 선언했습니다. 여기에 안철수계 청년 당직자 중심의 구혁모 화성시의원, 이승훈 대변인, 김예림‧장지훈‧주이삭 부대변인 등도 안 대표와 함께하기로 한 지원군들입니다.
하지만 안 대표가 비례정당을 선언하지 않았으면, 그마저도 뿔뿔이 흩어지게 됐을 거라는 게 현실적 판단인 가운데 안 대표의 틈새전략이 성공할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안 대표는 여야 모두 싫다는 표심을 타깃으로 한 작지만 강한 정당을 만들어 총선에서 승부를 볼 계획입니다. 관련해 당 내 실무자였던 이는 얼마 전 통화에서 “옛국민의당이 돌풍을 일으켰던 20대 총선보다 이번이 정치적 환경이 더 좋아졌다”며 기대를 건 바 있습니다.
“(옛국민의당 출현의)4년 전에 비해 오히려 여건이 좋아졌다고 볼 수도 있다고 보인다. 무당층이 늘어나는 추세다. 갈수록 정권 심판론이 높아지고 있다. IMF 때보다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얘기가 많다. 그렇지만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쪽으로 마음이 돌아가지 않는 분들도 많다. 민주당도 싫고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도 싫다는, 투쟁하는 중도층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들에게는 안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이 상당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얼마만큼 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고 본다. 정의당이 범여라면 우리는 야당이다. 다른 야당의 표를 갉아먹기보단 야권의 파이를 늘릴 생각이다.”
한편, 의사 출신의 안 대표는 대구 코로나19 감염자들을 진료하기 위해 대구 자원봉사로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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