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는 권력지형…당권은 수도권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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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뀌는 권력지형…당권은 수도권에서 나온다
  • 신민주 기자
  • 승인 2008.12.01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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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전당대회 앞둔 한나라, "당권은 수도권에서 나온다"

‘권력지형의 바뀌고 있다.’
최근 여의도 정가에 떠도는 말이다.

한국의 정치 지형은 87년 직선제가 이뤄진 뒤 영남과 호남을 번갈아 가며 오고 갔다. 때문에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을 ‘영남당’, ‘호남당’이라 격하해서 부르기도 했다. 지난 92년 대선에서 김영삼 후보는 영남권의 절대적 지지를 받으며 대통령에 당선됐고, 김대중 노무현 후보는 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호남의 전폭적 지지 속에 대권에 오를 수 있었다. 

▲     © 운영자

하지만 이 같은 정치지형이 최근 변하고 있다. 영남ㆍ호남과 더불어 수도권이 하나의 정치세력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실제로 2007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수도권의 전폭적 지지 속에 통합신당 정동영 후보를 제치고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18대 총선에서도 이 같은 상황은 재연됐다. 한나라당은 경인지역 111개 지역구 중 81개 의석을 확보했다. 특히 서울 48개 지역구 중 40곳에서 승리했다. 때문에 ‘수도권이 정치 세력화하고 있다’는 말이 들릴 정도다.

한나라당의 권력지형도 바뀌고 있다. 영남에서 수도권으로 급속히 옮겨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서울에서 재선에 성공한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이제 더 이상 한나라당은 영남당이 아니다. 권력지형도 영남에서 수도권으로 옮겨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상황 때문일까. 한나라당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에 도전하거나 도전할 것으로 보이는 당내 인사들을 보면 면면히 수도권에서 당선된 인물들이다. 민주당 정동영 후보를 제치며 차기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힌 정몽준 의원은 서울 동작을에서 당선됐다.

또한 박근혜 전 대표의 대리인 자격으로 당권에 도전할 것이란 예상이 나돌고 있는 4선의 김영선 의원 역시 경기도 고양 일산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정치인이다. 친이계가 내세울 대표주자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공성진(서울 강남을) 정두언(서울 서대문을) 의원 역시 서울을 지역구로 둔 인사다.

소장파의 핵심인사로 7월 전당대회에서 당권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남경필(경기 수원 팔달), 원희룡(서울 양천갑) 의원 역시 수도권이 자신들의 지역구다.

여기에 서울 종로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꺾고 일약 스타 정치인 자리에 오른 박진 의원이나 중진반열에 오른 홍준표(서울 동대문을) 의원 또한 당권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당권에 도전할 것으로 보이는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모두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이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당권에 도전할 영남권 주자가 부재한 상태이기 때문에 수도권 주자들의 난립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한나라당이 수도권에서 압승은 했지만 결국 영남을 중심으로 한 세력일 수밖에 없다는 것. 수도권 내부에서는 영호남이라는 지역감정에 대한 결속력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유권자 성향의 깊은 곳으로 가보면 엄연히 지역감정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도권을 하나의 세력으로 보기에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김재한 시사평론가는 이에 대해 “수도권의 정치세력화라든가, 한나라당의 중심이 영남에서 수도권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보는 시각에 따라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 수십 년 동안 이어온 영호남을 근거로 한 지역정치가 한 순간에 허물어 질 수는 없다.

지금 이 같은 현상은 순간적인 것일 수 있다. 박근혜 강재섭 이후의 차세대 주자군의 부재가 이 같은 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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