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르노삼성 XM3, “새로운 놀이터의 골목대장은 나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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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르노삼성 XM3, “새로운 놀이터의 골목대장은 나야 나”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0.03.0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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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 거부한 차급에 쿠페까지 녹여 낸 SUV…다운사이징에도 잘 달리고, 평소대로 몰아도 연비 15.4km/ℓ 나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르노삼성의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그대로 녹아있는 외관은 익숙하면서도 쿠페형의 새로운 스타일링 요소가 가미돼 거부감 없는 조화를 이뤄낸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르노삼성의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그대로 녹아있는 XM3 외관은 익숙하면서도 쿠페형의 새로운 스타일링 요소가 가미돼 거부감 없는 조화를 이뤄낸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중형차 시장 내 고급화 바람을 이끌며 SM6와 QM6의 연이은 성공을 이끌었던 르노삼성이 새로운 놀이터를 찾았다. 이번에는 XM3를 통해 소형 SUV와 준중형 SUV를 아우르는 '이제까지 없던 시장'을 새로이 개척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XM3는 르노삼성이 그간 선보인 대표 주자들의 강점이 총집약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SM6의 고급스러우면서도 유려한 디자인 헤리티지를 물려받은 것은 물론이고, QM6를 통해 입증했던 가솔린 SUV의 효율성과 공간활용성 등 성공 방정식을 두루 녹여 낸 덕분이다. 여기에 소형 SUV임에도 준중형 SUV까지 아우르는 독보적인 차체 사이즈 및 가성비를 확보했으니 르노삼성의 새 전성기를 이끌 자격이 충분해 보였다.

지난 6일 서울 잠원 웨이브아트센터에서 만나 본 XM3 TCe 260 RE 시그니처 모델은 앞선 기대치에 부응하는 저만의 확고한 캐릭터를 품고 있었다. 첫인상부터가 합격점이다. 세단과 SUV를 섞어놓은 크로스오버 디자인은 프리미엄 수입차에서나 볼 법한 쿠페형 SUV 모델을 연상시키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이는 르노삼성이 XM3 앞에 '소형', '준중형' 등의 차급 수식어 대신 '프리미엄 디자인 SUV'를 붙일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자신감은 거북스럽지도 않다. 르노삼성의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그대로 녹아있는 외관은 전체적으로 QM6를 닮은 듯해 익숙하면서도 낮은 전고와 부드러운 경사각의 루프를 적용하는 등 새로운 스타일링이 가미돼 거부감 없는 조화를 이뤄내기 때문이다.

XM3 실내는 운전자 중심으로 구성된 레이아웃에 10.25인치 맵인 클러스터와 세로형 플로팅 타입의 이지 커넥트 9.3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스타일리시하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XM3 실내는 운전자 중심으로 구성된 레이아웃에 10.25인치 맵인 클러스터와 세로형 플로팅 타입의 이지 커넥트 9.3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스타일리시하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실내는 고급스럽다고 보기에 다소 어렵지만, 운전자 중심으로 구성된 곡선 형태의 레이아웃을 기반으로 10.25인치 맵인 클러스터와 세로형 플로팅 타입의 이지 커넥트 9.3인치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등 최근 신차에 요구하는 핵심 니즈를 적극 반영하려 한 노력이 돋보인다. 여기에 소프트폼 재질의 마감과 더불어 어떠한 외관 컬러를 선택하더라도 이질감이 없이 이어지는 8가지 색의 실내 앰비언트 라이트가 은은한 멋을 더한다.

무엇보다 그간 르노삼성이 고수해 온 디스플레이 중심의 조작 의존도를 낮췄다는 점은 더욱 편리하게 와닿았다. 공조부 버튼들을 따로 빼내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 비상 경고등을 포함한 주요 기능들의 경우에는 화면 바로 아래 피아노 스위치 형태로 일렬 배치해 처음 차를 타는 사람이더라도 큰 어려움 없이 조작할 수 있다. SK텔레콤 티맵을 사용한 내비게이션 기능도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이다.

XM3는 성능 면에서도 기대 이상의 민첩한 주행 능력을 발휘했다. 이날 주행 코스는 잠원한강공원에서 출발, 남양주에 있는 정약용 생가와 능내역을 거쳐 왕복하는 약 80km 구간에서 이뤄졌는데, 올림픽대로와 경강로 등을 내달리며 중고속 영역에서의 성능을 살펴보기 알맞았다.

우선 XM3는 배기량 수치만 놓고 보면 다운사이징 된 1332cc을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답답하지 않을까 걱정할 수 있겠다. 하지만 벤츠 A클래스에도 적용된 차세대 신형 4기통 직분사 터보 엔진으로 최고출력 152마력, 최대토크 26.0kg.m에 달하는 강력한 힘을 발휘, 이런 우려를 말끔히 씻어낸다. 실제로 저속에서는 조용하게 밀어붙이다가 어느 정도 탄력이 붙으면 시원하게 치고 나가는 가속감이 인상적이다.

세단과 SUV를 섞어놓은 XM3의 크로스오버 디자인은 프리미엄 수입차에서나 볼 법한 쿠페형 SUV 모델을 연상시키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세단과 SUV를 섞어놓은 XM3의 크로스오버 디자인은 프리미엄 수입차에서나 볼 법한 쿠페형 SUV 모델을 연상시키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여기에 짝을 이루는 독일 게트락사의 7단 습식 DCT는 울컥거림 없는 부드러운 변속감을 제공해 우수한 직결감과 달리는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스티어링 휠 뒤에는 패들 시프트도 나 있어 SUV라기보다는 스포츠백에 가까운 역할까지 충분히 해내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 가지 드라이빙 모드 중 스포츠를 설정하면 다소 가볍게 느껴졌던 스티어링휠 감도가 묵직해져 커브길에서도 안정감이 배가된다. 다만 급격히 속도를 올리 때는 엔진을 쥐어짜는 느낌도 없지 않았다. 그런데도 정숙성은 대체로 만족스러운 편이다.

주행 중 작동시켜 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차급에 알맞은 수준이라 보면 무방할듯 싶다. 선행 차량과의 간격 조절과 정차 및 재출발까지 가능해져 기존 르노삼성차에 적용됐던 정속 주행의 불편함을 덜어냈지만, 차선 중앙을 알아서 잡아주지 못하는 차선이탈 방지 보조시스템 탑재로 아쉬움이 다소 느껴진다.

2열은 토션빔 서스펜션 탑재로 패밀리카 구매 고객들의 우려가 다소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불쾌하다는 생각보다는 이 역시 무난한 수준이라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경쟁 SUV 모델 대비 낮은 차고와 풀 언더커버 처리가 이뤄진 하체를 통해 진동을 잘 억제했을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차폭이 좁고 긴 전장을 통해 토션빔의 약점을 최대한 희석했기 때문이다.

XM3의 2열은 넉넉한 거주성과 함께 에어벤트 및 히팅 시트, USB 포트 탑재로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XM3의 2열은 넉넉한 거주성과 함께 에어벤트 및 히팅 시트, USB 포트 탑재로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또한 XM3의 2열은 221mm의 레그룸 여유 공간을 확보했다는 르노삼성의 설명 만큼이나 쾌적했다. 이는 중형 SUV를 능가하는 2720mm의 휠베이스 확보가 빛을 발했다. 신장 180cm의 기자가 운전석 시트 포지션을 평소 습관처럼 뒤로 많이 밀어놓은 상태에서 2열에 앉아봐도 무릎이 닿지 않았던 것.

2열 에어벤트와 히팅 시트, USB 포트가 2개 나 있다는 점 역시 소형 SUV에서 찾아보기 힘든 구성으로, 동승객의 실내 거주성을 극대화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이 외 쿠페 스타일의 한계를 극복한 513ℓ의 대용량 트렁크는 분명한 자랑거리다. 하지만 리클라이닝 기능이 없는 2열은 등받이 각도가 다소 불편하게 느껴졌고, 전동식이 아닌 수동식 테일게이트를 채택한 점은 아쉽게 느껴졌다.

물론 우수한 가성비를 따져보면 앞선 불만들은 애교로 봐도 무방하겠다. 준중형 SUV 사이즈의 차량에 다양한 첨단 안전사양과 편의사양을 녹여냈음에도 최상위 RE 시그니쳐 트림의 가격이 2532만 원이기 때문이다. 풀옵션 사양으로 견적을 내도 그 가격은 3000만 원을 넘지 않는다. 이는 XM3가 호평 일색의 반응을 얻을 수 있는 근간으로 작용한다.

우수한 연료 효율성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겠다. 이날 시승 간 연비는 78.8km를 내달린 결과 15.4km/ℓ를 기록했다. 공인 연비 13.7km/ℓ를 상회한 수치로, 평균 속도가 32.6km/h를 기록했을 정도로 정체 구간이 다소 존재했음에도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고객들에게 분명한 메리트를 제시한 XM3는 올해 르노삼성이 만든 새로운 놀이터의 골목대장 노릇을 톡톡히 해낼 듯싶다.

XM3의 시승 간 연비는 78.8km를 내달린 결과 15.4km/ℓ를 기록했다. 이는 공인 연비 13.7km/ℓ를 상회하는 수치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XM3의 시승 간 연비는 78.8km를 내달린 결과 15.4km/ℓ를 기록했다. 이는 공인 연비 13.7km/ℓ를 상회하는 수치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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