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인영 기자]
일본 정부가 25일 코로나 긴급사태 선언을 전면 해제 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예정보다 빠르게 긴급사태가 해제된 것인데, 이는 지지율 하락에 위기감을 느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회복을 위해 서둘러 경제 정상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NHK에 따르면 25일 일본 정부는 도쿄도, 치바현,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홋카이도 5개 지역에 발령 중이던 긴급사태 선언을 전면 해제했다. 이로써 지난달 7일부터 순차적으로 일본 전역에 발령됐던 긴급사태 선언이 완전히 해제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는 “전국에서 신규 감염자가 50명을 밑돌고 입원 환자도 2천 명 아래로 떨어졌다. 세계적으로도 매우 엄격한 수준으로 정한 해제 기준을 통과했다”며 해제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일본 정부 산하의 코로나 자문위원회 역시 긴급사태 전면해제에 동의했다고 전해졌다.
당초 예정됐던 긴급사태 선언 해제일은 오는 31일이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최근 일주일간 신규 감염자 수가 인구 10만 명당 0.5명 이하’라는 기준을 세워 긴급사태를 해제해왔다. 지난 14일 39개 지역에 대한 긴급사태를 조기 해제하고 21일에는 3개 지역에 대해 추가로 해제했다.
25일 해제가 확정된 5개 지역 중 홋카이도와 가나가와현은 10만 명당 신규 감염자 수가 0.76명, 0.70명으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으나 일본 정부는 “전체적으로 감소 추세가 뚜렷하다”며 긴급사태를 해제했다.
아베 총리가 이처럼 긴급사태 해제를 서두르는 이유는 최근 20%대로 급락한 아베 내각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이 5월 23~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총리 취임 이후 최저치인 29%였다. 23일 발표된 <마이니치신문>의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내각 지지율은 27%를 기록했다.
아베 정권은 코로나 사태에 대한 미흡한 대응으로 국민적 질타를 받은 데에 이어 검찰청장법 개정을 강행하려다 지지율이 대폭 하락한 바 있다. 여기에 차기 검찰 총장으로 점찍어둔 구로카와 히로무 도쿄 고검 검사장이 ‘마작 스캔들’에 휘말려 사임하게 되자 지지율이 급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베 총리는 곤두박질친 지지율에 대한 해결책으로 ‘경제 살리기’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긴급사태 해제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코로나 사태로 위축된 일본 경제를 살리려는 모습을 연출해 지지율 반등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이은 사건에 국민들에게 신뢰를 잃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아베 총리가 경제 부흥을 통해 다시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에서 ‘긴급사태 전면 해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설문조사에서 72%의 응답자가 적절치 않다고 대답했으며,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이 설문조사는 5월 25일부터 야후 재팬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26일 오전 기준 7만 명 이상이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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