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조 육박 ‘신용거래융자’…눈여겨봐야 할 리스크 ‘둘’
스크롤 이동 상태바
13조 육박 ‘신용거래융자’…눈여겨봐야 할 리스크 ‘둘’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0.07.07 17: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달 12조원 돌파…2018년 이후 최대치, 이달 꾸준한 수준 유지
투자자금 건전성 우려…시장변동성 확대 시 리스크 상대적으로 커
증권사 고금리 논란, “이자율 낮추면 거래 늘겠지만 신중 접근 필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신용공여 잔고 변화 추이 (2020년 1월 2일 ~ 2020년 7월 6일, 단위 : 백만원 ) ©자료=금융투자협회 / 그래프=정우교 기자
신용공여 잔고 변화 추이 (2020년 1월 2일 ~ 2020년 7월 6일, 단위 : 백만원 ) ©자료=금융투자협회 / 그래프=정우교 기자

신용거래융자잔고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그에 따른 '리스크'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국내외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아직 종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변동성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의견과 함께 신용거래에 대한 증권사들의 높은 이자율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잔고는 지난달 15일 12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2018년 6월 이후 2년만에 최대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0% 증가한 수준이다.

이후 신용거래융자잔고는 이달 들어서도 12조원대를 꾸준히 유지하면서 지난 6일 12조6230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증가세는 개인투자자들의 '동학개미운동'에서 시작됐는데, 업계 관계자들은 저가매수를 노리는 개미(개인투자자)의 영향으로 주식거래대금과 함께 신용거래도 함께 늘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금의 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코스피 상장주식보다 코스닥 상장주식에 신용융자 잔고가 증가한 기업이 많았다"면서 "지난 3월말부터 5월말에는 주식수익률이 높거나 단기급등했던 주식에 신용융자잔고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주식시장이 반등함과 동시에 증가하고 있는 신용융자매수세의 경우,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 주식 순매수금액의 3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돼 개인투자자의 차입자본 건전성이 우려된다"고 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주가가 다시 하락할 경우, 신용융자를 통해 거래를 한 고객이 얻을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반대매매에도 노출될 수 있고, 주가 급등은 이후 급락의 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투자 시 레버리지 활용에 유의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한 증권사들의 높은 이자율도 현 상황에서 거론되고 있는 쟁점 중 하나다. 국내외 경기 개선의 기대감을 따라 '빚투'가 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높았던 이자율이 낮아질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신용거래융자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일부 증권사들은 '폭리'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사별 신용거래 이자율 ©자료=금융투자협회 / 표=정우교 기자
증권사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자료=금융투자협회 / 표=정우교 기자

7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대부분 4~11%로 기간에 따라 이자율에 차등을 두고 있다. 이중 91~120일 기준으로 살펴보면, SK증권이 가장 많은 11.0% 이자율을 책정하고 있었다. 이어 BNK투자증권은 이자율을 10.0%로 설정했으며, △DB금융투자(9.9%) △교보증권(9.9%) △메리츠증권(9.9%) △하이투자증권(9.6%)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보통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이자율은 조달금리를 통해 정해지는데, 이는 증권사가 대출을 발생시키기 위해 조달한 자금에 지불한 금리를 뜻한다"면서 "증권사마다 이를 책정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현재 신용거래 조달금리 산출근거에 대해 현재 명확하게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각자 다른 산출방식으로 금융감독원의 최종 확인을 받은 후 조달금리와 함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책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같은 날 통화에서 "물론 이자율을 낮출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신용거래는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이어 "(다만) 한 가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는데, 신용거래를 한다는 것 자체가 돈을 빌려 주식투자를 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그 자체로 위험한 투자 방법"이라면서 "개인적으로는 신용거래를 못하게 하거나 결정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여지를 주기 위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현 상태에서) 어느 정도 유지해야 한다는게 맞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어찌됐든 투자는 개인투자자들의 선택이며, 은행에서 받는 대출처럼 실생활에 꼭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신용거래의 경우, 실행을 할 때 투자자 본인이 어느정도 '리스크'를 안아야 된다는 점을 상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