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7·10 대책 풍선효과, 주택시장 외부 발생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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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7·10 대책 풍선효과, 주택시장 외부 발생 가능성 높아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07.13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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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확대·투자 활성화 대책 서둘러야 한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10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0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마치고 6·17 부동산 정책 후속 대책 발표하기 위해 홍남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장관 진영 행안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브리핑실로 들어서고 있다.<br>
6·17 부동산대책에 대한 후속 정책을 발표하기 위해 (왼쪽부터) 진형 행정안전부 장관, 홍남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브리핑실로 들어서고 있다. ⓒ 권희정 기자

문재인 정부가 기존 부동산대책을 보완하는 내용이 담긴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 이른바 7·10 대책을 지난주 내놨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를 대폭 강화해 다주택 투기세력을 압박, 실거주 목적 수요자들을 보호하고 실수요자 위주로 주택시장을 재편하겠다는 게 이번 대책의 목적이다.

7·10 대책은 사상 초유의 강력한 세금 정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된 평가다.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취득세, 보유세 등 집과 관련된 모든 세금을 동시에 대폭 인상하는 데다, 1주택자의 세 부담도 일부 늘어나는 만큼, 이제 집으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다는 말까지 들릴 정도다. 다주택 투기뿐만 아니라 1주택 갭투자까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이번 대책으로 똘똘한 1채 선호 추세가 더욱 짙어질 가능성이 높아 서울·수도권과 지방 간 주택시장 양극화 심화될 수 있고, 세 부담 전가에 따른 전월세 급등도 염려된다. 거래절벽 현상에 따른 무주택 실수요자 피해, 법인·신탁·증여 등 우회 투기 경로 잔존 등도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되는 건 '풍선효과'다. 아무리 규제를 강화해도 부동산시장은 항상 정부의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고, 정책의 허점을 찾은 투자 목적 수요자들의 행보는 주택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이어졌다.

7·10 대책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번 대책으로 인한 풍선효과는 주택시장 밖에서 발생할 공산이 커 보인다. 취득세 강화로 수혜를 입게 된 오피스텔이 대표적인 예다. 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세금 때문에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기 십상이었던 오피스텔에 이미 발빠른 투기세력들이 몰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밖에 상가, 오피스, 토지 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주택시장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주택시장 외부에서 나타난다면, 이는 다시 주택시장 안으로 전이될 여지가 상당하다. 오피스텔이나 토지 가격이 오른다면 아파트값 상승을 기대하는 심리도 덩달아 높아지기 마련이다.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공급대책'을 발표해 시장에 시그널을 줘야 하는데,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7·10 대책 발표 당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단언은 그래서 아쉽다.

공급대책뿐만 아니라, 풍선효과 자체를 상쇄시킬 수 있는 대책도 필요하다. 풍선효과의 근본적 원인은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대책이 아니라 '유동성'이다. 현 정권 출범 이후 집값 폭등, 청약시장 과열 등으로 부동산시장에 지속적으로 유입된 유동성이 별다른 투자처를 찾지 못해, 아무리 강도 높은 규제를 펼쳐도 계속 부동산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저금리 기조, 코로나19 사태 등과 겹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하늘이 두 쪽 나도 부동산만은 잡겠다"며 30여 차례 이상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정책을 추진했으나 시장은 정반대로 움직였다. 참여정부의 부동산대책이 실패한 이유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강력한 유동성 규제는 다른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다른 수단으로 관리하려다 낭패를 봤다"고 자서전에서 거론했다.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부동산시장 내 유동성이 집값 폭등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결국 7·10 대책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서둘러 공급 확대와 투자 활성화 대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다행히 기획재정부와 국토부는 13일 "주택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후속 조치를 즉시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앞서 지난 9일에는 안일환 기재부 제2차관이 한 간담회에서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관여하겠다고 나선 사안이다. 이제 부동산대책의 책임은 빼도 박도 못하고 VIP에게 있다. 연이은 실착으로 집값 안정화에 대한 정부의 진정성마저 의심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늘 한발 늦었던 정부여당 내 모든 실무자들이 이제 상황의 엄중성과 시급성을 인식하고 시장보다 한발 빠르게 움직이길 기대한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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