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문민지 기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주 정부들에 이르면 10월 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준비 하라고 통보해 백신 경쟁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그러나 조기 백신 배포 부작용도 우려돼 트럼프 행정부가 대선을 의식해 정치적 무리수를 두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2일(현지 시각)자 보도에 따르면 CDC는 50개 주와 5개 대도시의 보건 공무원들에게 이르면 10월 말이나 11월 초 코로나19 백신을 보건의료 종사자 등 고위험군에 보급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공문을 지난달 27일 발송했다. 5개의 대도시는 뉴욕, 시카고, 필라델피아, 휴스턴, 샌안토니오로 알려졌다.

해당 공문에는 두 가지의 백신 후보들에 대한 배포 시나리오가 담겼다. 접종 대상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병원 및 이동 진료소, 기타 시설에 전달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2가지 후보의 백신 모두 몇 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1차 접종 대상은 장기 요양시설 직원을 포함한 의료 전문가들과 다른 필수직원, 국가 안보 관련 종사자들이다. 65세 이상의 고령자, 미국 원주민, 인종적 소수자와 재소자 등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높고 중증의 고위험군 대상자들도 우선적으로 지목됐다.

앞서 미국 감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박사와 스티븐 한 박사는 지난주 “백신 후보의 효능이 압도적으로 긍정적일 경우 3차 임상시험이 완료되기 전 사용 승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기 백신 가능성에 기대를 더해 <뉴욕타임즈>는 CDC의 지침이 호재를 맞아 백신 경쟁 가속화의 신호탄이 될 거라고 내다봤다.

다만 3차 임상시험이 완료되기 전 백신을 승인하는 것에 대한 위험성도 제기됐다.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백신이 얼마나 효능이 있는지 알아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부작용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리한 추진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선 전 백신을 서두르려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공교롭게도 해당 지침이 내려온 날(8월 27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당대회 연설에서 연말 내 백신이 나올 수 있다고 말한 당일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개입 의혹을 더욱 높였다.

버지니아 대학 중환자실 의사 타이스 벨도 조기 백신 배포 추진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병원과 의료 시스템이 (백신 배포) 계획을 세우는 것은 좋은 일이다”면서도 “문서에 요약된 타임라인을 보면 과학보다 트럼프 행정부가 임의적인 기한을 우선시할 것 같아 우려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