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연장 가능성 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대형마트가 4분기에도 안갯속 경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상반기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3분기부터 소폭 회복되는 분위기지만 소비심리 회복까지는 갈 길이 멀다. 이커머스 업체와의 경쟁과 계속되는 각종 영업규제도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
14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4·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 조사 결과 대형마트의 경기전망지수(RBSI)는 54를 기록했다. 전 분기보다는 수치가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모든 업종 중 가장 저조했다. RB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를 넘을 때는 경기가 전 분기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대형마트는 여름 시즌 동안 식품과 가전에서 매출이 증가하는 등 일부 회복세를 보였지만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분위기다. 실제 올해 3분기 대형마트 실적은 선방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하는 등 감소폭이 7월(-5.5%)보다 줄었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식료품과 가전제품 등의 수요가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던 상반기에 비하면 예상 외의 선전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하지만 경기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면서 4분기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비록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됐지만 감염 확산의 불씨가 여전해 소비심리가 회복될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 목소리다.
이커머스 업체와의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소비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던 와중에 올해는 코로나19까지 유행하면서 소비자 온라인 이탈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4분기에는 코리아세일페스타, 블랙프라이데이 등 굵직한 쇼핑 축제가 열리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중심 행사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오프라인 업체들은 통상 대목으로 불려온 연말 특수도 크게 누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대형마트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도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최근 12개 채널 22만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7월 1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3개월간 대형 할인마트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실시한 결과 전체적으로 포스팅 수가 4만~6만여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국회에서 유통산업발전법상 영업규제 연장 등이 논의되면서 경영활동에 제약이 여전하다는 점도 업계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여야는 최근 전통시장에서 반경 1km 이내에 대형마트·기업형 수퍼마켓 등 ‘대규모·준대규모 점포’를 여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규제를 오는 2025년 11월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현재 대형마트는 지난 2010년 출점 규제를 시작으로, 지난 2012년부터는 소상공인 보호 등을 명분으로 도입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매월 2주차, 4주차 일요일에 의무휴업을 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유통산업이 호황을 누리던 당시 잣대를 존폐 위기에 몰린 현재까지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왔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이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의 방문이 감소한 데다 유통산업발전법상 영업규제 연장 등 경영활동에 부정적인 요소까지 작용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유례 없는 유통업계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대부분의 업체들이 긴급 경영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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