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인사 추천 시스템으로 좋은 사람 검증할 수 없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 내가 참모라면 사과부터 요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윤혁 기자]
분열과 증오, 진영 갈등 그로 인한 연이은 정치인 테러 사건 등 한국 정치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없을까.
<시사오늘>은 정답을 찾기 위해 11월 19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을 찾아 ‘정치양극화와 갈등해소를 위한 정치개혁의 과제’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 전해철 전 의원의 강연을 들어봤다.
특강을 시작하기에 앞서 전 전 의원은 행정안전부 장관과 3선의 국회의원 경력 기간을 토대로 대한민국 정치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설파했다.
가장 먼저 그는 인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현 정부의 인사 추천 시스템을 비판했다.
“대한민국 정치 상황을 보면 현재 뉴스에 가장 많이 나오는 사람이 대통령입니다. 국민들이 상당히 실망하고 있는데 조금 더 잘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우선 제가 정부에 있던 경험을 말씀드리면 대통령이 내각을 이끌어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게 인사입니다. 혼자 다 할 수는 없습니다. 청와대 참모와 장관, 공공기관장들을 포함하면 만 이천여 명을 대통령이 임명합니다.
그렇기에 임명권을 잘 행사하는 게 필요한데 제가 의원직 임기 마지막에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께 인사 시스템의 문제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럼에도 현 정부 들어서는 자료수집과 판단, 보고하는 사람이 분리됐습니다. 이럴 경우 좋은 사람을 검증할 수 없습니다.”
이어 전 전 의원은 이태원 참사와 같은 사회적 재난과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등과 같은 문제와 관련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이태원 참사는 말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행정안전부와 총리실, 대통령실에는 재난을 다룰 수 있는 상황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즉시 상황실로 연락해 경찰이나 구청 직원을 비롯해 소방 인원을 추가 투입하는 등 대처해야 하는데 아쉬움이 남습니다.
또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의혹에서는 제가 참모였다면 사과하라는 말을 했을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사실관계를 말하며 용서를 구했거나 변명했으면 조금 더 좋은 상황이 됐을 것입니다.”
아울러 전 전 의원은 최근 불거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론과 관련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정부에 대한 평가가 나쁘다 보니 퇴진과 탄핵 이야기가 나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 제가 민주당의 최고위원이었습니다. 그때 ‘탄핵 여부와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하느냐’라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탄핵은 정말 신중해야 합니다. 탄핵 이후 대한민국의 엄청난 갈등이 생겼습니다. 불행이 되풀이되면 안 됩니다.”
끝으로 그는 정권이 바뀜에도 우리 정치에 계속된 문제가 생기는 것과 관련해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다.
“이런 제왕적 대통령제에선 국민들은 갈라져 반목하고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령의 권한을 줄여야 합니다. 선거제도도 지금은 한 표라도 더 받으면 승자가 독식하는 구조입니다. 그러다 보니 중간에 있는 사람들이 설자리가 없습니다.
비례대표를 늘리고 지역주의를 없애는 방향으로는 권역별 제도를 확충하고 보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치가 짜증 나더라도 학생들이 이런 부분에 관심을 두고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좌우명 :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갖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