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어려운 업황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이 중 은행계 카드사들의 전반적인 실적 증가세가 눈에 띈다. 카드업계는 금융당국의 수수료 인하 조치,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 심화 등으로 우울한 전망이 예상됐으나, 결과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등 예상과 달랐다. 이는 자동차 할부 금융, 리스 등 사업 다각화와 함께 각종 비용절감 등 카드사들의 노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065억원으로 전년 대비 19.2% 증가했다. 비대면 거래의 증가로 온라인 부문 수익이 증가하면서 영업수익이 전년대비 2.9% 증가한 3조 392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판관비(판매관리비) 등 기타 부가적 비용이 7.4% 감소했다.
이와 함께 KB국민카드는 지난해 3247억원 당기순익을 기록하면서 전년대비 2.6% 증가했다. 우리카드도 전년 대비 5.3% 증가한 120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 가운데 하나카드의 실적 증가세가 가장 눈에 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익 1545억원으로 전년대비 174.4% 급증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온라인 업종 취급액이 전년대비 33.7% 증가한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VAN 수수료 절감 등 디지털 프로세스 개선을 통한 업무비용 감소, 각종 브랜드비 절감, 판관비 등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는 평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전년도에(2019년) 가맹점 수수료 인하 영향과 여러 일회성 비용 등으로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이었기에 지난해(2020년) 실적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면서, "지난해 수수료 비용 및 판관비 절감은 물론 자산건전성 확장, 리스크 관리 강화 정책을 통해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삼성카드도 지난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3988억원으로, 전년 대비 15.9%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8.8% 증가했으나, 판관비가 전년보다 5.9% 감소했다.
아울러 할부금융, 리스 등 카드사들의 새로운 수익 다각화가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한, KB국민, 삼성, 우리카드 등 4개 카드사가 진출한 신차금융시장에서 점유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8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2016년까지 카드사의 신차금융시장 점유율은 15.1%였으나, 지난해 1~9월까지 점유율은 27.9%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KB국민카드는 지난해 영업 수익 중 할부금융·리스 부문에서 1169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증가한 실적을 냈다. 신한카드도 할부금융과 리스 부문에서 각각 9.4%, 44.5%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하나카드도 올해부터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도전한다. 지난달 '오토할부'와 오토론' 두 상품을 출시했으며, 향후 2년 이내에 리스·렌터카, 자동차 담보대출 등 자동차 금융상품 라인업을 완성하고, 수익 다변화를 위한 금융 신상품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수수료 수익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깨닫고 몇년 전부터 수익 다각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 "할부금융, 리스 사업은 물론 마이데이터 사업등 미래 신성장 동력을 적극적으로 찾아나서면서 금융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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