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손정은 기자]
동아제약이 '성차별 면접'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 불매운동 조짐까지 보이며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지난 5일 최호진 동아제약 사장은 유튜브 예능 프로그램 '네고왕2'에 출연, 진행자 장영란과 생리대 제품 할인 협상을 했다. 해당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 수가 122만 회를 넘기며 인기를 끌었다.
논란은 해당 영상에 한 네티즌이 댓글을 달면서 불거졌다. 네티즌 A씨는 "지난해 말 면접 볼 때 인사팀 팀장이 유일한 여자 면접자였던 나에게 '여자들은 군대 안 가니 남자보다 월급 적게 받는 것에 동의하냐'라고 물었다"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후 해당 댓글을 목격한 누리꾼들은 성 차별 면접 질문에 분노하며 불매운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동아제약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품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배포하기도 했다.
'박카스'는 '비타500'으로, 여드름 크림 '노스카나'는 '더마틱스 울트라', '가그린'은 '리스테린'과 '페리오', 소화제 '베나치오'는 '까스 활명수', 그리고 논란을 일으킨 생리대 '템포'는 '29days' 등으로 대체하자는 내용이다. 해당 대체품 회사들은 동아제약 논란으로 광고 효과를 보며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논란이 커지자 동아제약은 발 빠르게 해명에 나섰다. 최호진 사장이 직접 사과문을 발표하며 진화 작업 선두에 섰다. 또한 성차별적인 질문을 해 논란이 된 인사팀장에 대해 보직 해임과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회사는 결코 여성 면접자에게 차별을 두거나 채용 상의 불이익을 주려고 해당 질문을 한 것이 아니다"라며 "지난해 11월 면접 당시 회사는 인사제도 개편을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었고 특히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은 군필자 신입 초임 가산 제도에 대한 이슈가 논의 중(군필자와 군 미필자 동등 적용) 이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해당 면접관이 면접자들의 의견을 듣고자 군대 관련 질문을 하는 과정에서 면접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한 채 면접자에게 성차별적 불쾌감을 줬고 이점에 대해 대표가 사과문을 게재했고 당사자에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라며 "회사는 면접 시 성차별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질문, 인격 모독 등 하지 말아야 하는 내용이 담긴 면접 매뉴얼을 지키지 못한 면접관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개최해 징계 수위에 대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논란이 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A씨와 같이 면접을 봤다고 주장하는 네티즌 B씨가 이와 상반된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B씨는 "동아제약에서 실제로 저런 질문을 한 것은 사실이 맞다. '아직도 우리나라의 많은 회사에서는 병역 이행을 기준으로 남성과 여성의 임금에 차이를 두는 것이 사실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와 '(지원자의 답변 후)병역 의무를 이행할 수 있다면 군대에 가겠는가?'라는 질문을 했다"라고 했다.
그는 "다만 어떤 이유로 본인이 가장 좋은 스펙을 보유했다고 생각했는지 잘 모르겠다"라며 "나와 또 다른 지원자 역시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준비했을 터이고, 면접관들이 나머지 지원자들의 스펙을 노출하거나 유추할 수 있는 질문을 하지 않았다. 같이 면접을 본 지원자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 같아서 속상하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에 글을 남긴 재직자 C씨는 "이번 사태로 안타까워 글을 남긴다"라며 "코로나 초기 임산부 재택근무도 선제적으로 시작하고 육아, 출산 휴가도 눈치 주지 않고 비상식 적인 기업 문화를 가진 회사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D씨 역시 "입사하자마자 육아휴가를 내서 미안했는데 1년을 기다려준 회사"라며 "돌아왔을 때 진급 대상에서도 빠지지 않았다. 지금 상황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블라인드에 글을 올린 또 다른 동아제약 직원 E씨는 "좋은 취지로 방송에 출연했는데 이런 사태가 발생해 회사 내부적으로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회사 내부적으로 여성 복지에 힘을 쓰고 있고, 일부 부서는 여성만 있는 곳도 있다. 여성차별적 기업 이미지로 보여 슬프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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