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손정은 기자]
최근 '새우튀김' 때문에 배달앱 시장이 난리다.
사건은 이러하다. 지난 5월 서울 동작구의 한 분식집 사장 A씨가 배달 손님의 환불 요구로 압박을 받다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했다. 해당 손님은 쿠팡이츠를 통해 주문한 새우튀김 3개 중 1개가 색깔이 이상하다며 식당에 환불을 요구했고 A씨는 새우튀김 값을 환불해 줬다. 손님은 이에 그치지 않고 음식값 전부를 환불해달라고 요구, 배달앱에 별점 1개와 악성 리뷰를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쿠팡이츠는 이 과정에서 A씨에게 소비자의 항의 내용을 지속 전달하며 A씨에게 정신적인 압박을 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A씨는 쿠팡이츠와 통화하던 중 쓰러졌고, 그로부터 3주 뒤 세상을 떠났다.
이 소식을 접한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쿠팡 본사에서 '블랙컨슈머 양산하는 쿠팡이츠 등 배달앱 리뷰·별점 제도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앱이 소비자 리뷰와 별점을 중심으로 매장을 평가하는 구조적 문제로 소비자의 무리한 요구를 막을 수 없다면서, 특히 쿠팡이츠는 리뷰에 점주가 댓글을 달 수 없어 악성 리뷰에 대응할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쿠팡이츠는 △점주 보호를 위한 전담조직 신설 △전담 상담사 배치 및 교육 강화 △악성리뷰에 해명 기능 조속히 도입 △음식 만족도, 배달 만족도 평가 업그레이드 △갑질 해결 위해 점주와 시민사회 목소리 경청 등의 대책을 내놨다.
너무 늦은 대처였다. 이 같은 문제는 일찍부터 인지할 수 있었던 사안이기 때문이다. 본지는 지난해 9월 점주들의 제보에 따라 쿠팡이츠가 소비자 리뷰에 대한 점주의 답글인 '사장님 댓글'을 달 수 없음을 문제로 지적한 바 있다(관련기사: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7868).
당시 기자가 만난 점주들은 다른 배달앱과는 달리 쿠팡이츠는 사장님 댓글을 달 수 없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사장님 댓글은 소비자와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한다. 불만족한 리뷰를 단 소비자에게 인정과 사과를 할 수 있음은 물론, 악의적인 리뷰에 대해서는 반박도 가능하다. 만족스러운 리뷰에 사장님들은 고마움을 표현할 수도 있다.
쿠팡이츠는 이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고객과 가맹점 모두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다. 고객과 가맹점주들의 편의를 고려한 필요한 기능을 순차적으로 검토·개발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이는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사장님이 목숨을 잃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본지 보도 이후 쿠팡이츠에서 점주가 댓글을 달 수 있도록 빠른 조치를 취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배달앱 시장에서 '한 집 배달'을 내세우며, 쿠팡이츠는 빠른 성장세를 거듭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4월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배달의민족(배민) 59.7%, 요기요 23.8%, 쿠팡이츠 15.2%로, 후발주자인 쿠팡이츠의 시장 점유율은 배민과 요기요에 위협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쿠팡이츠는 시장 점유율보다 중요한 것을 놓친 듯하다. 소비자에게 빠른 배송으로 만족도와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반대로 점주들의 고충은 돌보지 않은 것이다. 점유율 확보에만 혈안이 돼 타사와 달리 사장님 댓글과 같은 기본적인 리뷰 체계조차 갖추지 않은 쿠팡이츠. 이번 사태로 인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 만큼, 이제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을 되새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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