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과의 전쟁①] 기적의 소재→처치곤란, ‘재활용’ 문제 떠안은 화학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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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과의 전쟁①] 기적의 소재→처치곤란, ‘재활용’ 문제 떠안은 화학업계
  • 방글 기자
  • 승인 2021.07.15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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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방글 기자]

화학업계가 플라스틱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시사오늘 김유종
화학업계가 플라스틱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시사오늘 김유종

#매일 입는 옷, 매일 보는 스마트폰, 매일 마시는 물(PET에 담긴), 식사 후 생각나는 커피(일회용 컵), 백신 접종을 위해 필요한 주사기, 장을 보고 나면 넘쳐나는 비닐 등…값싸고 인체에도 무해해 생활 곳곳 안 쓰이는 곳이 없는 플라스틱. 

‘인류 최고의 발명품’, ‘기적의 소재’로 불리던 플라스틱이 글로벌 문제아로 전락했다. 

1950년 200만 톤 수준이던 글로벌 플라스틱 생산량은 지난해 4억6000톤으로 231배 성장했지만 70년간 생산된 플라스틱 중 재활용된 것은 10%가 채 되지 않는다. 

세계에서는 1분마다 트럭 한 대 분량의 플라스틱이 버려지고 있고, 한국은 그 중에서도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이 세계 3위인 국가에 속한다. 한국에서 매일 버려지는 플라스틱 배달 용기만 830만 개 수준이다.

ESG. 언젠가부터 기업들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뜻하는 ESG를 구호처럼 외치고 있다. ESG라는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으면 기업에 미래는 없는 듯 누가 먼저랄 것 없이 ESG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먹고 살기 급급해 ‘싸고 좋은 것’만 찾던 시대도 지났다. 가치와 신념을 소비하는 MZ세대가 시대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기업들의 친환경 활동은 필수가 됐다. 갑질 논란 등 인권 문제가 불거진 기업의 제품을 쓰지 않겠다는 불매운동은 유행처럼 번졌고, 착한 일을 한 식당에는 돈쭐내자며 소비를 아까워하지 않는다. 착한 제품을 홍보하는 연예인은 ‘인성갑’이라 불리며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됐고, ‘프라이탁’이 쏘아올린 재활용 제품은 패션이 됐다. 불편하더라도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늘었고, 친환경 마케팅은 대세로 떠올랐다. 

그러던 중 코로나 바이러스가 출몰했다. 외부 생활을 줄이고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졌다. '배달의 민족' 한국인들의 일회용품 소비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하루 평균 848톤으로 전년 동기(773.7톤) 대비 15.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ESG+MZ세대+코로나=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관심UP
플라스틱 만드는 화학업계, 환경문제 직면…해결법은?

플라스틱을 만드는 화학업계의 고민도 깊어졌다. 매출 증대의 기쁨과 동시에 플라스틱 재활용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탄소배출량 문제도 추가됐다.

플라스틱은 생산과 소비는 물론 폐기 과정에서까지 탄소 배출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친다. 합성수지 생산단계에서 61%, 가공 단계에서 30%, 폐기 과정에서 9%의 탄소가 배출된다. 

때문에 화학업계는 플라스틱을 만드는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거나 생분해가 가능한 플라스틱을 만드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이 외에도 이미 생산된 플라스틱을 화학적, 혹은 기계적으로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순환경제를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 이후를 고민하거나 이미 만들어진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두 가지 방법이 모두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 

사실상 '플라스틱의 순환경제'를 구축하는 것이 해답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은 이미 지난 2015년 플라스틱 순환경제 도입을 제안, 추진 중이다. 폐플라스틱 최대 수입국이던 중국도 나서 수입금지 조치를 단행하며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문제점을 각성시키는 형국이다. 한국은 그간 중국에 폐플라스틱을 수출해왔다. 하지만 중국마저 자국 내 환경오염을 이유로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을 금지하면서 문제가 됐다. 

생산 과정에서의 순환경제는 '바이오 플라스틱'이라는 이름으로 설명된다. 

조현렬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에 따르면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은 연평균 6.4% 성장할 전망이다. 유럽바이오플라스틱협회도 전세계 바이오 플라스틱 생산규모가 지난 2017년 88만 톤에서 2022년 135만4000톤으로 54% 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반 플라스틱 시장 수요 성장률이 3~4%라는 것을 감안하면 고속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플라스틱 중 생분해 플라스틱은 연평균 8.0% 성장세가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4조2000억 원 수준이던 생분해성 소재 시장이 연평균 15% 성장을 지속해 2025년 9조7000억 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활용에 대한 요구도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유럽은 오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포장재의 재활용 비중을 100%로 설정했고, 일본도 60%를 목표로 잡았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 SK종합화학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이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다. 물론 해결 방식은 각 기업마다 차이점을 보인다. 

LG화학은 생분해 플라스틱을 만드는 것으로 환경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나섰고, 국내 PET 생산량 넘버원인 롯데케미칼은 ‘바이오 플라스틱’과 ‘화학적 재활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SK는 글로벌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열분해 기술(화학적 재활용)을 이용하기로 했고, 코오롱인더도 PBAT 개발을 완료하며 당장 올해 3분기부터 제품 출시 계획을 밝혔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주관이 강한 MZ세대가 시대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기업 문화도 바뀌고 있다”며 “심지어는 주식 투자를 할 때도, 친환경 활동을 하고 있는지 기업의 성향을 따진다고 하니 ESG는 기업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됐다.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석유화학업계가 더 적극적으로 폐플라스틱 재활용에 나서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재계 및 정유화학·에너지·해운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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