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세운 기자, 정진호 기자]
국민의힘이 발칵 뒤집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당 지도부를 비상대책위원회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다. 윤 전 총장이 직접 관련 의혹을 ‘정치 공세’라며 부인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에 지친 윤 전 총장 측이 ‘비대위’를 고려하고 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시사오늘> 취재 결과에 따르면, 윤 전 총장 측이 비대위를 추진한다는 설은 ‘뇌피셜’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뇌피셜이란 뇌(腦)와 오피셜(Official)의 합성어로, 자기 머리에서 나온 생각을 공식화된 사실처럼 말하는 행위를 뜻한다. 요컨대, 누군가의 ‘상상’이 마치 윤 전 총장 캠프의 전략인 것처럼 떠돌고 있다는 의미다. 윤 전 총장이 비대위 추진설을 ‘정치 공세’로 규정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윤 전 총장 측 캠프에서 대외협력특보를 맡고 있는 김경진 전 의원은 지난 17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와의 갈등에 대해 “지금은 껄끄러운 관계지만, 윤 전 총장은 대선 과정에서 이 대표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도 이 대표는 반드시 필요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국민들이 직접 선출한 정통성 있는 당대표이고, 윤 전 총장은 충분히 존중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같은날 사석에서 만난 최지현 부대변인 역시 “이 대표와 함께 가야 한다는 게 윤 전 총장과 우리 캠프의 생각”이라면서 “2030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도 이 대표가 필요하다. 지금 이 대표와 대결 구도를 만들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다”고 귀뜸했다. 윤석열-이준석 갈등설은 곧 수면아래로 가라앉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사흘 후 인 20일. 한 언론사가 ‘비대위 추진설’ 기사를 내보냈다. 이 보도 후에도 윤 전 총장 캠프에는 어떤 변화의 기류도 없었다. 비대위 추진설이 언론에 보도된 바로 다음 날인 21일, <시사오늘>은 윤 전 총장 측 캠프에 몸담고 있는 이승환 전 국회 보좌관과 연락을 취해 ‘비대위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사실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 전 보좌관은 “윤 전 총장이 이 대표를 쳐내고 비대위를 구성한다는 건 ‘뇌피셜’에 가깝다. 캠프에 들어온 후 단 한 번도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이 대표와 관계 개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부분이고, 실제로도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 전 캠프 측 김병민 대변인 역시 2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비대위 추진설은) 황당무계한 가짜뉴스”라며 “수많은 캠프 구성원들이 뒤에서 무슨 얘기를 하는지까지는 검토하기 어렵더라도,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 속에서는 비대위의 비읍 자도 나오지 않았다는 걸 확신하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자들 사이에서도 윤 전 총장 측의 비대위 추진설은 확인하기가 어렵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윤 전 총장 측 캠프에서 비대위를 추진한다는 설이 정계를 강타하고 있지만, 정작 해당 내용의 출처는 모호한 셈이다.
그럼에도 23일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윤석열 전 총장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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