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자체사업 통해 실적 반등 가능성 높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자체공사에서 도급공사로 주력사업 변환을 시도하고 있는 동원개발이 2021년 상반기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여러 지표에서 긍정적인 흐름이 엿보이는 데다, 하반기에는 자체사업이 본격 진행되는 만큼, 조만간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동원개발은 2021년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 2023억8633만 원, 영업이익 576억3876만 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4.41%, 영업이익은 34.95% 각각 줄어든 수치다. 이처럼 실적이 급감한 이유는 자체공사(분양)를 통해 얻은 매출이 전무해서다. 지난해 상반기 1163억8234만 원을 기록했던 동원개발의 분양수익은 올해 동기 0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동원개발의 기세를 고려하면 최악의 실적이다. 특히 당기순이익과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최근 5년 간 반기 기준 가장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표면적으로는 암울한 성적표로 보이지만 이는 모두 계획에 포함된 실적 부진이라는 게 동원개발의 설명이다. 동원개발은 수년 전부터 중견건설사들에게 돌아가는 공공택지가 줄어들면서 본사 차원은 물론, 동진건설산업, 신세기건설, 월드컵 등 그룹 계열 시행사의 '벌떼 입찰'을 통해서도 신규택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그간 전체 실적을 견인했던 자체분양사업 대신 도급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부산 지역 언론 등에 뿌린 자료에서 공공연히 드러낸 바 있다. 사업보고서상 '향후 수주계획'에 "도급공사 수주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입찰참여 전담팀을 강화하고 있다"고 명시하기도 했다.
실제로 동원개발의 도급공사(건축·토목) 매출은 2015년을 기점으로 매년 급증(2015년 985억4935만 원, 2016년 1675억1973만 원, 2017년 2153억8749만 원, 2018년 3038억3178만 원, 2019년 3675억6818만 원, 2020년 3884억581만 원)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5.60% 늘어난 2017억6815만 원을 기록했다. 반면, 자체공사 매출은 2015년을 기점으로 꾸준히 감소(2015년 4161억4612만 원, 2016년 3662억2392만 원, 2017년 3476억1939만 원, 2018년 3039억3693만 원, 2019년 2744억7262만 원, 2020년 2418억3298만 원) 중이며, 급기야 지난 상반기에는 '제로'(0)를 찍었다.
도급공사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수주잔고는 대폭 증가했다. 2015년 3610억1241만 원 수준이었던 동원개발의 계약잔액은 2020년 말 기준 1조713억6243만 원으로 196.76% 뛰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말 대비 23.09% 늘어난 1조3187억9837만 원으로 집계됐다.
생각지 못했던 곳에서 긍정적인 현상도 발생했다. 안정적인 수익 창구지만 기업에게 리스크로 부각되는 내부거래가 자체공사 감소 영향으로 줄어든 것이다. 동원개발이 동원종합개발, 동삼, 동진건설산업, 남양종합개발 등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얻은 수익은 2018년 2512억2280만 원, 2019년 2235억5477만 원, 2020년 1203억5696만 원으로 최근 3년 동안 급감했다. 지난 상반기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8.64% 줄은 408억3987만 원을 기록했다.
다만, 오너일가 등 특수관계자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몇몇 업체와의 거래 규모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례로 동원개발이 디더블유디와의 거래로 거둔 매출(외주비)은 2018년 189억2974만 원, 2019년 861억6139만 원, 2020년 878억7414만 원 등으로 확대됐다. 디더블유디는 동원개발그룹 창업주인 장복만 회장의 삼남인 장창익 동원해사랑 대표 등 특수관계자들이 모든 지분을 갖고 있으며, 특수관계자인 장형만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다. 또한 동원개발 사옥을 소유한 동진건설산업 지분 75.2%를 보유하고 있어 동원개발로부터 매년 7억 원 안팎의 임대료를 받고 있는 업체이기도 하다.
그리고 동원개발은 실적 부진 가운데에도 강점인 재무건전성을 더욱 제고하는 데에 성공했다. 유동부채를 줄임으로써 부채비율이 전년 말 18.23%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14.38%로 낮아졌고, 같은 기간 유동비율도 711.57%에서 900.43%로 개선됐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건설업계 내 리스크로 평가되고 있는 매출채권도 전년 말보다 43.84% 감소한 990억5019만 원으로 집계됐다.
수익성도 견고함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분기 기준 동원개발의 영업이익률은 27.91%로 전년 동기보다 3.06%p, 직전 분기보다 1.03%p 각각 떨어졌다. 매출 감소폭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또한 순이익률(22.79%)의 경우에는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33%p 축소됐으나 직전 분기 대비로는 1.08%p 오히려 개선됐다. 한때 80%대까지 뛰었던 매출원가율도 올해 상반기 기준 67.59%로 안정을 되찾았다.
업계에서는 동원개발이 이 같은 긍정적 지표들을 발판으로 삼아 향후 실적 반등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실적 반등의 첨병은 자체분양사업이다.
동원개발은 이달 중 충남 천안 서북구 성성동 일대에 1195가구 규모 '천안 성성 비스타동원'을 분양할 계획이다. 견본주택 오픈과 입주자모집공고는 오는 17일로 예정됐다. 이번 사업은 동원개발이 시행과 시공을 동시에 맡은 자체사업으로 사업비가 약 8000억 원 수준에 이른다. 지난해 연말 동원개발은 해당 사업부지를 보유한 코업씨씨를 흡수합병한 바 있다. 천안 지역 내에서 A급 입지를 갖춘 대규모 단지로 평가되는 만큼, 성공적인 분양이 예상된다.
아울러 이르면 이번 가을 중 경기 광주 지역에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광주 민간공원 태영 데시앙'(가칭) 사업도 추진될 전망이다. 해당 사업은 태영건설·동원개발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되는 것으로, 동원개발은 이 사업 SPC(특수목적법인)인 지파크개발(G파크개발) 지분 40%를 보유 중이다. 최근 분양가를 놓고 잡음이 발생하긴 했지만 업계에선 올해 하반기 내 분양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여기서 동원개발은 4000억 원 안팎의 매출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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