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전·충남북, 12년 만에 권력교체…발주 물량 귀추 주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여당인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막을 내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6·1 지방선거) 결과에 일부 중견·중소 건설업체들이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특히 12년 만에 모든 광역자치단체장의 권력교체가 이뤄진 충청권 건설업계의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6·1 지방선거에서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장(시도지사) 가운데 12곳, 226개 기초자치단체장 중 145곳을 석권했다. 반면,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광역단체장 5석, 기초단체장 63석을 얻는 데에 그쳤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광역자치장 14곳, 기조단체장 151곳에서 당선인을 배출했음을 감안하면, 불과 4년 만에 지방자치 권력이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온전히 이동한 것이다.
업종 특성상 지방자치단체들과 수주, 인허가, 공사 민원 등 문제로 부딪힐 일이 많은 건설업계 입장에선 경영환경이 급변한 셈이다. 지자체장의 입김에 따라 담당 공무원의 태도가 돌변하는 게 일선 현장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건설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물적·인적 자원이 부족한 중견·중소 건설사들 중 몇몇 업체는 이 같은 경영환경 변화에 적잖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관·공무 인력, 자본력을 특정 후보 측에만 집중시키는 바람에 낭패를 보게 됐다는 푸념까지 들린다.
한 중견업체 현장소장은 "그런 식(특정 후보에 편향되는 것처럼 보이게)으로 하면 안 된다고 여러 차례 경영진에게 얘기했는데, 결국 일이 났다. 줄을 잘못 섰는데 보험도 안 들은 것 같다. 현장 공무 인원이라도 좀 보충해 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중견사 관계자는 "일부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선거 결과가 나와서 해당 프로젝트에 최대한 속도를 내고 있다. 공식 취임일까지 달려볼 생각"이라며 "대관업무를 전담해서 볼 수 있는 임원급 인사 채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2년 만에 세종(2014년 이후 첫 권력교체), 대전(2014년), 충남(2010년), 충북(2010년) 등 전(全)권역에서 권력교체가 이뤄진 충청권 건설업계는 더욱 어수선하다는 후문이다. 오랜 시간 공을 들여 확보한 민주당계 인사들과의 인맥이 순식간에 무용지물이 돼 버렸다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충남건설단체연합회는 지난해 양승조 충남지사(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출마를 공개적으로 촉구할 정도로 현 지방권력과의 스킨십이 깊은 편으로 알려졌다.
충청권 소재 중소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세종 일대에서 이뤄질 개발사업들을 비롯해서 발주 예정 물량이 상당한데 걱정스러운 측면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협회 차원에서 단체장들과의 간담회 자리를 좀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우려했다. 같은 지역의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세종에서 민주당이 질 줄은 몰랐다. 최민호 세종시장 당선인(국민의힘)이 건설 쪽 사람(전 행복도시건설청장)이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며 "지역경제 활성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역 업체들의 참여 기회를 확대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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