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월 8800원 듀얼 요금제…250MB지만 데이터 공유 가능
알뜰폰 "사업 기회 왔다"…SKT, 과기정통부 신고 결과 기다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9월 1일부터 e심 서비스가 시작된다. e심은 가입자식별장치(SIM)를 스마트폰에 내장한 방식으로, 기존 유심(USIM)과 동시에 사용할 수 있어 한 스마트폰에서 두 개의 번호를 사용할 수 있다.
처음 e심 도입을 반대했던 국내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언제 그랬냐는 듯 발빠르게 전용 요금제를 내놓고 홍보에 나섰다. 유심과 e심을 동시에 쓰면 이용자 맞춤형으로 2가지 요금제를 조합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알뜰폰 사업자들이 유리하다는 인식 때문으로 보이다.
KT·LGU+, 8800원짜리 듀얼 요금제 출시…차이점은?
1일 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는 월 8800원짜리 e심 전용 요금제를 출시했다. SK텔레콤도 비슷한 가격대의 요금제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고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과기정통부는 심의를 거쳐 15일 내 수리 결과를 통보할 계획이다.
가장 먼저 요금제를 출시한 업체는 KT다. KT는 지난 8월 28일 월 8800원에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듀얼번호 요금제’를 발표했다. 데이터 소진 시 최대 400Kbps 속도로 이용할 수 있으며, 메인 번호의 음성과 문자를 두 번째 번호로도 공유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배우 박은빈을 모델로 광고 영상도 찍었다.
단, 남은 데이터는 두 번호끼리 공유할 수 없다. 5G 또는 LTE 요금제를 메인 회선으로 지정해야 하며, 데이터 전용 요금제나 알 기반 청소년 요금제는 듀얼번호 요금제를 동시 사용할 수 없다. 기존 고객을 놓치지 않기 위해 조건을 단 셈이다.
LG유플러스는 기본 요금제 가입자가 추가로 월 8800원을 부담할 경우 2개의 번호를 쓸 수 있는 ‘듀얼넘버 플러스’를 출시했다. 데이터 제공량은 250MB로, 소진 시 400Kbps 속도로 이용할 수 있다. 메인 번호의 전화와 문자를 공유할 수 있으며, KT와 다르게 데이터 사용량까지 공유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발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Z 폴드4·플립4에 처음으로 e심이 탑재되면서 듀얼 요금제가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며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유틸리티 등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산업에서도 e심 관련 서비스가 출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통3사+알뜰폰 동시 가입자 늘어날까…"비대면 개통·비즈니스 고객 유입"
알뜰폰 사업자들도 사업 기회의 확장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다. 온라인으로 이중 번호를 개통할 경우 e심 배송 과정이 없어 보다 빠른 가입할 수 있는 알뜰폰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2개 전화번호 각각 서로 다른 이통사에 가입하는 것이 가능해, 이통3사의 제휴 혜택을 누리면서 알뜰폰의 저렴한 요금을 동시에 이용하는 방법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기존 25% 선택약정 할인을 받고 있는 SK텔레콤 고객은 장기고객 혜택을 유지하면서도 알뜰폰의 대용량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알뜰폰 가입자가 KT·LG유플러스에 신규 가입해 25%의 요금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 중 유일하게 e심 서비스를 선보인 티플러스는 약 15종의 e심 상품을 제공 중이다. 다른 사업자들 역시 이통3사의 전산망 시스템 구축을 기다리고 있거나, 자체 전산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알뜰폰 관계자는 “e심은 유심처럼 물리적으로 교체할 필요가 없고, 이메일이나 QR코드로 혼자서 비대면 개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때문에 기존 대리점을 방문하는 방식을 선호하지 않아 알뜰폰을 선택한 가입자들에게 선호도가 높을 것”이라며 “특히 해외로 떠날 때 데이터 사용량이 많아 현지 요금제를 선택했던 비즈니스 고객들의 유입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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