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자이저, 건전지 누액 때문에 얼굴 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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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자이저, 건전지 누액 때문에 얼굴 화상
  • 강정화 기자
  • 승인 2012.09.20 09: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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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초 야간마라톤에 헤드라이트 제공, 하지만 사고발생에는 일반적 준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강정화 기자]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헤드라이트에서 건전지 누액이 흘러나와 사용자가 얼굴에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건전지 업체인 에너자이저코리아(대표 채홍, 이하 에너자이저)는 도의적인 보상입장을 표명했지만 피해 소비자는 타 기관에서의 제품 검사를 요구하고 있어 업체의 보상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에너자이저는 세계적인 건전지와 라이팅 제품 제조회사로 지난 10년 간 한국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한다고 홈페이지에서 소개하고 있다.

현재 이 제품은 헤드라이트와 건전지가 한 묶음으로 포장된 일체형임에도 현행 법령에서는 건전지만 생활용품으로 분류, 헤드라이트는 법령에서 제외돼 안전신고 등을 받지 않아도 돼 논란이 일고 있다.

아울러 에너자이저는 오는 10월 6일 열리는 야간마라톤(에너자이저 나이트 레이스 2012)에 에너자이저 4구 헤드라이트를 제공하면서 이에 대한 안전대책도 보험, 응급차, 의료진 배치 등 일반적이라 누액 사고 등 추가적인 돌발 사고에 대한 대책이 소홀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제품안전기본법에 따르면 자율안전확인신고를 받아야 하는 생활용품은 가스라이터나 물놀이기구, 건전지 등 98종으로 이미 생활화 돼 있는 랜턴이나 헤드라이트 등은 포함돼 있지 않다.

소비자에 도의적 피해보상도 물적 증거 없이는 안돼…

지난 8일 전주에 사는 A씨는 이마트 전주점에서 헤드라이트를 구입한 뒤 야간 낚시를 갔다가 헤드라이트에서 액체가 흐르는 것을 확인했다. A씨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이마와 얼굴에서 화끈거리는 느낌때문에 흘러내린 액체가 묻은 얼굴 부위가 벌겋게 달아오른 상태로 병원을 찾았다. A씨는 의사로부터 “건전지 제품에서 흘러내린 누액으로 인해 화상을 입었다”는 진찰 결과를 들을 수 있었다.

문제의 제품은 중국에서 생산된 헤드라이트였고, 이곳에 들어간 건전지는 싱가포르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에너자이저에서 대형마트 등에 납품해 팔고 있었다.

이에 앞서 건전지 누액으로 인한 피해 사례는 의외로 잦았다. 2005년 12월, 장난감 리모콘에 넣어둔 전지에서 누액이 발생해 아이의 옷에 묻었으나 미처 확인하지 못해 2시간 후 확인해 보았더니 아이의 손 부분피부가 검게 죽어 있었던 사례가 있었다.

▲ 최근 에너자이저 건전지 누액으로 인한 얼굴 화상 사고가 발생했다. ⓒ에너자이저코리아 홈페이지

지난 2006년 월드컵 당시에도 붉은 악마를 상징하는 도깨비 뿔에서 건전지 누액이 흘러나와 초등학생들이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었다.

또 2007년에는 전지를 완구에 넣었으나 작동이 되지 않아 빼는 과정에서 발생한 누액 때문에 손과 얼굴에 2도 화상을 입기도 했다. 같은해 전자사전을 이용해 공부하던 학생이 갑자기 전자사전이 꺼지고 ‘부글부글’소리가 나면서 누액이 발생해 배터리 삽입 부분을 뒤덮었다. 이 소비자는 전지를 교체했으나 전자사전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건전지 사용 용품 사고 관련 신고는 매년 20여 건에 이르는 등 건전지 착용 제품에 대한 안전성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한국화학시험연구원 관계자에 따르면 “충전이 되지 않는 1차 건전지의 경우 종종 누액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에너자이저 관계자는 “피해를 입은 소비자 측에서 아직 제품이나 해당 건전지를 전달하지 않아 사고원인을 알기 위한 정밀검사를 의뢰하지 못한 상태”라며 “현재 사고의 원인은 알길이 없고, 이 같은 사고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사고의 원인과 상관없이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자 했으나, 증거가 될만한 물적자료가 없이는 진행이 곤란하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한편 다음달 6일 에너자이저코리아가 주최하는 ‘에너자이저 나이트 레이스 2012’가 서울 상암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열린다. 지난 2009년을 시작으로 ‘밤에 달리는 마라톤’이라는 이색 마라톤 대회로서 모든 참가자에게는 ‘에너자이저 4구 헤드라이트’ 등의 기념품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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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도과자 2015-10-06 13:10:02
경험상 장기간 사용시 벡셀이 제일 누액이 심한 편이었어요. 에너자이저는 건전지중에서 제일 오래 가는데 누액이 조금 나오는 편입니다. 듀라셀은 에너자이저 보다는 수명이 조금 짧고, 중국산 듀라셀은 새로 샀는데도 가끔 죽은 전지가 끼어 있는 문제가 있지만 누액만큼은 거의 나오지 않더라구요.
기사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