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내비, 이젠 옛말…현지화 전략 공들이는 수입차 업계
스크롤 이동 상태바
‘불편한’ 내비, 이젠 옛말…현지화 전략 공들이는 수입차 업계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2.12.08 18: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입차 브랜드, 한국형 내비게이션 적용 활발
한국 고객 눈높이 맞추려면 선택 아닌 '필수'
신차 시장 안착에도 큰 기여…수요 지속 증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수입차 업계가 한국형 내비게이션 개발과 적용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프리미엄 시장 내 수요잡기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한국 고객들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는 옵션 경쟁력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고 있어서다. 특히 한국형 내비 도입에 일찍 나섰던 일부 브랜드들이 뚜렷한 성과를 내면서, 현지화 전략 움직임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에는 전기차 전용 기능이 추가돼 목적지 도착 후의 예상 배터리 잔량치, 가까운 충전소 안내 등이 가능하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는 볼보와 폴스타 전기차 출시에 맞춰 전용 기능들도 추가하고 있다. 목적지 도착 후의 예상 배터리 잔량치, 가까운 충전소 안내 등이 가능하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8일 업계에 따르면 수입차 브랜드들과 국내 내비게이션 솔루션 기업들간의 공동전선 구축 작업이 활발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맵퍼스의 경우에는 벤츠·폭스바겐 등 독일차 브랜들과의 협업을 늘려가고 있다. 벤츠 S클래스에 적용된 실시간 온라인 경로 서비스와 신형 파사트 GT와 티록에 탑재된 한국형 내비가 그 결과물이다. 

티맵 역시 스웨덴 브랜드인 볼보, 폴스타와 손잡고 차량 인포테인먼트 개발에 나선 바 있다. 해당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던 내비 앱을 그대로 차량에 이식해 편의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볼보가 본사 차원에서 300억 원을 들였다는 점도 업계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티맵은 최근 BMW와도 협력해 관련 기술 개발과 차량 적용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수입차와 국내 기업들간의 내비게이션 관련 협력이 두터워지고 있는 배경에는 고객 불편 해소와 신차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전략이 깔려있다. 실제로 한국형 내비를 탑재한 볼보의 첫 모델 XC60은 올해 1~10월 동안 2115대가 팔렸다. 올해 물량 부족 어려움 심화 속에서도 볼보 전체 판매량의 20%를 책임지는 중책을 성공적으로 이어갔다.

지난 2020년 말 한국형 내비를 본격 탑재한 폭스바겐 파사트와 티록은 2021년에만 각각 1146대, 2149대가 팔리며 흥행을 이룬 바 있다. 올해는 물량 부족에도 10월까지 832대, 1021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폭스바겐의 3년 연속 1만대 클럽 달성에 기여했다. 때문에 신차의 시장 안착과 흥행 배경으로 한국형 내비의 존재를 무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렉서스 ‘뉴 제너레이션 NX’에 적용된 맵퍼스 아틀란 내비의 모습. ⓒ 맵퍼스
렉서스 ‘뉴 제너레이션 NX’에 적용된 맵퍼스 아틀란 내비의 모습. ⓒ 맵퍼스

운전자의 편의성 향상 역시 고무적인 부분이다. 최근 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내비게이션 사용 현황' 리포트에 따르면, 차량 순정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는 고객 비율은 수입차가 38%로, 국산차의 68%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면 수입차 브랜드들의 한국형 내비 탑재 움직임은 국내 소비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국산차와 비교해서도 밀리지 않는 옵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주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컨슈머인사이트 측도 "최근엔 수입차가 티맵을 내장형 내비로 채택하고 있다"며 "순정 내비는 물론 이를 기반으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까지 탑재하고 있어 수입차 브랜드의 반격이 가능할지 귀추가 모아진다"고 말했다. 

지난 6월에는 맵퍼스가 렉서스의 ‘뉴 제너레이션 NX’에 아틀란 내비를 공급한 바 있고, 이달 출시한 폭스바겐의 신형 제타와 골프 GTI에도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품은 디스커버 프로 시스템이 적용됐다. 지난 7일 한국에 상륙한 지프 '올 뉴 그랜드 체로키'에도 티맵 내비가 적용, 고객 편의 제고를 이뤘다. 랜드로버의 국내 신형 모델들에도 티맵이 지속 적용되는 추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브랜드들이 국내 고객의 높아진 기대 수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통신, 내비, 컨텐츠 플랫폼 등에서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며 "서비스 고도화가 이뤄지는 시장 상황에서 한국형 내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대한 고객 니즈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산업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