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캠프를 가다①> ´붉은 혁명을 꿈꾼다´ 박근혜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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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캠프를 가다①> ´붉은 혁명을 꿈꾼다´ 박근혜 캠프
  • 김신애 기자
  • 승인 2012.11.09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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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배출한 ´대하빌딩´에 둥지
임명장 수여, 콜센터 운영…눈에 띄어
청렴·카리스마·내공 이미지에 점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신애 기자]

18대 대통령 선거를 40여일 앞두고 대선 후보들의 캠프는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그 중 가장 탄탄한 조직력과 큰 규모를 갖춘 것은 역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의 ‘국민행복캠프’다.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박 후보 측의 외곽 지원조직은 350만 명 규모에 달하고, 500만 명 회원 확보를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박 후보의 캠프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국회대로와 산업은행 본점이 있는 은행로 사이에 모여 있다. 역대 대선 후보들이 주로 선거 캠프를 차렸던 곳이다. 박 후보 측은 새누리당 당사인 한양빌딩을 포함해 대하빌딩, 대산빌딩 등을 캠프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 서울 여의도 한양빌딩의 새누리당 당사. ⓒ시사오늘
특히 대하빌딩은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캠프로 썼던 곳으로, 대통령을 배출한 명당자리로 통한다. 2007년 대선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외곽지원 조직이 입주했던 곳이기도 하다. 고건 전 총리와 조순 전 부총리도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 빌딩을 캠프로 사용해 승리한 바 있다.

최근에는 한양빌딩을 마주보고 있는 대하빌딩에도 새누리당 ‘영역’임을 알게 하는 현수막이 건물 외벽을 감싸고 있다. 빌딩 주변에는 제복을 입은 경찰 병력이 두 세명씩 짝을 지어 빌딩 입구와 인근을 지키고 있다. 문재인 후보의 ‘시민캠프’와 안철수 후보의 ‘진심캠프’ 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다. 단, 문 후보의 ‘민주캠프’가 꾸려진 민주통합당 당사 근처에도 경찰이 있기는 하다.

여의도 최고 명당자리에 ‘둥지’

추적추적 비가 내린 5일, 노란색 형광 우의를 입은 경비 병력을 지나 당사 맞은 편 대하빌딩으로 들어섰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8층으로 올라가니 엘레베이터 정면 벽에는 새누리당 당패와 박 후보의 활동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당패와 포스터, 건물 밖의 대형 현수막은 모두 빨간색이다. 새누리당의 대표색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대선에서 ‘여성파워’를 부각시키는 박 후보의 상징 색깔이다.

캠프 관계자들의 명함도, 당직자들의 점퍼도 어딜 가나 ‘빨간색’이 있었다. 근거 없는 말이지만 일각에서는 박 후보의 사주에 빨간색이 좋다는 얘기도 들린다. 최고 명당자리인 대하빌딩을 캠프로 선택한 것이나, 당 색깔을 빨간색으로 바꾼 것 모두 대선 운을 높이려는 방책이라는 것이다.

기자가 캠프를 찾은 날은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40~60대 남녀가 가득 붐볐다. 구성원들의 연령대와 옷차림에서는 역시 ‘보수’ 냄새가 물씬 풍겼다. 앞서 본 경쟁 후보들의 캠프 구성원과는 어림잡아 10살 정도의 연령차가 나는 듯 했다.

젊은 이미지 상대적으로 미약

캠프 사무실 내부도 비교적 경직돼 있었다. 사람들은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지만 경쟁 후보들의 캠프가 카페 분위기의 열린 공간을 마련해 놓은 것과 비교하면, 국민행복 캠프는 일반시민이 접근하기 어려운 딱딱한 회사 분위기였다. 사실 캠프 입구의 경비에서부터 어느 정도의 위압감은 어쩔 수 없다.

캠프의 조직 구성 역시 가장 보수적이다. 좋게 말하면 가장 체계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기존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기존 캠프의 틀에서 벗어나 수평조직을 강조한 두 후보의 캠프와는 달리 박 후보 측은 여전히 중앙 선거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세부 조직과 외곽조직으로 가지를 뻗어간다. 때문에 운영 과정에서 다소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다년간의 노하우로 체계적인 운영이 가능하고, 추가적인 인원 확보에 집중하며 효과적으로 외곽조직을 넓힐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이다.

캠프 관계자는 “전국 16개 시도에 256개 위원회 조직이 마련돼 있고 이외에도 각종 협회 등 외곽조직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또 “지난 4.11 총선에서 여당이 42.8%, 야당이 46.8%로 야당 표가 많았다”며 “때문에 이번 선거에 당락을 결정지을 수 있는 조직 외연 확대에 주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8% 표를 추가로 확보하면 여당이 과반수 이상의 표를 확보해 승리하는 것으로 내다보고 ‘8%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고 설명했다.

남은 기간 외연확대에 총력

캠프의 업무 인력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캠프 가득 북적거리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대회의실에서 실시되는 임명장 수여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박 후보 캠프는 ‘외연 확대’의 한 방법으로 임명장 수여식을 진행한다. 각종 직책을 만들어 조직의 규모를 늘리는 것. 캠프 한 사무실에서는 임명장을 찍어내는 일만 전담하는 곳이 있을 정도다.

▲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붙어 있는 박근혜 선거캠프 슬로건. ⓒ뉴시스

기자가 사무실을 방문한 날도 오전 9시부터 3시까지 대외협력위원회, 온라인소통본부 등의 임명장 수여식이 줄지어 계획돼 있었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임명장은 자칫 한 몫 챙겨주는 식의 부정적 이미지로 인식될 수도 있다.

이에 당 관계자는 “조직 활성화를 위해 구성원을 교육시키고 동기부여 하는 차원에서 실시하는 것”이라며 “공직을 챙겨주는 일 등과는 전혀 관계없다”고 잘라 말했다.

구석 사무실에는 콜센터 직원들이 일하는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줄지어진 책상에 30~40대 여성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1877-5000 국민소통콜센터’다. 콜센터 상담원은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더 많은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자 운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박 후보가 콜센터로 접수된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있을까. 이 상담원은 “민원과 제안, 후보에 대한 평가 등 국민들의 모든 의견을 취합해 후보가 매일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밖에 박 후보 캠프는 온라인상의 ‘스마티즌 캠페인’ 등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임명장 수여와 콜센터 등의 작업이 눈에 띄는 바람에 온라인 네트워크 활동에 주력을 다하는 경쟁후보들 캠프에 비해선 다소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받았다.

박근혜, 콜센터로 국민 목소리 직접 들어

한 층을 내려가니 7층에도 ‘국민소통콜센터’ 현수막이 세워져 있었다. 역시 빨간색. 그리고 우측으로는 박 후보와 우호 관계에 있는 미래전략개발연구소(이사장 구제남)가 들어서 있다. 이 단체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중심에 있는 상도동계 출신 서청원 새누리당 선대위 고문과 관계돼 있다.

이곳에서 만난 서 고문은 후보 측의 캠프운동과 관련 “요즘은 기름칠이 안돼서 운영이 어렵다”는 말을 던졌다. 내용인 즉슨, 기존 선거 관행대로 이어져 오던 ‘용돈’이 캠프에 돌지 않아 캠프 활동에 제약이 있다는 것이다. ‘총알’이 없다보니 분위기도 다소 침체돼 있다. 서 고문은 “박 후보는 단돈 한 푼 누구에게 주거나 받는 일이 없다”며 “덕분에 캠프 살림은 팍팍하지만 대신 ‘깨끗한 선거’가 현실화 될 것같다”고 기대했다.

 서 고문은 앞서 지난 9월에는 “박근혜 후보의 대선승리를 위해 친박계의 철저한 자기희생이 필요하다”며 “저 서청원은 이번 대선에서 아무런 자리도 맡지 않고 오로지 대선승리를 위해 백의종군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내 분열과 각종 비리 의혹에 맞서 스스로 모범을 보이겠다는 선언이었다.

▲ 대하빌딩 8층에 위치한 박근혜 후보 캠프 사무실. ⓒ시사오늘

“박근혜, 침착한 카리스마 소유”

그렇다면 박 후보의 ‘청렴한’ 이미지 외에 캠프 관계자들이 말하는 박 후보의 매력은 또 무엇일까. 여의도 한서빌딩 사무실에서 만난 동교동계 출신 김경재 새누리당 국민대통합위원회 기획담당특보는 박 후보의 매력으로 ‘침착한 카리스마’를 꼽았다. 일각에서는 박 후보의 침묵을 ‘불통’ 이미지로 몰아붙이지만 김 특보는 이런 부정적 이미지를 ‘침착한 카리스마’로 단번에 일축했다. 김 특보는 평소 박 후보의 적은 말수와 조심스런 행동이 오히려 박 후보의 강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에는 몰랐는데 옆에서 보니 참 잘하는 것 같다”며 “작은 여자가 너무 말이 많고 쉽게 보이면 거친 정치판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거친 남자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지키기 위해 적당히 선을 긋는 것”이라며 “그러면서도 많은 목소리를 듣고 마음에 새기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의 수행단장으로 후보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은 후보의 최고 매력으로 ‘내공’을 들었다. 후보의 매력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윤 의원은 “박 후보처럼 대한민국에 정치적 내공이 있는 사람이 없다”며 “어려서부터 어깨 넘어 정치를 경험하며 쌓아온 내공과 위기돌파능력은 누구보다 최고수준”이라고 답했다.

박근혜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고자 하는 캠프의 불은 밤 11시가 지나야 꺼진다.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최근 집에서 잠만 자고 나오는 생활이 계속된다. 그래도 지금이야 집에서 잠은 잘 수 있다. 대선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이 곳 사무실에서 새우잠을 자야 하는 일도 빈번해질 것이다. 세를 넓혀가는 이들의 활동은 밤낮 식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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