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커머스도 올해 시너지 발휘 목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이커머스 시장이 큐텐의 인수합병(M&A) 행보로 또 한 번 재편되고 있다. 플랫폼 간 융합을 통해 생존을 모색하려는 시도가 많아지면서 시너지를 얼마나 빨리 발휘하느냐에 따라 시장 주도권이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Qoo10)이 인터파크커머스와 티몬에 이어 지난 5일 위메프 경영권까지 인수했다. 큐텐은 원더홀딩스가 보유한 위메프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고, 위메프 경영권과 모바일 앱 소유권을 갖는 계약을 체결했다. 새 대표에는 큐텐 김효종 경영지원본부장이 선임됐다.
큐텐은 티몬 인수로 증명한 성공 방식을 위메프에도 적용하고 그룹사간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티몬은 큐텐이 경영권을 인수한 뒤인 지난해 4분기 거래액이 전년 동기보다 60% 증가했으며,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대비 70% 가까이 성장했다.
위메프에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더하고 티몬, 인터파크커머스 등 계열사 간 유기적인 결합을 강화, 큐텐의 글로벌 커머스 역량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게 큐텐 목표다. 향후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와 글로벌 커머스 큐텐 등 각 계열사들이 가진 장점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극대화해 새로운 성장과 발전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핵심 경쟁력은 직구 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큐텐은 해외 셀러들을 국내 플랫폼에 연결하고, 물류 계열사 큐익스프레스가 보유한 11개국 19개 지역의 물류 거점을 활용해 빠르고 안정적인 배송을 지원할 예정이다. 국내 셀러들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소비자들에게는 차별화된 소비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신세계그룹도 이커머스 시너지 발휘가 올해 가장 큰 숙제다. 온오프라인 계열사를 모두 통합하는 ‘신세계 유니버스’를 궁극적인 목표로 세웠지만, 아직까지는 통합 시너지가 뚜렷하게 발휘되지는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했지만 이커머스 사업 상황은 녹록지 않다.
2021년 11월 이마트는 옥션과 G마켓을 운영하는 지마켓(전 이베이코리아)을 3조4000억 원에 인수했지만 지마켓의 영업이익은 악화됐다. 당초 지마켓은 이커머스 업계 내 유일한 흑자 기업이었지만, 이마트에 인수된 뒤 2022년 기준 -655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SSG닷컴은 지난해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손실도 커졌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7447억 원으로 16.8%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은 1112억 원으로, 전년 대비 손실폭이 33억 원 늘었다.
신세계는 올해 이커머스 조직 변화와 멤버십 제도를 손보면서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SSG닷컴은 G마켓 출신 이인영 부사장이 신규 선임되면서 기존 강희석 대표와 함께 이커머스 사업 융합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유료멤버십 스마일클럽은 지난해 지마켓과 SSG닷컴만 참여했지만, 올해는 이마트, 백화점, 면세점, 스타벅스 등을 추가해 총 6개사를 연계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소수 업체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으로 인해 M&A를 비롯한 합종연횡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 1세대 이커머스인 인터파크, 티몬, 위메프 등은 한때 온라인 시장을 이끌었지만, 모호한 차별화로 생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매각설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새 주인을 찾으면서 제2의 도약을 도모하게 됐다. 또한 쿠팡과 네이버가 2강을 공고히 하고 있는 시장에 뛰어드는 후발주자 입장에서는 이 같은 업체의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발빠르게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다만 단순한 업체 간 결합으로 실질적인 시장 점유율을 빼앗아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큐텐은 인터파크커머스, 티몬, 위메프를 인수하면서 8%가량의 점유율을 확보하게 됐지만,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간 결합을 통해 산술적으로는 점유율을 높였을지 몰라도 이커머스 시장에서 단순히 규모만 키워서 성공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면서 “차별화된 콘텐츠로 시너지를 어떻게 낼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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